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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pr 20. 2023

영화: 어머니와 창녀

바람둥이 청년의 평범한 일상

영화 <어머니와 창녀>(La maman et la putain, The mother and The Whore)는 1973년 프랑스에서 제작된 흑백영화인데, 이 영화에서는 제목과는 달리 어머니도 등장하지 않고 창녀도 등장하지 않는다. 어머니와 창녀란 말은 주인공이 만나는 여성을 비유적으로 그렇게 표현한 것 같다. 


이 영화는 러닝 타임이 3시간 30분이 넘을 정도로 길다. 이 영화는 평론가들로부터 그 시대를 잘 표현한 획기적인 작품이라고 절찬을 받았으며, 1973년 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였다. 그런데 사실 나는 이 영화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바람기가 있는 청년이 이 여자 저 여자와 사귀는 이야기로서, 영화를 감상하는 3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이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청년 알렉상드르는 뚜렷한 직업도 없이 빈둥거리며 매일매일을 보내고 있다. 그는 20대 중반 정도의 나이로 보이는데, 30대의 여성인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특별히 거처할 곳도 없는 그에게 마리가 자기의 방을 같이 쓰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렇게 한방을 쓰며 동거하게 되었지만, 마리는 별로 알렉상드르를 속박하려 하지는 않는다. 그저 자기 힘닿는 대로 도와주기는 하면서, 그가 다른 여자들을 만나더라도 별로 내색을 하지 않는다. 감독은 그런 그녀를 아마 “어머니”로 표현한 것 같다. 

알렉상드르는 이전에 질베르트란 여성과 사귀었으나 지금은 헤어졌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질베르트가 좋은 여자인 것 같다. 그는 질베르트를 찾아가 자신과 결혼하자며 설득한다. 그렇지만 질베르트는 이미 다른 남자와 결혼 약속이 되어 있다면서 그의 제안을 거절한다. 그렇지만 질베르트도 알렉상드르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닌 것 같다. 


특별히 할 일이 없는 알렉상드르는 낮에는 카페에 앉아 죽치기 일쑤이다. 그러던 어느 날 카페에서 간호사인 베로니카를 만난다. 베로니카에게 마음이 끌린 알렉상드르는 그녀를 유혹한다. 그런 그에게 베로니카도 쉽게 호응한다. 아마 성에 적극적인 베로니카를 “창녀”로 표현한 듯하다. 만난 뒤 얼마되지 않아 바로 알렉상드르와 베로니카는 정사를 가진다. 돈이 없는 그들이 사랑을 위해 갈 곳은 특별한 곳이 없다. 알렉상드리와 마리가 함께 살고 있는 골방이다. 그 방은 화장실도 없이 작은 세면대만 하나 달려있는 조그만 방이다. 마리가 직장에 나가 방을 비운 사이 알렉상드르와 베로니카는 그곳에서 사랑을 나눈다. 

어느 날 베로니카가 예고도 없이 알렉상드르를 찾아온다. 방에는 알렉상드르와 마리가 알몸으로 누워있다. 마리는 베로니카에게 방으로 들어오라고 한다. 방으로 들어온 베로니카는 둘에게 욕을 하고 모욕을 주지만, 곧 자신도 그들을 탓할 만한 처지가 못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별다른 저항 없이 그들 사이에 끼어든다. 그때부터 그들 셋은 함께 자고 함께 살며 그런 삶에 만족한다.   


그러면서 마리는 지금까지 방관 상태로 두었던 알렉상드르와 도 가까워지려는 욕망을 가지며, 베로니카는 지금까지는 그저 섹스에 탐닉하여 살았지만, 아기가 없는 사랑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이상과 같은 별 것도 없는 이야기가 3시간 반에 걸쳐 진행되니 참기 힘들 정도로 지루하였다. 그래서 하루에 20-30분 정도 보다고 중단하고 하면서 며칠에 걸쳐 겨우 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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