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희정 Jan 25. 2024

스폰지 같은 그녀, 브런치 작가가 되다

불현듯 그녀와 일을 벌이기로 합니다. 그녀는 매주 목요일 한시정각에 책방을 찾아옵니다. 아주 어린 아기와 함께요. 그녀가 책방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을 저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살짝 두꺼운 뿔테안경을 쓰고 단아한 모습으로 와서 글쓰기무료특강을 들었습니다. 하나라도 놓칠세라 필기하는 그녀의 모습이 보입니다. 마치 바로 어제일처럼 생생히 그리고 또렷이 기억납니다. 그녀는 바로 서온결 님입니다.

제가 운영하는 최고그림책방에 관한 이야기를 써보자고 먼저 제안한건 그녀였습니다. 막연히 책방에 관한 이야기를 어떤식으로 꾸려나갈 까 고민하던 중, 그녀의 이야기가 나의 뇌리에 박혔습니다. 그녀는 남과 여를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책방주인과 책방을 방문하는 손님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써보면 어떨지 나에게 물어옵니다. 오! 좋은 아이디어에요.

그렇게 우리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녀는 사실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처음부분만 읽어보아도 스르륵 빠져드는 마법같은 문장을 지금은 저 혼자만 만끽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여러분들에게도 그녀의 이야기가 보이겠지요? 온결님은 스폰지같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왠지모르게 굉장히 단단한 내면을 가진 사람이기도 합니다.

저만할까요? 네 저만합니다. 강단이 있고 어린 아이와 함께 올 정도로 뚝심도 대단합니다. 무엇보다 저는 그 분의 간절함을 보았습니다. 책을 쓴다는 것은, 책을 배우러 왔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어린아기를 데리고 매주 같은 시간 방문한다는 것 역시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녀는 오롯이 혼자 두아이를 키워내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누구나 꿈꾸지만, 로망으로만 간직하고 있을 단독주택에서의 생활도 그녀는 거뜬히 해내고 있습니다. 이름마저 사랑스러운 김포의 샐빛마을 이라는 곳에서 그녀는 거주하고 있습니다. 듣기만 해도 사랑스럽지 않나요?


스폰지 같은 그녀를 알게 된건 저에게도 큰 행운입니다. 복이 넝쿨째 들어왔다는 말이 하지요? 제가 그랬습니다. 작년 8월 16일 처음 최고그림책방을 김포 구래역 근처에 오픈했습니다. 글쓰기, 성교육 무료강의를 매주 진행했습니다. 용케 글쓰기특강 소식을 접하고 한달음에 찾아온 그녀였습니다. 심지어 아주 어린 아기를 돌보고 있던 와중이었는데, 마침 돌보미가 아기를 돌봐주는 시간 짬이 나서 저의 강의를 들으러 왔다고 했습니다.

이런 우연이! 이런 기회가! 저는 이제는 알것 같습니다. 그녀가 어떻게 나의 강의를 알게 되었고, 어떻게 나의 강의를 신청하게 되었으며, 어떻게 나와 만남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녀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도 늘 레이더를 켜고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자신의 성장한 모습을 상상하고 늘 주파수를 켜놓고 인스타를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남들의 생활을 부러워만 하는게 아니라, 실제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서치하는 능력이 대단했습니다.


오늘도 책방에서 그녀를 통해 쏠쏠한 정보들을 들었습니다. 저녁 8시가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도 그녀와 나는 인스타 메시지를 주고 받습니다. 책방에서 나누었던 이야기의 후반전입니다. 못내 아쉽습니다. 한 시간이라는 시간이 늘 짧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참 고맙습니다.

좋은 브랜드의 옷을 사기위해 10만원씩 매달 저축했던 그녀였습니다. 그 돈을 과감히 책쓰기 과정에 투자한 그녀였습니다. 저는 간절함을 봅니다. 이 사람이 얼마나 간절한지, 책을 쓰지않으면 안되는 사람을 책쓰기과정에 등록합니다. 그녀가 그랬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녀는 제대로 돈 쓸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글쓰기 강의에서 말한대로 그녀는 실천했습니다.


글쓰기관문에서 가장 장벽이 낮은 좋은생각 원고응모를 하라고 했더니 그녀는 매달 원고응모를 했습니다. 그리고 몇달 후 원고채택되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가장 빠른 속도로 공저과정(함께 책쓰는 과정)을 마쳤습니다. 중간중간 원고 피드백과 수업과정을 겸하면서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저에게 보내주었습니다.

어린 아기를 돌보며 짬짬이 시간을 내어 원고에 집중했습니다. 다 보지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공저과정을 가장 먼저 마치고, 브런치작가에 도전해보라고 했습니다. 작가소개글과 소개 목차를 구성해보고 우리가 지금껏 적어왔던 원고를 첨부해서 브런치작가에 도전했습니다. 그리고 한번에 브런치작가라는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쉽냐구요? 아니요. 쉽지않습니다. 브런치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는게 쉬웠다면 이곳에 계신 모든 작가님들이 굉장히 허탈해하실 겁니다. 원고의 내용이 탄탄한것은 물론이고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 것인지, 나라는 사람을 어떻게 보여주고 표현할 것인지 글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입니다. 브런치 작가는 글쓰기의 시작이자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진행하는 공저과정을 거치는 작가님들이 브런치작가에 지원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스폰지같은 그녀가 궁금하다고요? 서온결 이름을 검색해보시면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이름마저 사랑스러운 그녀의 일상이야기를 클릭해보세요. 그녀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