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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 혜진 May 16. 2019

1차 수정을 마치고.

목차에 있는 글을 1차 수정까지 마무리해서 에디터에게 보냈습니다.

이번에 글을 쓰면서 내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고 수정을 하면서 내 글의 단점과 장점이 무엇인지  되짚어 봤습니다. 쓰고 싶은 것은 많은데 훈련도 안 됐고 지식도 짧아서 고생을 했습니다.

사춘기 시절에 끄적끄적 시를 써본 적도 있고 시골 고향마을에 쓸만한 도서관이 없던 시절,  등하굣길에 있는 열 평 남짓 작은  서점에서 신간 도서를 읽느라 통학 버스를 놓친 적도 있습니다. 그러니 문학소녀의 꿈을 꾸어 본 적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몇십 년을 잊고 살았습니다. 돌아보면 좀 더 일찍 시작하지 않은 게 후회도 됩니다. 이번에 저와 같이 당선된 분 중에는 고등학생도 있고 저보다 젊은 분들이 대부분이더군요. 부러울 따름입니다.


살아온 세월이 다른 분들보다 길다 보니 아무래도 만난 사람도 많고 세상 경험도 더 많을 겁니다. 그래서 쓸만한 소재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소재만 있다고 마구잡이로 글을 써 놓고 수정을 하면서 보니 글쓰기 기초가 없어서 고생 중입니다. 문법이고 뭐고 살필 겨를도 없고 오탈자도 많고 책 한 권 분량의 글을 쓰는데 습관처럼 사용하는  쓸데없는 단어가 너무 많더군요. 글을 써놓고서야 그게 내 말 습관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전혀 의미 없는 부사, 조사, 형용사를 수십 개씩 삭재 했습니다. 어떤 것은 100개도 넘더군요. 삭재 하고 보니 좀 허전 하기는 하지만 문장이 훨씬 깔끔 해졌습니다. 물론 아직도 자갈밭 달리는 것 같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제 글을 보고 에디터가 쉼표가 너무 많다더군요. 다 지우라고 해서 지웠습니다. 사실 그 쉼표는 글을 쓸 때 찍은 것이 아니고 써놓고 다시 읽으면서 문장 이해가 잘 안 되는 것 같아 다시 찍은 것입니다. 내가 쓰고 내가 이해가 안 되는데 다른 분들은 오죽할까 싶었습니다.  읽기 쉬우라고 일부러 찍은 쉼표를  다시 없애려니 쓸데없는 일만 만든 꼴이더군요.  그래서 쉼표를 지우면서 문장을 다시 읽고 조금씩 읽기 쉽게 수정을 해봤습니다. 글쓰기는 이렇게 고쳐 쓰면서 배우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글쓰기 습관을 들였다면 지금 이렇게 고생하지 않을 텐데 싶어서 서러워 지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저는 오랫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하면서도 아직 독수리입니다. 제가 젊은 시절에 자판을 익힐 기회가 없었는데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독수리로 근근이 버텨왔습니다. 이젠 습관을 고치기 어려워 그냥 독수리로 살고 있습니다. 긴 글을 쓰다 보니 어깨도 아프고 눈도 침침 해지고 허리도 편치 않습니다. 젊을 때부터 훈련하지 않은 게 더 속상합니다.  하루빨리 기술이 발달해서 머릿속 생각을 글로 바로 쓸 수 있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브런치에 글 쓰는 분들은 대부분 작가 지망생이겠죠?  쓰면서 배우는 것이 많을 듯 하니 꾸준히 연습하시길 바랍니다. 저처럼 수십 년 동안 거들떠보지 않다가 나이 들어 새롭게 시작하려면 개고생 합니다.

어깨 빠지는 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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