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설희는 멍하니 눈발이 흩날리는 창 밖을 내다보았다. 잠깐의 외출이 아니라는 것은 직감적으로 알았다.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영원의 부재를 알았다고 얘기하면 이상하게 들릴지 몰랐으나, 등줄기를 타고 흐르던 서늘한 감각을 설희는 뚜렷하게 기억했다. 그것은 직감과도 같았는데, 생존 경쟁의 여파로 감이 발달한 설희는 그 감각이 의미하는 바를 아주 쉽게 눈치챘다.
“.......”
유리알처럼 빛나는 눈동자가 먼 곳을 응시한다. 마치 그 끝에 바라는 이가 있을 것처럼 한동안 움직이지 않던 시선은 곧 흐려졌다. 심장 한 가운데 커다란 구멍이 뚫린 듯했다. 외로움이 사무쳤다.
“아…….”
투둑 하고 바닥에 물방울이 떨어지기에 손을 올려 볼을 쓸어보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버림받았다. 세상에 유일하게 함께 남은 사람으로부터. 그 감각이 실감이 났다.
‘내가 너를 외롭게 만드나?’
‘......그런가.’
영원은 외롭지 않기 위해 떠난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니 마냥 영원을 원망할 수는 없었다. 스스로보다 설희 자신을 생각해주지 않았다고 하여 서운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