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자운동

1-2

by Julia P


“나는 네 여정이 진자운동 같았으면 좋겠어.”

“영원히 계속하라는 의미야?”


웃으며 되묻는 이슬의 목소리에는 장난기가 어려 있었다.


“돌아오라는 의미지.”


이슬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반짝이는 눈동자에는 우주보다 어두운 혼돈이 들어찬다. 몇 번인가 입술을 달싹이던 이슬은 끝내 침묵했다.


비어있는 관제탑에 숨어 들어온 참이었다. 남은 일을 마무리 중인 노을의 옆에 앉아 의자를 빙글빙글 돌리던 이슬의 움직임이 멎는다. 이슬은 여덟 번째 항해를 사흘 앞두고 있었다. 정작 별 일 아니라는 듯 툭 내뱉은 노을은 엔지니어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다하고 있었다. 눈앞의 수많은 조작기구들은 이슬에게 낯설었지만 그 사이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노을의 손을 보고 있노라면 우주가 생각이 났다. 수많은 별들에 둘러싸여 자유롭게 부유하는 자신의 모습이 보인 탓이었다.


“내가 약속을 하길 바래?”

“약속은 아무 힘이 없어.”

“그럼?”

“그냥.”

“.......”


돌아오겠다는 말에도, 떠나지 않겠다는 말에도, 영원을 약속하는 수많은 밀어에는 아무런 힘이 없다. 노을은 그 순간 자신을 떠난 어머니를 생각했다. 그 위에 이슬의 얼굴이 겹쳐보여 잔상을 털어내고자 눈을 깜박여 본다.


“그냥, 그렇다고.”


감정을 정의할 수는 없었다. 그저 노을은 이슬이 언제고 돌아오는 길을 잃지 않기를 바랐다. 바라는 것은 오직 그 하나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