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설희야!”
집 앞에 쌓인 눈을 삽으로 퍼내던 설희가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시선의 끝에는 영원이 있었고, 그의 시선은 자신이 부른 이가 아닌 땅에 고정되어 있었다.
“왜?”
“이리 와봐.”
영원의 요구는 불친절했지만, 설희는 그의 말에 언제나와 같이 이렇다 할 토를 달지 않았다. 옮기는 걸음걸음마다 질리지도 않고 내린 함박눈이 뽀드득 밟혔다. 등을 보이고 쪼그려 앉은 영원의 뒤로 다가간 설희의 두 눈이 둥그렇게 커졌다.
“어?”
“이것 봐!”
고개를 뒤로 젖히고 함박웃음을 지어 보이는 영원에 설희의 시선이 그의 얼굴을 향했다가, 다시 땅으로 돌아간다. 그곳에는 언제 보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푸른빛이 있었다.
“어떻게 살았지?”
“기뻐.”
순수하게 제 감정을 표현하는 영원을 설희는 좋아했다. 그에 소녀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걸린다.
둘은 그 길로 집에서 움푹한 국그릇을 갖고 나와 영원이 발견한 새싹을 옮겨 담았다. 어째서인지, 더 이상 이 지구에 둘만 덩그러니 남겨진 것 같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