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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정 Feb 09. 2024

네이버카페 시작하길 잘했다

첫 시작은 한 명이었다. 나 혼자서 네이버카페를 열었다. 보통 네이버는 검색을 하는데 활용한다. 거의 매일같이 들어가서 검색을 하고 정보를 찾아본다. 블로그를 끄적이기도 한다. 어느순간 네이버는 일상이 되었다. 네이버에 자주 들어가던 어느날, 네이버카페를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최고그림책방 이라는 사업자 등록만 해둔 상태였고, 오프라인 매장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솔직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괜히 일거리만 하나 더 만드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의구심도 들었다.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나는 스스로 <최고그림책방> 네이버카페를 만들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썰렁한 게시판만 몇개 두었다.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고, 애정도 생기지 않았다. 형태만 만들어두었다.

3년 전부터 김포그림책모임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하면서, 그림책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연 중에 그림책소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스며든 것일까? 오픈 카카오톡채팅방에도 그날의 그림책모임 일상이야기를 올리고, 그림책 소개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뭔가 부족했다. 대화창이 올라갈수록 서로의 대화가 묻히고, 어떤 이야기가 오고갔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그림책 소개를 하고 난 이후 그림책을 찾기가 어렵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래서 네이버카페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단순한 취지였지만, 나의 의도가 조금씩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카페에서는 게시판 글을 클릭하면 그림책 소개를 열어볼 수 있었다. 카카오톡 채팅방처럼 후루룩 올라가는 게 아니라, 내가 보고싶은 글을 클릭하면 언제든 찾아볼 수있었다.

블로그에도 그림책모임 이야기와 그림책을 올려두긴 했지만, 언제 어느순간에 어떤 그림책을 올렸는지 일일이 들어가서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블로그는 일주일에 한번씩 일상공유나 모임일정을 알리기 위한 용도로 활용하기 좋았다. 만약 책 한권에 대한 내용을 쓴다면 블로그가 좋다. 


평소 서평이나 책에 관심이 많다면 블로그에 조금더 집중해서 키워보는것도 좋겠다. 나는 최고그림책방을 열 계획이 있었고 그럴거면 네이버카페도 운영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에 네이버카페에 집중해서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관심을 두기시작하니 필요한 것들이 눈에 보였다. 게시판도 조금씩 다듬어나갔다. 필요없는 건 삭제하고 종류를 구분해보았다. 회원유치에도 조금씩 공을 들였다. 처음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림책모임에서 만난 어머니들에게 카페소개를 했다. 감사하게도 한분 두분 네이버카페에 가입해주기 시작했다.


여동생에게도 말했다. 강요인지 부탁인지 <최고그림책방> 네이버카페 링크를 보내주고 가입하라고 했다. 착한 동생은 언니의 썰렁한 카페에 가입해주었다. (가입인사란을 보면 그때의 상황이 눈에 훤히 보인다) 처음에는 굉장히 속도가 느리다. 무엇이든 그렇다. 필사도 그렇고 글쓰기도 그렇다.


인스타도 처음에는 속도가 느렸다. 사진을 올리는 것도 고민되었다. 어떤 사진을 올려야하는지, 어떤 식으로 글을 올려야하는지도 몰랐다. 사실 정답은 없다. 인스타라는 플랫폼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알고 시작하는 것도 좋고 (시중에 관련책이 무수히 쏟아져나오고 있다) 한번 해볼까? 라는 마음으로 사진하나부터 올려보는 것도 좋다.


누가 심사를 하거나 시험을 패스하거나 승인을 해주어야 하는 플랫폼이 아니다. 누구든 접근할 수 있고 시작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인스타를 시작하고 근처 책방의 이야기도 드문드문 보게 되었다. 나도 저런식으로 책방을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게나마 인스타 속 롤모델을 정해두는 것도 좋다. 나도 저렇게 올려봐야지. 나도 저런 사진을 찍어볼까? 나의 평소 일상이야기에 관심을 두는 것도 알았다. 책이야기를 올리다가도 원고쓰는 장면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원고쓰는 내용에 관심을 더 두었다. 책이 나올 때까지의 과정이 궁금한 것이다.


그렇게 하나하나 쌓아올리면서 양이 엄청나게 많아졌다. 네이버카페의 글도 내가 올리는 글이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 기록하고 일상을 공유했다. 네이버 카페에 가입하는 회원님들의 일상이야기도 궁금했다.


작년 8월에 마침내 최고그림책방을 오픈하고 사람들이 찾아왔다. 기존에 그림책모임을 나왔던 회원님들도 있었고 (괜히 더 반가웠다) 지나가는 길에 우연히 들른 절친같은 회원님들도 있었다. 네이버카페는 처음 씨앗을 뿌린 이후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었다.

가끔 이벤트도 열었다. 책방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을 선물로 공지하고 책읽어주는 사진 올리기, 좋아하는 책 사진 올리기 등의 이벤트를 열어서 '좋아요'를 많이 획득한 사람들에게 선물을 제공해주었다. 내가 줄 수 있는 그림책선물을 제공하면서 아이가 기뻐하는 모습에 나 역시 기쁘고 뿌듯했다. 


오늘도 나의일상을 네이버카페에 올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단순한 친목도모의 카페가 아니라, 우리의 성장과 자기계발을 도모하고 함께 꿈을 이루어나가는 카페다. 매일 긍정확언을 올리고, 매일 필사 인증샷을 올린다. 나 혼자였다면 지속하기 힘든 일들을 매일매일 조금씩 회원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매일이 기적처럼,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결단하고 행동하면서 필요한것에는 과감히 투자했다. 내가 줄수있는 것들을 마음껏 활용하고 또 사람들과 마음껏 나누었다. 최고그림책방 네이버카페를 통해서 말이다. 오늘도 네이버카페는 사람들의 일상을 기록하고 서로의 일상을 궁금해한다. 


그림책모임이 열릴 때마다 책방에 오는 이아님이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네이버카페만 보아도 책방지기가 오늘 뭘 했는 지 다 알 수 있어요~"


아침에 눈을 뜨고 네이버카페로 출근한다. 아침 해를 받으며 긍정확언을 적는다. 오늘을 어떤 일정으로 보낼 지, 책상 위 탁상달력을 보고 점검한다. 아이가 깨기전 조용한 시간을 가진다. 전체글을 보고 회원들의 일상이야기를 클릭한다. 전날 늦게 필사를 올린 글이 눈에 보인다. 새벽에 필사하셨나봐요~ 독서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카페만 보아도 사람을 알 수 있다. 서로의 글을 통해 안부인사를 전한다.


최고그림책방 네이버카페는 24시간 운영 중입니다. 함께하실 분 언제든 환영합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따듯한 곳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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