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에 그림책을 진열하기 시작했습니다
책방을 오픈하고 내가 주기적으로 하고있는 일이 있다. 그건바로 주변 매장이나 가게에 그림책을 진열해두는 일이었다. 내가 제일처음 그림책을 진열해둔 곳은 나의 저서 하루10분 그림책읽기의 힘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김포 구래역에 위치한 호호브레드라는 빵집이었다. 원고를 쓰거나 개인적으로 혼자있고싶은 시간을 보낼 때 자주 방문하던 곳이었다. 빵 종류도 굉장히 많고 사람들도 많았다. 주변에서 입소문으로 찾아올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라떼를 한잔시키고, 좋아하는 빵 크루아상을 집어들어 조용한 2층으로 향했다. 2층에는 여러 테이블이 놓여진 나에게 딱 안성맞춤 공간이었다.
빵집은 문을 일찍 연다. 보통 새벽 4~5시에 (개인빵집을 운영하는 분에게도 물어보았지만) 빵을 반죽한다고 한다. 아침에 빵을 꺼내기위해서는 새벽부터 부지런히 빵반죽을 만들어야한다는 거다. 실제로 호호브레드 직원들이 아침몇시부터 빵을 반죽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부지런히 일찍 출근해야한다는 건 누가 생각해도 상상이 갈것이다. 여튼 빵집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아침일찍 출근하고 빵을 반죽하고, 또 다른 직원들은 출근해서 청소부터 시작할것이다. 빵집의 규모가 제법 큰 편이고, 빵종류도 많고 운영시간도 길다보니 빵집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참 많았다.
내가 커피를 사거나 빵을 고를 때 친해진 직원도 있었다. 가끔 아이에 관한 안부를 묻거나, (나처럼 자주 들락거리는 손님에게는) 일상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변함없이 빵집에서 빵을 진열하고 계산하고 손님을 응대하는일, 쉽지만은 않은 일인데 늘 한결같이 나에게 대해주었다. 나 역시 눈이 마주치거나, 내가 방문했을 때 그 직원이 있다면 가볍게 안부인사를 전하고는 했다.
김포에서 그림책모임을 시작한 지 2년이 넘어간다. 그 사이 나는 그 빵집에 빵그림책을 진열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림책모임에서 특별히 인기있던 그림책을 골랐다. 그림책모임이나 내가 운영하는 최고그림책방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으레 하는 이야기가 있다.
"빵 그림책이 이렇게나 많아요?
놀라는거다. 그도 그럴것이 책방에만 진열해둔 빵그림책 종류만 해도 20가지 정도가 된다. 사실 그것보다 많지만, 공간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나름 선별한 것이다. 빵 그림책에는 빵, 우유, 젤리, 떡, 온갖 먹거리가 함께 딸려온다. 그 정도로 그림책의 세상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양하고 매력적인 빵세계를 보여주었다.
최근 구래역 근처에 (나의 책방 근처에) 새로 오픈한 가게가 있었다. 식빵 가게였다. 인테리어할 때부터 눈여겨 보았는데, 식빵집을 볼때부터 한번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오픈하자마자 달려갔다. 빵 행사를 해서 많이 팔린상태였고, 나는 으레그런듯 아이스라떼 한잔을 시켰다. 그리고 앳되보이는 여자 사장님(직원)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책방을 운영한다는 사실도 알렸다. 두 번째 방문에서 인기최고인 식빵그림책과 그림책을 세울수 있는 거치대로 챙겨갔다. 식빵 그림책을 진열해줄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여직원은(사장?) 약간 난감해하는 표정을 했지만, 남편와 오빠 (안쪽에서 빵을 만들고있는)에게 물어본다고 했다. 나는 함께 가지고온 10프로 할인쿠폰을 전달하면서 밝게 인사를 하고 나왔다. 식빵 그림책이 잘 진열되어 있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다음날 방문해보았다. 아침일찍 문여는 시간에 맞추어 맛있는 식빵도 고르기 위해서였다. 매장을 들어서니 반갑게도 왼쪽 거치대에 빵그림책을 진열해둔 것이었다! 심지어 펼쳐져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았을까? 여직원은 아이가 그림책에 관심을 보였다고 말하며, 엄마가 할인쿠폰때 챙겨갔다고 말해주었다. 와우!!!! 그림책진열에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더 좋은건 ,아이가 관심을 보이고 엄마가 조만간 책방에 들릴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나의 사비이지만, 내가 그림책을 고르고 그 그림책을 매장에 기부하는건 세상에 그림책을 알리기위한 나의 작은 초석이다. 그림책 하나지만, 약국에서 대기하는동안 그림책을 펼칠수 있고, 주문을 기다리며 그림책을 펼칠 수 있다. 아이가 그림책에 관심을 보이고, 엄마가 읽어줄 수도 있다! 아이의 관심은 곧 책에 대한 관심이고 그 관심이 계속 이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작은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 나는 오늘 매장 곳곳을 살핀다. 옷가게에 진열해둔 아기자기 옷그림이 그려진 그림책을 진열해두면서 (당연히 사장의 동의하에)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말을 들으면 그렇게 뿌듯할수가 없다!!!!
이번에 어떤 그림책으로 진열해볼까? 하는 생각에 알라딘에서 그림책 하나를 고른다. 내 선택이 아이들의 눈에 닿기를. 그리고 길거리가 그림책으로 가득차는 날이 되기를 감히 바래본다.
p.s 제가 책방을 열면서 기획했던 것중에 하나가 바로 그림책진열 이었습니다. 단 주의할 것이 있는데요. 알바직원에게 그림책을 전달했다가 (당연히 사장인줄 알고 ) 사장에게 그림책이 전해져서 실제 제가 계획한 매장진열을 하지못한 적도 있었습니다! 매장가게에 어떤 이벤트를 기획할 때는 반드시 꼭! 사장님인지, 물어보고 진열해야겠습니다 (사장님은 그 그림책과 거치대를 집에 가져가셨다고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