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청복명(反淸復明) 도모하는 소림과 청 조정의 앞잡이가 된 무당파의 싸움
이 블로그에서는 소림과 무당의 반목을 주제로 한 여러 편의 영화를 소개한 바 있다. 오늘 소개하는 영화 <소림과 무당>(少林與武當) 역시 소림과 무당의 대결을 주제로 한 영화로서, 1980년 홍콩에서 제작되었다.
때는 청나라 초기, 소림사는 청 조정을 뒤엎고 명나라로 돌아가자고 하는 반청복명(反淸復明) 운동을 돕고 있다. 이에 대해 무당파는 청 조정의 앞잡이가 되어 청나라에 대항하는 세력들에 대한 탄압에 앞장서고 있는 상황이다. 천하장사인 천근은 만주족이지만, 청 조정에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같은 만주족들로부터 갖은 멸시를 당해왔다. 그의 부모는 만주족에 의해 죽었다. 천근은 이러한 만주족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소림사에 들어와 무술을 배우게 되었다. 천근이 무술 수업을 끝내자 소림사 스승들에게 하직을 고하고 복수를 위해 소림사를 떠난다.
[소림여무당]은 소림과 무당의 반목을 그리면서 유명한 캐릭터보다는 독특한 캐릭터 두 명을 내세우고 있다. 천하장사 천근(나망)은 만주족이나 동족에게 갖은 멸시를 당하자 소림사에 들어와 무공을 배우게 된다. 한편 무당파의 제자 위흥홍(전소호)은 사실 명에 충성을 다하다 살해당한 장군의 후손이다. 주인공 모두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 무술을 배우고 성장한 인물이다.
천근은 굵은 나무를 뽑을 정도의 무시무시한 괴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람을 너무 잘 믿어 적들의 달콤한 말에 속아 넘어가 위기에 처하는 경구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는 청 조정의 앞잡이가 된 무당파에게 강한 적대감을 갖고 있다. 마을에 내려온 천근은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고 있는 무당 제자들과 싸움에 휘말린다. 무공은 천근이 압도적으로 강하지만, 제자들을 도우기 위해 나타난 무당파 고수들에게 당한다. 그들은 천근이 생각지도 못한 무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무기는 부메랑처럼 뒤돌아오는 비도이다.
비도를 맞아 위기에 처한 천근을 금태래라는 고수가 구해준다. 금태래 역시 반청복명을 꿈꾸며 소림 제자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다. 금태래의 여동생은 천근에게 비도를 피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금태래의 집에서 함께 기거를 하면서 천근은 금태래의 여동생과 사랑을 하게 되고 마침내 둘은 결혼을 하게 된다. 한편 무당의 제자인 우흥홍은 아버지가 명나라의 장군으로서 청나라에 끝까지 저항하다가 죽었다. 그는 무당파에 속해있지만, 청의 앞잡이가 된 무당파를 더 이상 따를 수 없다. 그는 무당 내에서 암암리에 소림을 도우고 있다.
천근과 금태래의 여동생의 결혼식이 끝난 저녁 피로연 자리에서 참석한 모든 소림 제자들은 대취해 있다. 이 기회를 이용하여 무당이 암습을 가해온다. 무당의 기습공격에 금태래와 그의 여동생 등 많은 소림 제자들이 죽음을 당한다. 천근도 무당파에 붙잡혀 온다.
무당의 습격으로 많은 제자들이 죽음을 당한 소림은 복수를 위해 무당을 공격한다. 무당 안에서 소림을 돕고 있던 위흥홍은 천근을 풀어준다. 천근은 무당을 공격해 온 소림의 제자들에 합세하여 무당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을 개시한다. 이제 소림과 무당 간의 존망을 건 대결투가 시작된다. 이 승부는 이제 어떻게 결말이 날 것인가?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대부분 생소한 얼굴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션은 상당히 볼만하였다. 배우의 이름보다는 액션을 중심으로 캐스팅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쿵후 영화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데, 액션에만 한정한다면 괜찮은 영화였다. 그럼 액션을 제외한다면 어떨까? 대부분의 홍콩영화가 그렇듯이 어줍지 않은 거짓말에 주인공들이 그냥 속아 넘어간다. 진짜 단순무식한 캐릭터들이다. 그리고 소림과 무당 간의 일촉즉발의 위기 속에서 결혼식 피로연에서 모두 술에 취해 습격해 온 무당파에게 죽음을 당한다는 그런 설정을 보면, 정말 이 사람들이 정신 나갔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