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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하 Mar 07. 2022

유전자의 이기적인 특성

리처드 도킨스가 설명하는 자연선택의 원리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있게 해주는 이론이 발표되는 것은 기존에 세상을 바라보는 이론과 어긋나는 면이 있든 없든 많은 이슈가 되고 그것이 타당한지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Selfish Gene)] 통해서 그러한 과정을 만나게 되었고 나도  책을 읽으면서 도킨스가 주장하는 이론이 타당한지에 대해 계속 고민하였다. 도킨스는 유전자가 자연선택의 기본 단위라는 하나의 이론을 가지고 자연계 전체에서 나타난 이기적 또는 이타적 현상을 일관되게 설명하고 있다.  당시 사람뿐만 아니라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다윈이 주장하는 진화론을 “자연선택의 기본 단위를 개체라고 이해하고 있고, 개체가 자신의 (또는 개체군) 영원히 살아남게 하기 위하여 이기적 또는 이타적 행동을 한다는 집단 선택론(개체 선택론) 받아들이고 있다.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이에 대하여  자연선택의 기본 단위가 유전자인지 천천히 느리지만 꼼꼼하게 논증을 펼쳐 나간다.

나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은 우리의 행동 또는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이기적”이라는 단어를 붙여 설명하는 것에 대해 굉장한 거부감을 느낀다. 반면 “이타적”이라는 단어를 붙여 설명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느낀다. 아마 인간이 살아오면서 여러 윤리, 규범 등에서 우리의 행동은 “이기적”이기보다는 “이타적”이어야 한다는 뿌리 깊은 사고방식에서 오는 감정이 아닐까 한다.

책 제목이 [이기적 유전자]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는 것에 대해 굉장히 놀라움과 우려를 하고 논쟁이 벌어졌다. 오히려 도킨스가 주장하고자 하는 “자연선택의 기본 단위가 유전자다.”라는 중요 명제가 “이기적”이라는 관형사에 가려져 버렸다. 게다가 유전자는 자기 복제자, 개체는 운반자(생존 기계)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 또 한 번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불편함을 불러왔다. 아마도 우리(개체)는 단순히 유전자를 위한 운반자(생존 기계)에 불과하냐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 도킨스가 자기 복제자와 운반자(생존 기계)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자기 복제자와 운반자라는 개념을 도입하지 않고 유전자와 개체라는 개념을 가지고 도킨스의 이론을 설명하였다면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도킨스가 주의를 주었던 것처럼 설명을 쉽게 하기 위해 의인화해서 표현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여 유전자가 의지가 있어 그렇게 되었다는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조심해야 할 것이다. 나도 글을 읽으며 처음에 저자가 의인화의 한계에 대해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부분이 마음에 걸렸다.


유전자는 이기적인 특성을 가진 존재이다. 유전자가 오랜 시간 동안 살아남아 자손에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이기적으로 프로그램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는 이기적으로 프로그램되었기 때문에 유전자가 표현된 개체의 행동도 이기적인 행위일 수 있다. 다만 이것은 자연선택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자연 속에서 사는 개체들에서 언제든지 보일 수 있는 행동으로 이해하고 인간으로서 우리는 후대에 이타주의(윤리와 규범 등)를 가르쳐 주어야 한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이기도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는 교사로서 마지막 문장을 감탄하며 바라보게 되었다. [이기적 유전자]를 읽으면서 그렇다면 우리는 유전자의 이기적 특성과 개체의 행동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고, 이해하여야 하는지에 대하여 고민을 했는데 이 부분을 이렇게 풀어내는 것을 보고 머릿속에 뿌옇게 가려져 있던 안개가 조금은 사라진 듯했다. 어떻게 보면 인간은 스스로 고민하고 노력해서 도킨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유전자의 폭정에 저항”하여 이기주의가 아닌 이타주의로 가기 위해 노력하는 유일한 존재로 자연계에서는 놀랄만한 존재다. 이런 존재의 의미를 나 스스로가 그리고 나에게 영향받는 존재들이 잊지 않았으면 한다.  



에필로그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그는 무신론자이자 과학적 합리주의자, 회의주의자이다. 이런 그의 저서를 보면 그가 무엇을 믿고 있는지 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는데, 그의 여러 책 중에 [이기적 유전자]는 그가 열렬한 다윈주의자임을 확실하게 알려준 저서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 처음으로 다윈의 진화론을 개체 수준이 아닌 유전자 수준까지 확대하여 설명한 책이다. 2022년을 기준으로 한다면 벌써 46년 동안 세상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 분야에서 46년간 베스트셀러로 세상에 영향을 끼친 이 책은 놀랍게도 46년 동안 개정되지 않았고, 다만 새롭게 전개된 논의에 대해서만 13장과 보주에서 추가로 설명하고 있다.

도킨스는 이 책에서 독자를 세 부류(생물학에 문외한인 일반 독자, 전문가, 일반 독자에서 전문가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는 학생)로 나누었고 세 부류의 독자들에게 흥미를 유발하고자 하였다. 나는 여기서 아마도 일반 독자에서 전문가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는 학생이 아닐까 한다. 생물학에 문외한인 일반 독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오히려 쉽게 생각하고 읽었다면 금방 책 표지를 덮어버리고 책장 구석에 처박아 두지 않았을까 한다. 끈기를 가지고 총 세 번을 읽었으며, 세 번째에서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 필사를 하였다. 필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금 나의 언어로 요약해 보았다.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알릴레오 북스 48편과 49편에 나오신 전중환 교수님의 해설을 참고하였다. 그렇게 하고 나자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이해되었고 그제야 [이기적 유전자]를 바라보는 데 여유가 생겼다.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가장 유명하긴 하지만 마지막 장에서는 후속작인 [확장된 표현형]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하며 읽기를 권한다. 실제 [확장된 표현형]의 표지에서도 “이기적 유전자 그다음 이야기”라고 쓰여 있다. 도킨스가 [확장된 표현형]에 대해 설명할 때 살짝 궁금하기도 하고 이어서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머리도 식힐 겸 이번에는 글쓰기에 대해 감동을 준 정여울 작가의 [끝까지 쓰는 용기]를 읽고 새로운 마음으로 도전해봐야겠다.




서지 정보

지은이 : 리처드 도킨스

제목 :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

옮긴이 : 홍영남ㆍ이상임

판사항 : 40주년 기념판

출판사 : (주) 을유문화사

출판연도 : 2021.12.05.

페이지 : 총 631면


Reference (웹사이트)

위키백과[리처드 도킨스]

https://ko.wikipedia.org/wiki/리처드_도킨스

[알릴레오 북's 48회] 인간은 왜 존재하는가? / 이기적 유전자 - 전중환 편

https://youtu.be/cAH3txJN_cY

[알릴레오 북's 49회] 인간, 유전자 폭정에 저항하다 / 이기적 유전자 - 전중환 편

https://youtu.be/6mQF03_oc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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