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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낙서인간
Mar 16. 2024
식물을 기르면서 알게 된, 인간과 식물의 공통점
어릴 때는 식물 기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선물로 받은 화초를 1~2년 만에 죽이기 일쑤였습니다.
나이 들면서 식물이 좋아지더군요.
특히 분갈이를 할 줄 알게 되면서 식물 기르기에 대한 애정이 급상승했습니다.
서너 개였던 화분이 어느새 30~40개로 늘었습니다.
당연히 시행착오도 겪었습니다.
크고 화려한 식물이나 희귀한 식물을 키워보려다 실패한 적도 적지 않았고,
화분, 흙, 비료, 살충제 등에도 돈과 시간을 제법 허비했습니다.
이런저런 경험이 축적되면서 이제는 우리 집에서 어떤 식물이 잘 자라는지,
내가 잘 키울 수 있는 식물은 어떤 것인지 알게 됐습니다.
식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경험이 쌓이면서,
식물과 인간이 비슷한 점이 의외로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인위적으로 조성한 환경은 결코 자연적인 것보다 좋을 수 없다
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화분에 좋은 흙과 비료를 주어도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자연의 햇빛과 비바람을 맞으며 자라는 식물만큼 건강하게 오래 키울 수는 없습니다.
인공적인 환경에서 짧은 기간 화려하고 풍성하게 식물을 키우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런 생명력이 대대손손 이어져 번성하게 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실내 화분에서 기르는 식물들은 대개 자연에서 자랄 때보다 훨씬 한정된 수명을 갖게 됩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학습과 건강에 완벽한 환경을 부모가 조성해 준다고 해서 그의 인생이 풍성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리고 서로 배우고 상처도 입고, 예상치 못한 경험에 웃고 울어야 합니다.
도전과 좌절, 실패와 성공, 부끄러움과 환희의 경험을 다양하게 겪으며 (햇볕과 비바람을 골고루 맞으며) 자란 인간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인위적인 환경이라면 특성에 맞는지가 관건
입니다.
햇볕만 놓고 보더라도 집집마다 방방마다 햇볕이 드는 시간, 강도, 각도가 다릅니다.
바람이 얼마나 통하는 공간인지도 식물의 생장과 관련이 있고
온도와 습도도 꽤 중요합니다.
저희 집의 경우에는 바질과 장미허브가 잘 자랍니다. 반면, 로즈메리는 키우기 힘듭니다.
알로카시아는 잘 자라지만 몬스테라는 몇 년째 시들시들합니다.
베란다에서 채소를 키워보려고 여러 해 동안 다양한 작물에 도전했지만 거의 다 실패했습니다.
반면, 베고니아 종류는 아주 잘 자랍니다.
같은 원리로 원산지가 중요합니다.
온대 지방이 원산지인 식물은 추운 겨울을 나면 오히려 건강해지지만,
열대식물은 추위에 노출되면 대부분 바로 생명활동을 중단합니다.
도저히 적응할 수 없는 환경에 던져 놓으면 인간도 무너집니다.
그리고 적응할 수 있는 한계선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식물도 아픕니다.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면 다행이지만 시기를 놓쳐서 잎, 가지, 뿌리가 썩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음이 아프지만,
썩은 가지와 뿌리는 도려내야 합니다.
잘 자라던 식물의 잎이나 가지가 갑자기 시들면, 어떻게든 다시 생기를 되찾게 해 보려고 노력합니다.
물관리를 더 세심하게 하고 화분의 위치를 옮기고 비료를 줍니다.
그러나 시들고 말라버린 잎이 다시 생기를 되찾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은 과습으로 뿌리가 썩었거나 바람이 통하지 않거나 습도가 너무 낮아 생명활동이 원활하지 않거나 나쁜 벌레가 점령해 버린 것이죠.
그럴 때는 과감하게 썩은 가지와 뿌리를 자르고 해충을 박멸한 뒤 새로운 화분, 적절한 환경으로 바꿔줘야 합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나를 좀 먹고 있는 나쁜 습관이나 성격은 쉽게 고쳐지지 않습니다.
썩은 가지를 잘라버리듯 관련된 것들을 과감하게 끊어내고 환경을 완전히 바꾸어야 합니다.
사람이든 식물이든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합니다.
중용을 지키는 것이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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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신수정과 방송기자 조현진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씁니다. 둘이 함께 살고 놀러 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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