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11월 5일
결국 어제 처음으로
칭찬일기를 건너뛰었다.
하지만 오늘 다시 쓸 수 있음에 감사하다.
오늘의 칭찬일기.
1. 오랜 친구가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나는 고등학교 친구들이 제일 오래되었고 깊은 친구들이다.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전국구에서 모집한 고등학교라, 친구들이 다 전국에 흩어져서 산다. 그래서 1년에 한 번 보면 많이 보는 편이다. 동네에서 자주 보면 너무 좋을 텐데 늘 아쉽다. 그래도 자주 보진 못해도, 자주 연락하진 않아도 힘든 일이 생길 땐 전화하게 된다. 3년 동안 기숙사에서 살면서 동고동락한 덕분에 깊은 친구들이다. 그 중에서도 내 베프가 있는데, 그 친구 남편이 의사라 이것저것 물어볼 참으로 친구에게 오랜만에 전화를 걸었다. 평소 왜 이렇게 연락이 없냐는 친구의 핀잔에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며 줄기차게 주장하던 내가 갑자기 전화를 걸었으니 놀랐을 것이다. 수화기 너머로 친구 목소리를 들으니 잘 지냈냐는 안부인사도 없이 바로 본론이 튀어나왔다.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늘어놓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또 났다.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져 말을 잠시 멈추었는데도 친구는 내가 우는 걸 바로 알아챘다. 그러곤 자기도 우는 거다.
내 제일 친한 친구다웠다. 대학생 시절엔 버스를 타거나 이동할 때처럼 심심할때면 늘 전화를 걸곤 했던 친구였다. 그랬던 친구가 결혼을 하면서 예전만큼 자주 연락을 하거나 심심할 때마다 전화를 걸지 못해 섭섭했지만 그래도 찐친은 찐친이었다. 친구가 남편한테 물어보니 괜찮을 거라고 안심시켜줬다. 누군가와 전화를 하다가 운 건 몇 년 만인 듯하다. 오늘도 사실 전화를 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연락하길 잘했다. 친구가 전화를 끊기 전 하는 말. 내일 엄마랑 병원 다녀와서 연락하라고. 이제 매일 카톡으로 연락하자고. 친구한테 참 고마웠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드는 생각은, 누군가에게 힘들 때 기대본 적이 언제였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늘 혼자 이겨내려고 애쓰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연애할 때에도 상대방이 말하곤 했었는데, 어느새 또 그러고 있다. 오늘 친구한테 털어놓으며 느낀 건, 그냥 힘들 땐 기대도 되는구나. 기대니까 참 좋다는 생각과 친구한테 참 고마웠다. 슬펐지만 감사한 하루다.
2. 월요일부터 시작한 재봉틀 수업이 오늘로 마지막이었다. 월요일 수업을 듣고, 어제는 불참을 했다. 참석 여부를 묻는 클래스 담당자분의 문자를 보고 오늘도 갈까 가지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엔 갔다. 마음 같아선 집에만 있고 싶었지만, 경험상 이럴 때일수록 집에 있으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힘겨웠지만 오늘 다녀오니 역시, 다녀오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굳이 나에게 말을 거는 사람이 없어도, 사람들의 잡담을 옆에서 듣는 것만으로도 리프레쉬가 되었다. 그리고 어제 불참한 덕분에 나 혼자 진도가 달라져서 오히려 선생님이 1:1로 붙어서 알려주셨다. 오히려 더 좋았다. 걱정되는 일이 있음에도 거기에 잡혀먹지 않고, 그럼에도 난 오늘 하루를 그래도 잘 살아냈다. 잘했어!
3. 학창 시절에 보면 독학을 잘하는 친구가 있고, 학원파가 있다. 돌이켜보면 난 분명한 학원파였다. 선생님이 좀 이끌어주면서 초반에는 알려줘야 혼자 독학을 추가로 하면서 스퍼트를 내는 스타일이었다. 그리고 친구들과의 교류도 중요했다. 그런 나인데, 지금 무언가를 시도하려는 모든 걸 독학파로 시도하려다 보니, 자꾸 막히는 것 같다. 시작이 안 되는 느낌이다. 오늘 재봉틀 수업만 봐도 그렇다. 아무것도 할 줄 몰라도, 선생님이 앞에서 알려주고 막힐 때마다 도움을 주니 어찌어찌해서 제품 하나를 만들어낸 것만 봐도 그렇다. 지금 내 상태는 딱 첫 스텝을 떼게 도와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남들의 성공 신화를 보면서 거기서 팁을 얻을 단계가 아니다. 난 지금 출발도 못 한 상태이므로, 지금 단계에서 필요한 단계를 밟아야 한다. 그래서 내일 청년 지원 프로그램 중 상담문의를 한번 해볼 예정이다. 멀리 보지 말고, 내가 지금 서 있는 바로 지금 이 단계를 생각하자.
힘들 땐 믿을 수 있는 친구에게 기대자.
좀 기대도 된다.
난 너무 혼자서 용쓰는 스타일이다.
한자 사람 '인' 자가 서로 기대어 있는 두 사람을
형상화 한건 우연이 아니다.
혼자서 버티기엔 인생이란 게임의 난이도가 너무 높다.
누군가에게 기대면 그래도 조금은 버틸만한 난이도가 되지 않을까.
오늘도 살아낸다고 고생했어.
오늘에 충실한 나 잘했다.
그럼 오늘 푹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