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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pr 06. 2023

영화: 람보 1

인간병기 람보의 각성(覺醒)

베트남 전쟁은 미국의 여래 갈래의 큰 상처로 남았다. 베트남 전쟁이 20세기 들어 미국이 유일하게 패한 전쟁이었다는 이유에서 패권국가인 미국의 자존심에 큰 자국을 남겼다는 국가주의적 사고가 있는 반면, 명분 없는 전쟁에 뛰어들어 많은 베트남 국민들의 희생을 초래하였다는 미국의 패권주의적 행동에 대한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의 반성이 있다. 또 여기에 더하여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여 죽거나 다치고, 또 정신적 황폐화로 고통을 겪는 젊은이들에 대한 희생에 대한 반성도 있다. 


영화 <람보 1>(Rambo: First Blood Part Ⅰ)은 베트남 전쟁 시 특수부대원으로 활약하다가 베트남 군의 포로가 된 뒤 풀려난 람보의 정신적 황폐화와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미국 사회에 대한 비판을 내용으로 한 다분히 반전주의적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인간병기로 부활한 람보의 활약이 큰 인기를 끌어 영화가 대히트를 치면서 속편이 계속 제작되었다. 그러나 속편들은 반전주의적 특징을 가진 첫 작품과는 달리 람보라는 슈퍼 전사가 세계 분쟁지역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국뽕 영화로 변질되고 만다. 람보 시리즈는 록키 시리즈에 이어 배우 실베스타 스탤론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람보 1>은 1982년에 제작되었다. 


워싱턴주의 작은 산골 마을에 초라한 차림의 한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존 람보(실베스타 스탤론 분)라는 베트남 전쟁 참전용사로서, 옛 전우를 만나기 위해 이 마을을 찾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 친구는 이미 고엽제 후유증으로 인한 암으로 세상을 떠나 버렸다. 람보는 고픈 배를 채우려 식당을 찾아 마을로 들어섰다. 

이 마을의 티즐 보안관은 순찰 중에 마을로 들어오는 한 남자를 발견한다. 초라한 행색의 그를 보고, 그는 혹시 그가 마을에서 무슨 말썽을 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마을 밖으로 쫓아낸다. 싫다는 람보를 억지로 차에 태워 인적이 없는 도로 한 귀퉁이에 내려놓고는 마을로 돌아와 버린 것이다. 그렇지만 배가 고픈 람보는 다시 식당을 찾아 마을로 걸어 들어온다. 다시 그를 발견한 티즐 보안관은 괜한 트집을 잡아 그를 체포하여 거칠게 심문한다. 심지어는 부하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람보를 고문하기까지 한다. 이런 거친 심문으로 람보는 과거에 베트남 군에 포로로 잡혀 당하였던 고문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경찰이 람보에게 강제로 면도를 하게 하자 람보는 이를 자기에게 대한 위협으로 오인하여 경찰들을 쓰러트린 후 오토바이를 탈취하여 근처의 산속으로 도망친다. 티즐 보안관은 도망친 람보를 체포하기 위해 근처의 보안관과 경찰들을 총동원시킨다. 그렇지만 람보의 체포가 쉽지 않자 헬리콥터까지 동원하여 람보를 사살하려고 한다. 목숨을 위협받는 람보는 헬리콥터까지 추락시켜 버리고 만다. 


예상치도 못한 람보의 저항에 경찰만으로는 그를 감당하지 못하자 주 방위군까지 동원되었다. 그러나 이미 옛날 특수부대 전사로서의 본능이 되살아난 람보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주 방위군과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 작전을 벌이지만, 오히려 람보의 역공에 피해가 커질 뿐이다. 람보는 방위군과 경찰을 모두 죽여버릴 수도 있지만, 그저 제압하는 수준에서 멈춘다. 

이렇게 신출귀몰한 람보를 보고 보안관은 람보란 인물에 대해 조사를 한다. 그리고는 람보가 과거 베트남전 특수부대 출신으로서 인간병기와 같은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람보로 인한 소동이 전국적인 뉴스가 되자 과거 람보의 상관이었던 트라우트만 대령이 현장으로 달려온다. 그는 티즐 보안관에게 산속에서는 누구도 람보를 이길 수 없다고 하며, 희생이 더 커지기 전에 포기하라고 조언하지만, 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보안관은 이 말을 듣지 않는다. 오히려 람보를 사살하기 위하여 부하들과 주 방위군을 더욱 독려하지만 희생만 더 커질 뿐이다. 이제 경찰과 주 방위군은 로켓포까지 동원하여 람보를 죽이려 한다. 


람보는 이 모든 것이 티질 보안관 때문이라 생각하고 그를 제거하기로 한다. 람보는 주 방위군의 차량을 탈취하여 다시 마을로 내려온다. 그는 보안관사 건물을 점거하여 저항한다. 이제 마을은 완전히 전장으로 변하였다. 티즐 보안관은 람보를 제거하기 위해 혼자서 보안관사로 잠입한다. 그러나 람보는 이를 미리 알고 기관총을 쏘아 티즐을 부상시킨다. 쓰러진 티즐을 죽이려는 순간 트라우트만 대령이 나타나 람보를 설득한다. 그런 트라우트만에게 람보는 베트남에서 겪었던 잔혹한 전쟁의 실상과 지금까지 겪었던 자신에 대한 사회의 냉대를 호소한다. 그리고는 투항한다. 


이 영화에서는 베트남의 전쟁으로 상처를 입은 미국 젊은이의 고통을 호소한다. 그리고 비참했던 베트남 전쟁이 참전 국인들을 정신적으로 얼마나 황폐화시키는가를 이야기해 준다.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는 베트남군은 여전히 “악”(惡)이다. 미국 젊은이들이 베트남에서 겪은 고통은 이들 악으로 인한 것이며, 그 고통을 더욱 증폭시킨 것은 참전 군인들에 대한 사회적 냉대이다. 이런 점에서 이 영화는 반전영화라는 모습을 갖고는 있지만, 패권국으로서의 미국의 책임에 대한 반성 같은 것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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