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해진다는 것

8-1

by Julia P

“앗.”


날카로운 소리에 시선을 돌리니 바닥에 이미 파편이 되어 흩어진 그릇 한 가운데 설희가 망연한 얼굴로 서 있었다. 빠른 걸음으로 부엌에 들어선 영원이 성큼성큼 설희에게 다가가 손을 낚아챘다.


“다쳤어?”

“피.”

“멍청아!”


화들짝 놀라는 얼굴에 곧 억울함이 깃든다.


“나 말고 너, 네 발이나 잘 봐.”

“어?”


그제야 고개를 아래로 향한 영원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찌르는 듯한 아픔이 뒤늦게 찾아온다.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왜 그랬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도 이유는 알 수 없었고 급기야 스스로의 행동에 충격을 받고 말았다. 힘이 풀린 영원의 손에서 제 것을 빼낸 설희가 바닥으로 상체를 구부렸다. 상처를 살피는 듯했다.


“다행이다, 깊은 것 같지는 않아.”

“.......”


하얀 손을 뻗어 깨진 조각들을 조심스레 모은다. 영원은 그런 설희의 움직임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지킬 것이 있다는 건 약해지는 일이다. 영원은 그렇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