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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y 24. 2023

영화: 귀부인과 승무원

무인도에 표류한 승무원과 귀부인, 역전이 된 그들의 관계는?

영화 <귀부인과 승무원>(Travolti da un insolito destino nell'azzurro mare d'agosto)은 우연한 조난 사고로 무인도에 흘러 들어간 교만하기 짝이 없는 귀부인과 승무원 간의 바뀐 입장을 그린 코미디 영화로서, 1974년 이태리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1986년에 속편이 제작된 바 있으며, 2002년에는 미국 할리우드에서 마돈나를 주인공으로 하여 <스웹트 어웨이>(Swept Away)란 제목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하였다. 


이탈리아에 연한 지중해 바다 위에 라파엘라를 비롯한 부르주아 일행이 대형 요트를 전세 내어 바캉스를 즐기고 있다. 라파엘라의 남편은 상당한 자산가인데, 그의 아내인 라파엘라는 교만하기 짝이 없는 여자이다. 그래도 그녀의 남편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동정심을 가지고 있지만, 라파엘라는 불평을 하는 가난한 사람이나 부자라도 그들을 옹호하는 사람을 보면 거침없이 “빨갱이”라고 욕하며 가난한 사람들이 그렇게 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녀를 보면 마치 서울 광화문에서 만나는 “태극기 부대”가 연상된다. 


라파엘라는 요트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가혹하게 대하며 모욕적인 말을 서슴지 않는다. 요트의 선원인 노동자 제날리노는 라파엘라의 교만하기 짝이 없는 행동과 거침없이 내뱉는 모욕적인 말에 분노를 느끼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 겨우 모욕을 참고 넘긴다. 

남자들이 포커를 하고 있는 사이에 라파엘라는 제날리노에게 해수욕을 할 수 있도록 요트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데려달라고 한다. 바람도 세고 벌써 해도 저물고 있어 안된다고 하였지만, 라파엘라의 강요로 할 수 없이 제날리노는 작은 고무보트에 라파엘라를 태우고 요트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간다. 그러나 바다 한가운데서 엔진이 고장을 일으켜 고무보트는 파도를 타고 떠내려간다. 


표류를 시작한 지 3일이 지나 두 사람은 육지를 발견하고 그곳에 상륙한다. 상륙하면서 고무보트는 찢어져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들이 상륙한 곳은 무인도였다. 그러나 라파엘라는 그것을 믿지 않고 제날리노에게 쓸모없는 멍청이 바보라며 미친 듯이 욕을 해댄다. 마침내 제나리노는 분노가 폭발하여 라파엘라를 혼자 두고 어디론가 가버린다. 


제날리노는 혼자서 섬을 걷다가 조그만 어부의 오두막을 발견한다. 그곳에 있는 도구를 사용하여 식량과 물을 조달하고, 불을 피워 식사를 시작한다. 배가 고파진 라파엘라는 돈을 줄 테니 먹을 것을 팔라고 하지만, 제날리노는 그녀를 떠밀어내고 “먹는 것을 바란다면 일을 하라”라고 한다. 라파엘라는 싫어하면서도 제날리노의 말에 따른다. 제날리노는 지금까지 당한 복수로서 라파엘라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돈 따위는 전혀 필요 없는 무인도에서 두 사람의 입장은 완전히 역전되었다. 제나리로는 완전히 폭군으로 변하여 폭력으로 라파엘라를 지배한다. 

살기 위해서 제날리노에게 복종하고 있던 라파엘라도 그가 몸을 요구하자 격렬히 저항한다. 그러나 결국 제날리노가 그녀를 강제로 범하고, 그때부터 두 사람은 남녀 관계가 된다. 제날리노는 라파엘라의 모든 것을 지배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그를 싫어했던 라파엘라였지만, 얼마 안 되어 제날리노 야성적이고 늠름함에 빠져들어 진심으로 그를 사랑하게 된다. 제날리노도 그러한 라파엘라가 사랑스럽기 짝이 없다. 두 사람은 열렬히 사랑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백사장을 걷고 있던 라파엘라는 먼바다에 떠있는 배를 발견한다. 그러나 그녀는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몸을 숨기고는 제날리노에게로 달려간다. 그녀는 지금의 행복을 끝내고 싶지 않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제날리노는 그녀에 대한 사랑이 깊어질수록 이 사랑이 진짜라는 증거를 확인하고 싶다. 


다시 먼바다에 배가 왔을 때 제날리노는 백사장에서 불을 피워 도움을 요청한다. 라파엘라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토라져 있지만, 제날리노는 무인도에서 나가더라도 그녀가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의 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두 사람은 그 배에 구출되어 항구로 돌아온다. 라파엘라의 남편은 헬리콥터를 타고 배로 달려온다. 라파엘라의 남편은 아내를 지켜주었다며 제날리노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 

항구에는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제날리노의 아내도 왔다. 제날리노는 자신의 가슴에 안겨 기뻐하는 아내의 모습을 쓸쓸한 눈으로 내려보고 있다. 라파엘라의 남편은 감사의 표시로 100만 리라라는 큰돈을 제날리노의 아내에게 건네주었다. 제날리노는 멋대로 돈을 받았다며 아내를 질책하며, 그 돈으로 값비싼 반지를 산다. 


항구의 고급 호텔에 있던 라파엘라는 제날리노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제날리노는 30분 후에 출항하는 배로 그 섬으로 가기로 했으니까 배로 오라는 말을 전한다. 전화를 끊은 라파엘라에게 어떤 아이가 장미꽃과 반지를 가져다준다. 그것은 제날리노로부터의 프러포즈였다. 라파엘라는 고뇌의 표정을 지으며 눈물을 흘린다. 


배 앞에서 라파엘라를 기다리고 있는 제날리노에게 조금 전의 아이가 라파엘라로부터의 편지를 건네준다. 그것을 읽은 제날리노는 급히 부두 앞까지 달려간다. 그곳에는 남편과 함께 헬리콥터에 오르는 라파엘라의 모습이 있었다. 무인도를 떠난 라파엘라는 부르주아 부인으로서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제날리노는 절망하여 자살까지 생각하지만, 결국은 자신도 아내와 아이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 

참 멍청한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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