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미국에서 집을 구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집의 종류가 크게 3가지 있었다.
아파트, 타운하우스, 싱글하우스.
평생 아파트만 살아 봤기에 미국에서 만큼은 층간 소음 없고 마당이 있는 집에 살아 보고 싶어서, 가급적 싱글하우스 또는 타운하우스 위주로 집을 알아보았고, 결국 소원대로 지금은 싱글하우스에서 살고 있다.
싱글하우스에 약 1년 반을 살아 본 소감을 말하자면 난 매우 만족하고 있다.
처음 이 집에 왔을 때 아이에게 마음껏 뛰어도 된다고 했더니, 아이는 보란 듯이 발을 쿵쿵 굴러대며 정말 이렇게 해도 되냐면서 계속 집안을 뛰어다녔다. 한국 아파트에 살면서 매일같이 뛰지 마라 살살 걸어라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아이에게 마음껏 뛰어도 된다는 사실이 신기했던 듯하다.
아담하지만 푸릇푸릇 잔디가 있는 뒷마당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날씨가 좋은 봄, 가을에는 바비큐를 하기도 하고, 겨울에 눈이 오면 우리만의 눈사람을 만들며 노는 재미가 있다. 손님이 오면 항상 뒷마당에서 바비큐를 대접하고, 아들은 뒷마당에서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배드민턴을 치며 노는 걸 좋아한다. 뒷마당으로 놀러 오는 토끼와 다람쥐를 볼 수 있는 건 약간의 보너스.
물론 단점도 많다. 코로나 이후 폭등한 뉴저지 월세에 예산을 맞추려다 보니 크고 좋은 집은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었다. 게다가 학군이나 치안도 어느 정도 좋은 동네를 고르려다 보니 우리 예산으로 구할 수 있었던 집은 1950년대에 지어진, 걸을 때마다 마루 바닥이 삐그덕 거리는 낡은 집이었다. 미국 영화나 미드에 나오는 집들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면 된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의 모든 시설이 모두 엄청 오래되고 낡았다.
벌레 문제도 있다. 단독 주택의 특성상 벌레가 없을 순 없겠지만 평생 아파트만 살아본 우리 가족에게는 낯선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개미가 등장해서 개미약을 놓기도 하고, 여름엔 문을 열 면 날아 들어오는 파리를 잡는 게 일상이다. 가끔은 벌이 들어올 때도 있다. 다행히 집주인이 계약한 방역업체가 정기적으로 와서 체크를 해주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싱글 하우스에서 벌레는 피하려야 피하기 어려운 존재인 듯하다.
그리고 잔손이 참 많이 간다. 오래된 집이다 보니 비가 많이 오면 지하실에 빗물이 새기도 하고, 에어컨이며 전등이 말썽을 부릴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직접 고치거나 고칠 수 있는 사람을 불러야 한다. 우리는 세 들어 사는 입장이다 보니 주인에게 이야기를 하면 주인이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불러주어서 그나마 편하긴 하지만 그래도 아파트에 비해 여러모로 손이 많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가을에는 낙엽을 치워야 하고, 겨울에는 눈을 치워야 한다.
싱글 하우스에 살면 내 집에서 마음껏 소음을 내며 자유를 누리는 만큼 집에 대한 관리와 책임도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렇든 단점도 참 많지만, 창밖으로 콘크리트 빌딩이 아닌 풀과 나무와 하늘이 보이는 것만으로도 싱글하우스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천방지축 초등 남자아이와 지내기에는 더더욱 만족스러운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