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다 / 맞이하다

13-1 / 13-2

by Julia P

우뚝, 걸음이 멈췄다. 우연히 발견한 나무 아래서 눈보라를 피하고 지금 막 여정을 다시 시작한 참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푸른 나무가 햇살을 받아 시리게 빛나고 있었다. 어찌할 수 없이 누군가가 생각이 났다. 누군가만 생각이 났다.


그 순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돌아가야 한다고.


이 광경을 보여줘야만 한다는 강렬한 열망이 일었다. 자신이 떠나온 이유를 잊을 만큼의 저항할 수 없는 충동이었다. 지나온 발자국에 다시 발을 맞추었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걸음에 망설임이 스친다. 그러나 찬찬히 내디딘 걸음은 멈추지 않았고, 이윽고 속도가 붙었다.


영원은 어느새 달리고 있었다. 이 긴 여정은, 시작점에 있던 이에게 돌아가는 길이라는 것을 비로소 알았다.








한 바탕 눈보라가 지나가고 하늘이 맑았다.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날이었다. 어느새 냄비로 화분을 바꾼 새싹(이었던 것)에 물을 주고 창문을 열었다. 시원한 공기가 폐부를 상쾌하게 채운다. 그때, 시야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게 무엇인지, ‘무언가’를 보고 있는 것은 맞는지조차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대상은 점점 선명해졌다. 자그마한 점이 커다랗게, 이윽고 하나의 인영(人影)을 만들어 낸다.


설희의 두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그러다 이윽고 고운 호선을 그리며 접힌다. 상대는 달리고 있었다. 어느새 설희를 앞에 둔 그가 창문을 사이에 두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다녀왔어.”


소년은 말했다. 소녀는 손을 올려 허리를 숙인 소년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어서와.”


비로소, 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