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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pr 16. 2023

영화: 암행어사와 흑두건

금불상을 지키려다 죽은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 흑두건

1960년대에도 한국 무협영화가 종종 제작되었다. 어릴 때는 무협 영화를 아주 재미있게 보았으나, 지금에 와서는 홍콩이나 중국에서 만든 무협 영화나 쿵후 영화에 익숙해진 눈으로 볼 때 그때 그 영화들이 유치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옛날에는 그렇게 박력 있어 보였던 칼싸움 장면들이 지금 보면 너무 유치하다. 적들은 칼을 하늘 높이 쳐들고 배를 드러내고 달려오면 주인공이 칼을 한번 슬쩍 휘두르는 것으로 적들은 추풍낙엽같이 쓰러진다. 


영화 <암행어사와 흑두건>도 그런 류의 한국 무협영화로서 1969년에 제작되었다. 1969년이라면 <방랑의 결투>(大醉俠), <용문의 결투>(龍門客棧) 등 수준 높은 홍콩 무협영화들이 본격적으로 수입되던 시기였는데, 그에 비한다면 국내 무협영화는 너무나 수준이 떨어진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때는 조선시대, 나라의 보물인 금불상을 옮기게 되었다. 호송단의 엄중한 감시 속에서 금불상이 옮겨지고 있는데, 이 사실을 안 설 감사와 박 관찰사가 모의하여 금불상을 탈취할 계획을 세운다. 이들은 부하들을 동원하여 호송대를 습격하고 금불상을 탈취한다. 호송대장은 금불상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으나 결국 죽고 만다. 

금불상이 탈취당하자 호송대장의 가족에게는 나라에서 엄중한 문책이 내려졌다. 호송대장의 아들인 태수는 원수를 죽여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고 빼앗긴 금불상을 되찾으려고 한다. 그는 이 사건을 일으킨 자가 설 감사와 박 감찰사란 것을 알고 그들이 범인이라는 결정적 증거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태수는 흑두건을 쓰고 설 감사와 박 감찰사의 무리들을 응징하려 한다.


설 감사의 집에 잠입한 태수는 도리어 설 감사에게 체포된다. 그러나 그때 또 다른 흑두건이 나타나 태수를 구해준다. 태수가 이전에 원수를 찾아다니는 길에 어느 정자에서 우연히 만난 적이 있던 풍류객 용호였다. 용호는 태수와 힘을 합해 설 감사와 박 관찰사 일당과 싸운다. 이들이 위기에 빠진 순간 암행어사가 출도 한다. 그 암행어사는 이전에 태수가 몇 번인가 도와준 적이 있던 남루한 거지 차림의 선비였다.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금불상을 되찾게 된 태수, 그리고 용호는 어딘지 모를 방랑의 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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