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9

창작자의 불안이 오히려 작업의 연료가 되는 순간

by Julia P

불안은 마냥 부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멈춰있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불안은 스스로로 하여금 현재에 안주할 수 없게 만드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한 때, 내 인생에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은 확신할 수 없어도 없어야 할 것은 있다며 '안주'를 얘기하던 때가 있다. 치기 어린 강박적 생각이었다고 지금에서야 생각하지만, 당시에는 그게 치열하다는 방증이라고 여겼다. 다만 나는 안주하지 '않'는 게 아니라, '못'했던 것에 가까운데, 그 이유가 불안에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뒤처진다는 데 대한 두려움에 허덕였다. 그러나 '누구보다?' 혹은 '무엇에?'에 대한 고민은 크게 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진정으로 중요한 질문은 그것일 터인데 말이다. 내가 무엇을 앞서가고 싶은지, 얼마나 앞서가고 싶은지. 무엇보다, '왜' 앞서가야만 하는지. 그런 중요한 질문들을 생각해내지 못했고, 질문할 줄 몰랐으니 당연하게도 답도 낼 수 없었다.


그 불안의 본질을 나는 30대에 들어서야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이 느끼는 불안의 강도와 종류는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반화할 생각은 없다. 그러니 이는 오직 '나'의 불안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나의 경우, 불안이라는 건 결국 '욕심'에서 온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무언가를 염원한다는 건 멋진 일이다. 꿈을 꾼다는 것 또한. 하지만 '욕심'은, 그와 맞닿아 있으면서도 결이 다른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둘을 나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분류했다. 긍정적인 에너지와 연료가 되는 것들을 꿈, 그리고 나를 갉아먹는 것을 욕심이라고. 누군가는 '분수에 맞지 않는 것'을 욕심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런 건 세상에 없다는 게 나의 믿음이다.


그러니 불안이 연료가 된다는 생각에 나는 오롯이 동의할 수는 없다. 연료이긴 하지만, '100%의 긍정적'인 연료인가에 대해서는 회의가 있기 때문이다. 뻔한 이야기지만 중요한 것은 그에 삼켜지지 않는 것이다. 불안을 연료료 태운 화염에 삼켜지지 않을 것. 설령 타버린다 해도, 다시 나를 그러모아 마음을 단단하게 다지고 일어날 것.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복탄력성이라는 것이 나의 변하지 않는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