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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낙서인간 Aug 11. 2020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한 생각

돈을 버는 두 가지 방법

  행복에 대한 얘기를 나눌 때마다, 사람들에게 넘을 수 없는 장벽 같은 것이 있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건강과 돈에 대한 강력한 믿음이다. 건강과 돈이 곧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믿음은, 한국 사람들에게 일종의 종교처럼 강력한 신념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모두들 건강과 돈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정작 행동은 그렇게 하지 않는 경우가 참 많다. 행복은 잠시 접어두고, 돈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자. 


  돈을 버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과 노동 이외의 생산 수단으로 돈을 버는 것이다. 


  21세기 자유시장시스템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대부분은 일을 해서 돈을 번다. 이런 범주로 보면 의사, 변호사, 고위 공무원, 대기업 임원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과 다를 바가 별로 없다. 시간당 노동의 대가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날지 몰라도, 기본적으로 그들이 받는 보상은 자신의 노동에 대한 대가이다.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이 심각하게 훼손된다든지 하는 등의 이유로 노동력을 상실하는 순간, 우리는 돈을 벌 수 없게 된다. 기업이나 사회가 노동력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아도 마찬가지 상황에 처하게 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성공한 노동자가 되기 위한 방법과 윤리를 가르치는 데 필사적이다. 의대에 보내기 위해 사교육에 매달리고 변호사가 되게 하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내고 로스쿨을 보낸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젊은 시절 시험공부에 몰두하기를 권한다. 부모와 선생님들은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충고한다. 개인보다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는 좋은 근로자가 되기 위한 필수 덕목이다. 


  아주 소수이지만, 자기가 일을 해서 돈을 벌지 않는 사람도 있다. 기업가, 금융가, 투자가, 부동산·토지 임대업자 같은 사람들이다. 이들도 회사와 공장과 돈과 건물을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렇다. 그들도 일을 한다. 그렇지만 그들이 하는 일은 임금 노동자가 하는 일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그들은 자기 노동력을 상실해도 돈을 번다. 일을 하지 않아도 돈을 번다. 그들이 일을 하는 이유는 돈을 더 많이 벌고 더 잘 벌기 위해서다. 기업을 더 성장시키고 더 훌륭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너는 자라서 기업인이 되어라' '훌륭한 투자자가 되어라' '위대한 금융인이 되어라'라고 조언하는 부모는 드물다. 사업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고 투자는 도박과 다를 것이 없다고 가르친다. 확률적으로 창업에 성공하거나 투자로 돈을 벌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논리에 근거를 두고 있다.  


  경제학자들이 연구를 해 봤더니, 노동소득과 자본소득의 격차가 시간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 직업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도 부자가 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근로자는 점점 가난해지고 기업을 경영하거나 자본·부동산을 운영하는 사람은 점점 더 부유해지는 세상이 될 것이다. 경제적 계층도 점점 고착화돼서 계층 이동의 사다리는 줄어들 것이다. 


  의사나 변호사, 대기업 직원이 되게 하기 위해 사교육에 들일 돈을 아이에게 쥐어주며 투자를 해보라고 하면 어떨까. 실패해도 좋으니 창업을 해보라고 권하면 어떨까. 운이 좋으면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워런 버핏, 이해진, 김택진, 김범수가 될 수도 있다. 운이 나쁘면? 우리처럼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버는 근로자로 살아갈 것이다. 별로 나쁘지 않은 선택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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