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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pr 27. 2023

영화: 플레이 더티(Play Dirty)

영국군 사령관의 치사한 농간에 우롱당한 특공대

세계 제2차 대전중 아프리카 북부에서 벌어진 롬멜과 몽고메리의 전투는 많은 전쟁영화에서 좋은 소재가 되고 있다. 영화 <플레이 더티>(Play Dirty)도 이 전투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영화는 1968년 영국에서 제작되었는데, 우리나라에 <전쟁 프로페셔널>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다. 


2차 대전을 소재로 영미에서 제작된 영화는 대개가 연합군=선, 독일군=악이라는 구도 속에서 연합군이 독일군을 응징하는 내용의 이야기로 되어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전체적 줄거리가 영국군 특공대가 독일군 연료 저장소를 습격하여 임무를 완수한다는 점에서는 통상적인 전쟁영화의 구도를 답습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특공대의 공을 가로채려는 영국군 사령관의 비열한 술책과 이로 인해 임무 완료 후 아군의 총에 어이없이 죽는 특공대원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점에서는 영국군 사령관의 치사한 행동을 고발하는 성격도 가지고 있다. 


2차 대전 중 아프리카 북부지역. 영국군의 마스터스 대령은 용병들을 모아 유격전을 벌이고 있지만, 작전 실패가 계속되자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된다. 마스터스 대령은 아마 현역 군인은 아니고, 군 출신으로서 현지인을 용병으로 모아 영국군으로부터 돈을 받고 작전을 수행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어느 날 그는 독일군 연료창고 사진을 확보하여 그 지역의 영국군 사령관인 블로어 준장과 담판을 벌인다. 부관만이 자리한 담판 자리에서 마스터스 대령은 말한다. “이 전투를 끝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두 사람, 히틀러와 저입니다. 히틀러가 독일군의 후퇴를 명령하거나, 제가 이 연료 저장소를 폭파한다면 이 전투는 끝이 납니다.”

공을 세우고 싶어 안달하던 블로어 준장은 이 제안을 덥석 받는다. 그리고 연료 저장소를 폭파할 특공대를 보내려고 한다. 그가 마스터스 대령에게 작전을 지시했지만, 그의 속셈은 다르다. 즉 마스터스 대령의 용병은 적들을 교란하기 위해 버리는 카드로 쓰는 대신, 정규 영국군으로 특공대를 조직하여 이들로 하여금 작전을 수행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독일군 연료저장소 폭파의 공은 모두 자기에게 돌아오게 된다. 이 계획을 위해 마스터스 대령의 용병 특공대는 자신이 지목하는 정규 영국군 장교가 지휘하도록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용병 특공대가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로어 준장은 명목상의 용병 특공대 대장인 더글러스 대위를 불러 작전을 명령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이 전투를 끝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두 사람, 히틀러와 나다. 히틀러가 독일군의 후퇴를 명령하거나, 내가 이 연료 저장소를 폭파한다면 이 전투는 끝이 난다.”


더글라스 대위는 자신이 버리는 카드로 사용되는 용병 특공대의 대장이 된 것도 모르고 거들먹거리며 대원들을 이끌고 출발한다. 용병 특공대의 실질적 리더는 리치 대위이다. 그도 아마 정규군은 아닌 듯한데, 용병들을 이끌고 많은 작전을 수행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다. 그런 리치 대외와 명목상의 대장 더글라스 대위는 사사건건 충돌한다. 


2대의 차에 나눠 탄 용병 특공부대는 독일군 연료저장소를 찾아 떠난다. 도중에 독일군에 가담한 현지 주민들을 만나 이들을 몰살시켜 버리기도 한다. 가다 보니 사막길은 끊어지고, 독일군 연료 저장소로 가려면 사막을 크게 돌아야 한다. 할 수 없이 그들은 로프를 이용하여 산을 넘어간다. 산 위로 차를 끌어올리면서, 차 한 대를 잃어버리고 만다. 산 위에서 밤을 새운 용병 특공대는 다음날 아침 산 아래에 독일군 정찰대가 온 것을 알게 된다. 독일군 정찰대는 용병 특공대가 남긴 흔적을 보고 영국군이 다시 올 것이라 예측하고 잠복을 한다. 이때 블로어 준장이 파견한 정규 영국군 특공대가 이곳으로 온다. 그리고 이들은 잠복한 독일군 정찰대에 의해 몰살당한다. 

더글라스 대위와 리치 대위는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사진에 있는 독일군 연료저장소에 도착한다. 몰래 저장소에 숨어 들어가려던 이들은 경비가 허술한 것에 대해 뭔가 미심쩍은 생각이 든다. 알고 보니 이곳은 독일군이 교란용으로 만든 가짜 연료저장소로서, 연료는 한 방울도 저장되어 있지 않다. 이로서 작전은 완전 헛수고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더글라스 대위는 이왕 온 김에 진짜 연료저장소를 찾아 폭파시키자고 한다. 그리고 이들은 진짜 연료저장소를 알아내어 잠입한다. 한 밤중에 철조망과 엄중한 경비병들이 지키고 있는 연료 저장소에 잠입하여 폭탄을 설치하여 연료를 모두 불태운다. 이로서 작전은 완전 성공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리치 대위와 더글라스 대위를 제외한 용병 특공대 모두가 전사하였다. 리치 대위와 더글라스 대위는 근처의 마을로 피신한다. 


영국군 대부대가 이 지역에 상륙하였다. 영국군 부대는 전차를 앞세워 마을로 들어온다. 밖을 확인한 리치와 더글라스는 아군이 마을로 진주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백기를 들고 밖으로 나온다. 그런데 막상 나오고 보니 영국군이 보이지 않는다. 잠시 어리둥절해하던 두 사람은 잠깐 백기를 내려놓고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이 순간 총성이 울리면서 두 사람은 쓰러진다. 


곧 영국군 장교와 사병이 두 사림이 쓰러진 곳으로 온다. 죽은 두 사람의 시신 옆에는 백기가 나뒹굴고 있다. 두 사람을 쏜 영국군 사병이 말한다. “죄송합니다. 백기를 못 봤습니다.” 장교가 말한다. “앞으론 잘 보고 주의하도록 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큰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두 사람은 이렇게 아군의 손에 의해 어이없이 죽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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