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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pr 06. 2023

영화: 람보 2

베트남에 잠입하여 종횡무진 활약하는 람보

전편 <람보 1>은 베트남 전쟁을 겪은 람보의 정신적 황폐화와 그에 대한 미국 사회의 냉대를 그린 반전주의적 경향을 약간 가진 영화였다면, 속편인 <람보 2>(Rambo: First Blood Part II)는 전사로 되돌아온 람보의 종횡무진한 활약을 그렸다. 굳이 말하자면 국뽕 영화라 볼 수도 있는데, 전편과 속편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이렇게 다른 영화도 보기 드물 것이다. 다만 람보를 다시 베트남으로 파견한 군 지휘부가 람보를 의도적으로 버리려고 하는데, 이것 전쟁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는 이런 류의 영화에서 재미를 위해 흔히 등장하는 통속적인 설정이라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람보 2>는 1985년에 제작되었다. 


<람보 1>에서는 살인 장면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람보는 경찰과 주방위군을 상대로 그렇게 치열하게 싸웠지만 정작 죽은 사람은 1명밖에 없다. 그것도 람보가 의도해서 죽였다기보다는 헬리콥터로부터의 공격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생한 사고였다. 람보가 싸운 상대가 미국의 공권력이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람보 2>는 다르다. 특급전사인 인간병기 람보는 끝없이 밀려드는 베트남군을 싹쓸이하듯이 죽이고 있다. 


<람보 2>와 관련하여서는 좀 특별한 기억이 있다. 몇 년 전 베트남 여행을 한 적이 있다. 다낭에서 시간이 남아 롯데 쇼핑에 구경을 갔다. 이리저리 백화점을 둘러보다가 5층엔 가를 갔는데, 거기엔 볼링장과 함께 전자오락실이 있었다. 전자오락기 가운데 유독 사람들이 몰려있는 기계가 있었는데, 보니 바로 <람보 2> 게임기였다. 이 <람보 2> 게임은 플레이어가 람보가 되어 공격해 오는 베트남군을 사살하는 슈팅 게임이었다. 

베트남의 젊은이들은 스스로 람보가 되어 자기 나라의 군대를 사정없이 사살하고 있었다. 이것을 보고 참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롯데 쇼핑은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이런 전자게임기를 오락실에 배치했는지. 이 게임을 즐기는 젊은이들은 자신이 죽이는 군대가 어떤 군대인지도 몰랐을 것이다. 아마 이 사실이 알려지면 자칫하면 롯데 쇼핑은 베트남에서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자. 람보는 전편에서의 사건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아 형무소에 갇혀 강제 노역을 하고 있다. 어느 날 옛 상관인 트라우트만 대령이 찾아온다. 그는 람보에게 만약 람보가 다시 베트남에 침투하여 억류되어 있는 미군 포로에 대한 정보를 가져오면 특사로 풀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람보는 이를 수락한다. 


트라우트만 대령과 람보는 이번 작전의 출발점이 되는 태국으로 날아간다. 이곳에는 CIA 태국 담당자인 머독이 있다. 머독은 겉으로는 이번 람보가 벌이게 될 작전에 대해 크게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속으로는 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오히려 미군 포로에 대한 정보가 공개될 경우 나쁜 여론이 조성될 수 있다고 여겨 이 작전이 실패하기를 바라고 있다.  

베트남에 침투한 람보는 여자 안내원 코바오의 도움으로 포로수용소에 숨어 들어간다. 람보는 포로에 대한 정보만 가져오고, 포로를 구출하지는 말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그곳에서 미군 포로들의 비참한 상황을 알게 된 람보는 포로를 구출하여 약속된 장소로 온다. 이 과정에서 람보는 추격하는 베트남군을 수없이 죽인다. 약속한 시간에 미군 헬리콥터가 접근한다. 그러나 이 작전의 지휘자인 머독은 람보가 포로를 데려왔다는 사실을 알고 작전을 중단하고 헬리콥터를 돌리도록 지시를 내린다. 


졸지에 베트남에 버려진 람보와 그가 구출한 미군 포로는 베트남군에게 체포된다. 포로수용소로 이송된 람보는 그곳에서 베트남에 파견된 소련군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로부터 가혹한 고문을 당한다. 그러나 람보는 코바오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게 되고, 베트남군가 소련군은 합동으로 람보를 추격한다. 이 과정에서 코바오는 베트남군의 총을 맞고 사망한다. 람보는 끈질기게 추격하는 베트남군과 소련군을 차례차례 해치우며, 소련의 헬리콥터마저 빼앗는다. 헬리콥터를 탈취한 람보는 기수를 포로수용소로 돌려 저항하는 베트남군과 소련군들을 몰살시킨다. 그리고 포로들을 전원 구출하여 태국으로 돌아온다. 


포로들과 함께 CIA 본부로 귀환한 람보는 자신을 위기에 빠트린 머독을 혼줄을 내주며, 그곳에 있는 CIA 장비들을 향해 총을 난사하면서 분을 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트라우트만 대령에게 자신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전작에서는 람보는 자신들을 이용할 대로 이용하고 내팽개친 국가를 원망한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서는 람보는 애국심에 불타는 전사로 등장한다. 그는 작전 출발 전부터 조국을 위하여 모든 것을 바칠 각오다 되어 있다며 전의를 불태운다. 국가를 그렇게 원망하던 람보를 무엇이 그를 이렇게 열렬한 애국자로 변화시켰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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