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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n 05. 2023

영화: 금수강산

학살당한 남편의 유지를 받들어 교향곡을 완성하는 모녀

시대상황이 반영되어 1960년대에는 반공영화가 많았다. 그러나 이들 반공영화들은 유치하고 작품성이 떨어지는 것들이 많았는데, 오늘 소개하는 <금수강산>은 반공영화이긴 하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영화에 속한다. 이 영화는 1968년에 제작되었다.  


한국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1952년, 작곡가인 문인표(남궁원 분)는 성악가인 아내 신옥(문정숙 분)과 딸 정화와 함께 살고 있다. 문인표와 신옥은 모두 부유한 지주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문인표는 주로 낭만적인 음악들을 작곡하고 있는데, 공산당은 문인표가 지주의 자식인 데다 부르주아 성향의 음악을 작곡한다고 하여 불순분자로 찍어두고 있다. 북한 치하에서 작곡가 생활이 어려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문인표는 자신의 필생의 작품으로서 <금수강산>이란 교향곡을 몰래 작곡하고 있다. 북한에서 살기가 어려워진 문인표는 자신도 언젠가는 남한으로 내려갈 생각을 하고 먼저 딸 정화를 자신의 형에게 부탁하여 남한으로 데려가도록 한다. 

문인표는 아오지 탄광으로 보내지는데, 그는 도중에 탈출하여 집으로 돌아온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함께 남으로 피난길에 나선다. 그러나 도중에 이전에 입은 부상으로 쓰러지고, 아내 신옥에게 <금수강산> 악보를 넘기고 숨을 거둔다. 남으로 내려온 신옥은 딸이 월남하던 중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절망한 끝에 미국으로 건너간다. 


그러나 딸 정화는 죽지 않았다. 폭격에 의해 자신을 남으로 데려가던 큰아버지 부부는 죽었지만, 정화는 다른 피난민에게 구출되어, 그들을 부모로 알고 자란다. 남으로 내려온 정화의 양부는 크게 성공하고, 정화는 유복한 환경에서 음악대학에 진학한다. 정화의 꿈은 성악가로서 성공하는 일이다. 성화는 작곡을 하는 전도와 유망한 청년과 결혼 약속까지 한다. 


미국에 갔던 신옥은 다시 돌아와 정화를 만난다. 신옥은 미국에서 새로 무용을 전공하였다. 신옥은 정화가 자신이 딸임을 알지만 좋은 양부모 밑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정화를 혼란시키지 않기 위해 그 사실을 숨긴다. 

한편 신옥은 북한에서 자신의 부부와 친하게 지내던 음악가 최동제 역시 남한으로 내려와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악단을 창단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신옥의 소개로 정화는 최동제의 악단에 입단하게 되고, 이때  최동제는 신옥이 문인표의 미완성 유작인 <금수강산> 악보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를 계기로 최동제의 적극적인 후원 하에 정화의 약혼녀인 작곡가 박 선생은 <금수강산>의 곡을 완성시킨다. 


마침내 완성된 교향곡 <금수강산>은 시민회관에서 연주회를 갖게 된다. 여기서 신옥은 춤을 추고 정화는 노래를 부른다. 연주회는 대성공으로 끝났다. 모든 관객과 평론가들이 <금수강산>에 대한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신옥은 이제 자신의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고 미국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그녀는 딸 정화의 행복을 깨지 않으려고 정화가 자신의 딸임을 밝히지 않고 출국하려 한다. 그러나 신옥의 출국 직전에 최동제가 정화에게 신옥이 그녀의 생모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이를 들은 정화는 출국하려는 신옥을 만나러 김포 공항으로 달려간다. 


공항에서 만난 신옥과 정화 모녀는 기쁨의 포옹을 하지만, 정화와 그의 양부모의 행복을 깨지 않으려는 배려에서 신옥은 한편으로는 기쁜 마음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애닮은 마음으로 한국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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