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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가 되기 위한 과정은 지난한 투쟁의 역사였다. 노을은 탐사선의 엔지니어가 되기를, 우주라는 존재를 알기 시작한 아주 어린 시절부터 소망했다. 세계우주항공기구가 인류에게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한다는 포부를 안고 출범한 지 꼬박 10주년이 된 해의 일이기도 햇다.
다만 안타깝게도 노을에게는 과학에 대한 큰 재능이 주어지지 않았다. 와중에 국제공무원이라는 직업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치솟았는데, 그 중에서도 새 시대를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할 세계우주항공기구의 일원이 되는 일은 무수한 젊은이들의 꿈이 되었다.
시험에 네 번째 낙방하였을 때는 가족과 친구들 모두가 그 꿈을 그만 포기하라 말했다. 하지만 그 꿈은 이미 노을의 일부였고, 노을은 그를 놓을 수 없었다. 오랜 시간 꿈꾸던 엔지니어로서의 미래를 도려내고 나면 자신의 인생에 있어 너무나도 큰 부분을 잘라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
지구가 이 꼴이 난 것을 보면 신은 없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래도 노을은 그 순간 신께 감사했다. 스크린을 채우는 합격이라는 홀로그램 글자에 잠시 넋이 나갔다가, 곧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양손을 올려 볼을 찰싹 하고 때렸다. 아프다. 꿈이 아니었다.
“이모!”
기다렸다는 듯 방문이 벌컥 열린다. 아닌 척 결과를 확인하러 들어간 노을을 가족들 모두가 신경쓰고 있었던지, 이모뿐 아니라 이모부와 사촌누나까지 우르르 방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그들의 시선이 노을의 얼굴로, 그 뒤의 스크린으로, 다시 씨익 웃는 그의 얼굴로 향한다.
“아이구!”
그래,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그때까지만 해도 노을은 굳게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