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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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lia P

사람에게 뚜렷한 기억이라는 건 생각보다 얼마 있지 않다. 그렇기에 이슬과 노을이 공유하는 최초의 기억은 아득하게 느껴질 숫자의 확률로 처음의 이름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둘은 서로에 대해 같은 날의 기억에 최초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었다. 때는 노을의 입사일, 그리고 이슬이 탐사단의 일원으로 새롭게 채용된 이들의 앞에 선 날이다.


"제3탐사단 수석비행사 장이슬 대원."


이슬을 향한 시선들에는 동경과 존경이 뒤섞여 있었는데, 이슬은 단언컨대 그를 퍽 지루하다 생각했다. 인류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다는 중압감에는 무뎌진지 오래였다. 지금도 광활한 어둠으로 나아가는 일이 조금도 두렵지 않다고 한다면 단연 거짓말이었다. 그리고 그 날, 이슬은 셋째 줄에 서 있는 노을과 시선이 마주쳤다.


허여멀건 피부에 쟤는 공부만 하느라 햇빛을 못봤나 싶었다. 무례하다는 걸 알았지만 가장 처음 든 생각은 그것이었다. 직역은 몰랐지만 관제탑에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그러나 그 시선에 어린 것이 연민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이슬의 호기심이 발동했다. 어린 날 언젠가 나이 지긋한 의사가 저를 보던 시선이 그 곳에 있었다.


“그니까, 왜 자꾸 따라온다고? 요?”

“반말을 하든 존댓말을 하든 하나만 해.”

“훈련 안 가요?”

“아니다, 반말 해.”


그 날을 기점으로 이슬에게 우주는 더 이상 미지의 두려움이 아니었다.


“다들 나랑 친해지려고 안달인데 넌 왜 그래?”

“거기 가서 놀아 그럼.”


탐사는 눈앞에 선 남자의 삶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이었다. 우주는 가능성이었다.


“나랑 놀아줘.”

“바빠.”

“유노을~”


두 사람이 언젠가 함께할 수 있는 가능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