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재희 Aug 22. 2020

존중하며 버티고 있습니다.

힘들고 지칠수록 루틴이 필요하다


 2학기가 시작되었다. 방학 동안  쉬면서 충전한 마음과 몸이 에너지를 발산하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다른 선생님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신다고 결정하였다. 1학기에도 중간에  분이 돌아가시고, 2학기 시작하자마자   분이 돌아가시니 내가 속한 곳에서 안정감을 얻기는 힘들었다. 게다가 잠잠해질 줄 모르는 코로나 때문에 한국에 언제 돌아갈  있을지, 계약이 끝날 때까지  번이라도 갔다  수는 있는 건지 확신하기 힘든 상황도 무력하게 다가왔다. 전우처럼 같이 이 힘든 시기에 서로 의지하며 지낸 동료들이 저마다의 사정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결코 편하지 았다. 모두가 예민해진 상황이 불편했다. 외부에서 안정감을 찾기엔 너무 불안정하다. 스스로 안정감을 되찾아야 했다.

 힘들 때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안정감을 얻는다. 나는 주로  안에서 스스로 편안함을 느끼는 루틴을 통해 다시금 안정감을 찾는다. 아침에는 일어나 유튜브에서 재즈 채널을 틀어 블루투스 오디오에 연결한다. 잔잔한 노래와 함께 스트레칭을 시작한다. 글자로 보기엔 멋있어 보이지만, 어느 직장인과 같이 곡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창문을 연다. 너무도 더웠던 여름이 이제는 조금 지나가고 있는  같다. 아침 바람이 꽤나 선선하다.  집안의 창문을 열고 나서 캡슐 커피머신을 예열한다.   없는 선택지지만 기쁜 마음으로 오늘 아침에 마실 커피 캡슐을 고르고, 추출한다. 간단히 양치를 하고 시원한 물이나 우유를  모닝 음료를 완성한다. 예쁜 잔에 내린 커피를 예쁜 컵받침에 올려놓고 나면, 졸리면서도 하루가 시작된 것이 느껴진다. 이제야 하루가 시작된다. 왠지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

 순간의 평화로움에 다시금 안정감을 구해본다. 정신적인 불안정감에 뒤척이는 밤을 보내면 ‘그냥 5  자야지, 10  자야지싶지만, 아침을   아니지만 멋들어지게 보내면 기분이 나아진다. 내가 만든 아침이 나에게 힘을 준다.

 날씨가 좋을 , 일과를 마치고 자주 가는 스타벅스에 간다. 중국어 공부를  때도 있고, 수업 준비를  때도 있고, 그냥 예능을  때도 있다. 다이어리를 쓰거나, 이렇게 글을 쓰면서  기분이나  생각에 대해 인지하고 적어내리는 것도 안에 쌓인 스트레스를 밖으로 내보내는  도움이 된다.





 주말에는 좋아하는 예능이나, 내가 좋아하는 익숙한 드라마를 틀고, 5 넘게 해온 아주 단순한 휴대폰 게임을 하며 맥주를 곁들인다. 익숙한 스토리, 익숙한 게임, 그리고 익숙한 술의 맛과 기분 좋은 적당한 노곤함으로부터 다시금 에너지를 충전한다.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은 훌륭하다. 어디에서든 ‘내’ 안에서 만들어진 안정감으로  지내리라 다짐한다.

작가의 이전글 중국에서 산다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