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인간은 대개 타인에게서 자신과 다른 점을 찾게 마련이다. 본능적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설희는 생각했다. 인간은 본디 타인에게 마음을 쉬이 열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영원은 설희에게 예외인 존재였다.
자신처럼 이 지구에 혼자 남겨진 사람, 자신처럼 외로움이 많은 사람, 자신처럼 밤이면 숨죽여 울기도 하는 사람, 자신처럼……. 설희는 그 외 영원과 자신이 비슷한 무수한 많은 요소들을 찾아냈다. 마음이 열리는 속도를 머리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였다.
“설희야.”
“응?”
생각을 들킨 듯 화들짝 놀라고 말았으나 영원은 그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 넓은 우주에서, 하필이면 이 지구에서, 멸망한 세상에서 우리 둘이 마주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설희가 몇 번인가 눈을 깜박였다. 참 시시한 질문을 의미심장하게 한다 싶었다.
“100%지, 이미 일어난 일이잖아.”
설희는 망설임 없이 그렇게 대답했다. 영원의 얼굴이 구겨지는 것이 우스워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이런 순간이 다시는 자신에게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건만.
“그런 건 확률로 얘기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래, 이런 관계를 표현하는 말을 설희는 알고 있었다.
“운명이라고, 하는 거야.”
필연일 것이었다, 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