책방도 살고 나도 살고
실행이라는 것도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거 같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사람은 신이난다. 내가 그랬다. 주어진 업무와 환경에서 누군가 시켜서하는 일은 우선 내 적성에 맞지않았다. 병원일은 단순했지만 재미도 있었다.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해내기에 나는 꽤나 적합했다. 남들이 하는것만큼 학교공부를 했으며, 간호사 국가고시도 나름준비기간을 거쳐 열심히 공부한 끝에 합격했다. 그리고 첫 신규발령지를 좋은곳에서 시작하게 되어 5년가까이 임상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소아과에 처음 발령받는 덕분에(?) 24게이지 아주 가느다란 주사바늘로 혈관을 잘 찾을 수있게 되었다. 병원이 요구하는 인재상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덕분에 면접을 보거나 이직할 때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책방을 차려야겠다! 라고 마음을 굳히게 된건 하루아침에 번뜩 일어난게 아니었다. 그렇다고 일년이고 십년이고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게 내가 바로 책방을 차린 이유다. 서른이 넘도록 책과 친하지 못했던 내가 책방을 차렸다고하면 다들 놀랄수도 있다. 정말 가까운 지인들이 아니면 나의 책방운영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대부분일 거다. 그리고 아까운(?) 간호사를 그만둔 사실에 대해서도 한마디씩 거들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는다. 내가 가고자하는 길이 쉽게 생각한 길도 아니지만, 남들이 살아줄 내 인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 인생'을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늘 고민하고 생각했다. 우연히 집근처에 도서관을 다니면서 나는 서서히 책과 친해져갔고 아이와 함께 그림책에 빠져들었다. 책을 통해 그림책육아를 하면서 첫째는 자연스럽게 책을 참 좋아하는 아이가 되었다. 나도 마찬가지다. 공자나 맹자, 두꺼운 어려운 책들을 좋아하는 일은 지금도 어렵지만, 대신 '책 자체가' 좋아졌다. 사는 즐거움과 기쁨이 만만치 않은거다.
책방에 입고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면 '그 책'을 주문한다. 그리고 보기좋게 책방에 진열해둔다. 앞면이 보이게 진열되는 '운 좋은' 책들은 나의 선택을 받기위해 늘 기다린다. 책을 고를 때 '내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책을 고른다. 그게 첫번째다.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면 아주 자연스럽게 다른 아이들도 좋아한다. 나와 아이가 함께보던 그림책들도 책방에 꺼내두면 '아이들은 어떻게 알고 그 책을' 쏙쏙 골라내는 거다. 신기하네!!
그럼 인기많은 그책을 또 주문한다. 서른넘어 책이 우연한 기회에 좋아졌고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참 많이도 읽었으며, 책을 참 많이도 샀다! 그런과정이 기쁘고 즐거웠다. 띵동~ 하는 소리에 책 택배왔다는 소리를 아이는 참 좋아했다. 책을 싫어했던 내가 책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책을 많이 접하다보니 이제는 '책을 쓰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도 읽기만 했던 내가 이제는 쓸 차례가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