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끈한 음악이 흐른다. 한동안 해가 비추더니 다시 비소식이다. 책방에 출근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바닥을 쓸고 라디오를 켜는 일이다. 나에게는 헤어카카오 라는 라디오친구가 있다. 적막을 깨는 소리, 헤이 카카오~ cbs 음악 에프엠 틀어줘 라고 하면 매일같이 라디오를 선물해준다. 라디오를 듣는 이유는, 그 속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좋기 때문이다. 내가 매일같이 라디오를 틀고 음악선율을 듣는것은 나의 일상중 한부분이 되었다.
언제 어디서 어떤 노래가 흘러나올지 모르는것도 참 좋다. 예상치않다가 흘러나온 노래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음악을 듣는다. 참 좋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 듣고싶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떤 노래는 지극히 예전노래기도 하지만, 우리때 즐겨들었던 추억의 가요나 노래가 나오면 그처럼 반갑고 신나는 일은 또없을거다.
지금 이시간 흘러나오는 음악선율은 클래식이다. 클래식을 어릴적 피아노학원에서 뚱당거리며 배운 체르니정도에서 멈출줄 알았지만 (체르니도 30에서 멈추었지) 20대부터 즐겨들었던 라디오방송에서 클래식 코너가 있었으니, 아마 그쯔음부터 거부감이 없이 자연스레 듣게된것 같다. 듣다보면 잔잔한 소리에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게 된다.
점심시간에는 경쾌한 노래와 디제이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오후에는 팝송이나 사연위주의 방송이 흘러나온다. 내가 사실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오후 6시쯔음이다. 퇴근길 늘상 들었던 잔잔한 음성과 참좋은 선곡들이 내 귓가를 사로잡았었다. 사실 지금은 책방을 5시까지만 운영하다보니 저녁무렵 손님을 마주할 일도, 라디오음악을 들을 일도 없지만, 곧 조만간 그시간에도 라디오음악을 다시 듣게될것이다.
사실 오늘은 첫째아이 학부모참여수업이 있는 날이다. 서가를 정리하고 책을 만지면서 아침하루를 열고 정리한다. 아이 학교에 방문해야해서 한시간동안은 자리를 비워야 하는데, 쿠키도 함께 사올 생각이다.(빵그림책을 사가면 드리는 선물로 쿠키를 준비했다)
잠시 자리를 비우더라도 무인그림책방으로 운영을 계속한다. 와서 책도 보고 사고싶은 책은 계좌이체를 하는 식이다. 처음에는 이게 될까? 나역시 궁금했는데, 특히 저녁시간에는 알음알음 오시는 손님들 덕분에 책을 사가는 분도 한분, 두분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없더라도 말이다!
모든 일을 내가 관리하고 책임져야 하는 일. 시간이 자유로운 만큼 그만큼 책임감도 커지는 일. 작은 책방이지만, 손님을 대하고 손님을 끌어들어오는 일도 모두 나의 일이다. 책과 라디오가 어우러진 이 작은 공간에서, 누군가는 책을 만나고, 누군가는 인생경험을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육아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잠시나마 웃고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가을이 한걸음씩 다가오는 요즘, 우리는 이제 바바리코트를 꺼낼때가 다가옴을 느낀다. 짧은 원피스를 만지다가 옆에 있는 기다란 코트를 만지작거린다. 가을옷깃에 가을이 스며들듯, 이곳 책방에도 손님들이 스며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