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지구가 멸망함으로써 혼자가 되었던 것은 아니었다. 소녀가 홀로 남은 것은 훨씬 그 이전의 일이다.
굳이 얘기하자면 인재(人災)였다. 전쟁이 끊이지 않던 고향은 멸망 이전에도 춥고 척박했다. 그러니 하루 아침에 멸망해버린 세계가 소녀에게는 일견 다행이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스스로에 혐오의 감정이 이는 것은 사치였다. 당장 먹고 살 일이 아득해졌었다. 그럼에도 결국에는 살아남아 소년을 만났다.
“혼자가 된 지 얼마나 지났어?”
궁금했다. 아직 타인의 온기를 간직한 소년의 이별이.
“48일.”
그리고 예상대로의 대답이 돌아왔다.
“얼마 안 됐구나.”
어둡게 가라앉는 얼굴에 자신이 무언가 실수했음을 알았다. 소녀는 황급히 덧붙였다.
“아직 셀 수 있으니까.”
“.......”
자신이 그의 이별을 폄훼한다는 오해는 풀린 듯했다. 그러나 설희는 그 순간 자신이 혼자 남겨졌던 순간보다 한결 짙은 외로움을 느꼈다. 영원도 결국에는 닿을 수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이름과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