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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n 06. 2023

영화: 레인맨(Rain Man)

자폐증 환자인 형과 재산을 노린 동생이 여행을 통해 찾게 되는 형제애

최근에 자폐증 증세가 있는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다. 자폐증 환자들은 집중력이 강해 특히 비상한 기억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화 <레인맨>(Rain Man)도 자폐증 환자인 형과 아버지의 유산을 나눠 갖기 위해 형을 자폐증 수용소로부터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는 동생의 이야기를 그린 로드 무비이다. 이 영화는 1988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제61회 아카데미 상과 제46회 골든 글러브 상, 그리고 제39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각각 작품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자유분방한 청년과 중증 서번 증후군을 가진 형이 함께 여행을 하면서 느끼게 되는 형제애,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변화를 그린 휴먼 드라마이다. 


이 영화에서의 레이몬드(더스틴 호프만 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 우영우가 가지고 있는 병은 정확히는 자폐증이 아니다. 그들이 보이는 뛰어난 기억력은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이라는 것으로 이것은 지적 장애나 자폐증 등의 발발장애 등이 있는 사람이 그 장애와는 대조적으로 뛰어난 능력이나 재능을 보니는 것이다. 특히 뛰어난 기억력이라 예술적 능력, 계산 등에 높은 능력을 보이고 있다. 즉, 자폐증이라고 해서 모두가 뛰어난 능력을 갖는 것은 아니며, 서번트 증후군으로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자폐증을 가진 사람만이 갖는 능력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극 중 레이몬드는 중증의 자폐증 환자이다. 자폐증 환자 연기를 하는 더스틴 호프만을 보고는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잘할 수 있는지 감탄하였다. 역시 세계적 배우는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 <조용한 세상>이라는 일본 영화를 감상한 적이 있는데, 그 영화에서도 주인공은 자폐증이 있는 청년이다. 그의 연기를 보노라면 자연히 더스틴 호프만의 연기와 비교되어, 새삼 배우로서의 더스틴 호프만의 위대함을 인식하게 되었다.


찰리(톰 크루즈 분)는 고급수입차 딜러인데, 배기가스 규제로 인해 경영이 위기를 맞고 있다. 고객으로부터 클레임이 쉴 새 없이 들어와 정신없이 바쁜 중에 아버지의 죽음 소식이 들려온다. 


유산을 받을 욕심으로 고향에 돌아간 찰리는 변호사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듣는다. 아버지는 자신에게는 고급 외제승용차와 장미 나무만을 유산으로 남기고, 나머지 모든 재산은 형인 레이몬드(더스틴 호프만 분)에게 넘겼다는 것이다. 레이몬드는 중증의 자폐증 환자로서 현재 장애인 시설에 입소해 있으며, 대부분의 재산은 그를 위해 신탁해 둔 것이다. 그의 아버지가 찰리에게 외제승용차만을 물려준 것은 찰리가 어릴 때 아버지 몰래 아버지의 외제승용차를 몰고 나갔다가 심한 꾸중을 들은 후, 그 길로 가출을 했기 때문이다.  

찰리는 유산을 차지하려고 레이몬드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려고 한다. 레이몬드를 데려오면 자신이 레이몬드의 보호자로서 아버지의 유산을 자신이 관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찰리는 애인인 스잔나와 함께 레이몬드가 입소해 있는 장애인 시설을 찾아간다. 그리고는 레이몬드에게 자신이 동생이라고 밝히며 함께 로스앤젤리스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가자고 권유한다. 레이몬드는 자신이 늘상 보고 있는 TV 퀴즈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서 안된다고 하지만, 찰리는 거의 반강제적으로 레이몬드를 차에 태운다. 이리하여 형제의 긴 여행은 시작된다. 


찰리와 스잔나는 레이몬드를 태우고 자신들의 집이 있는 로스앤젤리스로 떠난다. 그러나 곧 스잔나는 레이몬드를 데려와 아버지의 유산을 가로채려는 찰리의 욕심을 알고는 그에게 실망하여 찰리의 곁은 떠나고 만다. 이제 레이몬드와 단 둘만 남은 찰리는 별 수 없이 자신 혼자서 레이먼드를 돌봐주어야 한다. 그런데 매일같이 시설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해오던 레이먼드는 여행 도중 매일 다른 곳에서 잠을 자고, 또 자신이 즐겨보는 TV 프로그램도 보지 못하게 되자 난폭하게 날뛰기도 한다. 그런 레이몬드를 돌보는 일이 찰리에게는 보통 일이 아니다. 찰리는 레이먼드가 늘 하던 대로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휴대용 TV를 사주는 등 나름대로의 방법을 생각해 낸다. 

레스토랑에서 두 사람이 식사를 하고 있다. 그때 여종업원이 실수로 테이블 위에 있던 이쑤시개를 쏟아버리고 만다. 그것을 본 레이본드는 “246개”라고 중얼거린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묻자 쏟아진 이쑤시개 숫자가 246개라는 것이다. 찰리가 놀라서 세어보니 244개밖에 없다. 그러면 그렇지 한 순간에 이쑤시개 수를 알 리가 없다고 생각한 찰리였지만, 레이몬드는 246개라고 우긴다. 그래서 다시 여종업원에게 상자 속에 든 이쑤시개 수가 전부 몇 개냐고 물어보고, 여종업원은 500개라고 대답한다. 상자 속의 이쑤시개 수를 세어보니 254개이다. 레이먼드 말이 맞았다. 확인하니 두 개가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떨어져 있었다. 


레이먼드는 비상한 기억력과 숫자에 대한 능력을 가진 서번트 증후군인 것이었다. 찰리는 곧 레이먼드의 능력을 이용해 돈을 벌 생각을 한다. 레이먼드를 데리고 카지노에 가서 블랙잭 도박을 한다. 카드를 모두 기억하는 레이먼드에게 블랙잭 따위야 문제도 안된다. 그곳에서 찰리는 레이먼드 덕분에 거액의 돈을 딴다. 그러나 곧 부정한 방법을 이용했다고 하여 카지노에서 쫓겨난다. 


이렇게 찰리는 레이먼드와 여행하면서 여러 사건을 거친다. 그러는 가운데 찰리는 레이먼드에게 점점 형제애를 느끼게 된다. 처음에는 자폐증으로 인해 외골수인 레이먼드에게 화를 내기도 하였지만, 점점 형을 이해하게 된다. 이렇게 찰리와 레이먼드는 다정한 형제 사이로 변해가는데, 마침 찰리 곁은 떠났던 스잔나도 다시 돌아와 셋은 다시 즐겁고 평화로운 여행을 시작한다. 

레이먼드를 자신의 집이 있는 로스앤젤리스로 데려왔지만, 이제 찰리는 형이 가진 유산을 뺏아야겠다는 생각이 사라진 지 오래이다. 찰리는 지금까지의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후회하고, 진정으로 레이몬드를 위해 살겠다고 마음먹는다. 그것을 안 스잔나도 다시 찰리를 사랑하게 된다. 찰리는 진심으로 형 레이먼드와 함께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레이몬드와 함께 살기 위해서는 찰리는 항상 레이몬드 옆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찰리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레이몬드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찰리가 레이먼드를 반강제적으로 데려왔기 때문에 시설에서도 그를 돌려보내라고 통보가 왔다. 의사의 판단에 의해 레이먼드의 거취가 결정된다. 찰리와 레이먼드를 앞에 두고 의사는 레이먼드에게 찰리와 함께 살겠느냐 아니면 시설로 돌아가겠느냐고 묻는다. 잠시 생각하던 레이먼드는 시설로 돌아가겠다고 대답한다. 어차피 사회생활을 하여야 하는 동생을 배려해서 하는 대답이었다. 찰리도 형의 마음을 이해한다. 


형제가 드디어 헤어질 날이 왔다. 레이먼드는 기차를 타고 다시 시설로 돌아가야 한다. 역에 나온 찰리는 형과의 이별을 마음 아파하면서 형을 보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받아들인다. 그날은 찰리에게 있어서 사랑하는 형과 이별하는 날이면서, 지금까지 제멋대로 살아온 과거의 자신과도 이별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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