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7

30대의 생존감정 (뒤처질까 두려운 마음)

by Julia P

모든 것이 유한하다는 느낌이 나를 잠식할 때가 있다. 사람, 감정, 일, 추억, 시간.... 모든 것이 지나가면 돌아오지 않고, 지금 놓치면 영영 끝일 것만 같은 생각에 침잠하는 때가 말이다. 시간에 쫓기는 듯한 그 기분은, 단연컨대 썩 유쾌하지는 않다.


생각건대 이런 느낌은 30대가 되고서야 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니까, 미래의 내가 '해야 하는 일' 혹은 '하게될 일'이 뚜렷하게 보이는 시기에, 무언가 확정적으로 '유한하다'는 느낌이 온 순간. 예컨대, 결혼과 출산이 멀지 않은 미래에 예정되어 있다고 생각되는 지금, 개인의 시간을 보내는 일이 기한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지금이 아니면 만날 수 없을지도, 지금이 아니면 볼 수 없을지도, 지금이 아니면 갈 수 없을지도.... '기회를 잡는 일'은 중요하지만, 건강한 마음가짐은 단연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안감을 놓을 방법이 없다.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 혹은 즐거움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지속된다 해도 충족시킬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인생에 나 하나 뿐이 아니라 책임져야 할 대상이 많아지고, 그는 '나'의 바람 혹은 욕구과 충돌되는 경우가 많다.


무엇이 먼저여야 한다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보편적으로 따라야 할 가치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마저 세상의 잣대이니까. 결국에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로 귀결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놓아버린 것을 아쉬워하거나 슬퍼하지 않는 마음일 것이다.


내게 '뒤처진다'는 것은 '남보다'가 아니라, '흐르는 시간보다'의 의미가 크다. 흘러가는 시간을 내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느끼는 순간들. 그렇지만 따라잡으려 하면 할수록 괴로워지고, 따라잡을 수도 없는 것. 결국엔 '놓아버리는' 미학을 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어쩌면, '뒤처짐'에 익숙해지는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