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

인정에 길들여진 30대, 흔들리는 정체성

by Julia P

사람은 정말 타인의 인정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일까? 아니면 살아갈 수 있음에도, 그 감각에 중독되어 버리는 쪽에 가까울까.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인정에 대한 욕구를 어떻게 감당하고 관리하는지가 한 인간을 형성하는 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욕망은 양날의 검이다. 잘 다스리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성장의 기제가 되고, 잘못 다스리면 그에 끌려가는 삶을 살게 된다. 인정에 대한 욕망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정받지 못함'에 대한 불안이 생기는 이유는 그 인정의 시선이 외부에 있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내'가 '나'를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딛고 서는 땅이 단단하지 않으니 사람은 쉽게 무너진다. 타인의 인정이란 건 일정부분 결국에는 허상이고, 그를 디딤판 삼아 서 있는 삶은 불안정하다. 결국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오는 인정이란, '최선'이 아닌, '최고' 즉, 과정이 아닌 결과에 대한 인정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모든 것을 가질 수 없고, 모든 것을 이룰 수 없다. 이루어서 행복한 것과, 이루지 못해서 불행한 것 사이에는 아주 큰 간극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루지 못한 무수히 많은 것들 그리고 순간들을 반추하며 후회하고 또 개탄하며 살아간다. 인간이란 왜 만족을 알기 어려운 존재일까. 어째서 갈증은 사라지지 않을까.......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 자체를 완전하게 없애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은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기 위한 기본값이자, 심리학적으로 자존감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만, 그에 지배당하지 않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인정받지 못함에 대한 괴로움을 지우고, 인정받음에 대한 기쁨만 남기는 일은 충분히 가능하단 의미이다.


그러기 위해, 뻔하고 흔한 말일지라도 시선을 '내부'로 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 누구보다 '나 자신'의 욕망을 알아야 한다.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내가 어떻게 해야, '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이때의 잣대는 물론 세속적일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적어도 몇 가지는 오롯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타인이 아닌, '나'에게 주도권을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기에 급급해하며 그를 위해 에너지를 쏟지 않고, 타인의 시선에서 멀어지고 내가 나 자신을 인정할 수 있는 방향을 찾는 데 그 에너지를 쓰는 일이다. '타인이 바라는 내'가 되어봐야, 나 자신과 유리(遊離)되는 감각밖에 느낄 수 없다. 언제나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내가 나로서 온전히 서겠다는 다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이든 내가 나를 인정해주면 돼'의 생각이 아니라, '내가 바라는 나'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를 위해 최선을 다하며, 그 '최선'을 스스로 '인정'해줄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반드시 바라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아도 괜찮다.

그건 오직 '나'만이 인정해줄 수 있는 나의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