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 1

7-1

by Julia P

‘운명이라고, 하는 거야.’


그 순간 설희가 보여준 얼굴이 결코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떠올리면 마음이 괴로웠는데 당시의 감정은 선명했고 영원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했던 것은 그 고통의 형태가 아주 익숙하단 사실이었는데,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넌 가끔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얼굴을 해.”


설희가 얘기한다. 상념에서 벗어난 영원이 그녀를 돌아보았다. 짙은 외로움이 소년의 얼굴을 스친다.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긴 하잖아.”


마음에 없는 말을 했다. 머리로는 진실에 아까운 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째서인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설희는 그런 영원의 복잡한 마음은 개의치 않는 듯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상해.”

“뭐가?”

“너는 나한테, 마음을 연 것 같은데.”


솔직한 질문에 영원은 말문이 턱 막혔다. ‘그런데 왜 외로워?’ 하는 천진한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던 이유는 영원 역시 그 이유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내가 너를 외롭게 만드나?”


소녀가 묻는다. 그제서야 소년은 깨달았다.


“......그런가.”


소중한 것이 생긴다는 건, 한없이 외로워지는 일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