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007 살인번호(Dr. No)
스파이 007 제임스 본드의 탄생
세계 영화사에서 시리즈 영화는 수없이 많다. 많은 시리즈 영화 가운데 장기간에 걸쳐 가장 많은 작품이 제작된 것이 007 시리즈가 아닐까 한다. 영국의 소설가 이안 플레밍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최초의 원작자인 이안 플레밍 이후 여러 명의 작가들이 계속 이야기를 썼고, 이 영화의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배우도 숀 코넬리로부터 시작하여 대여섯 명에 이르고 있다. 007 시리즈는 지금까지 거의 60년에 걸쳐 25편 정도가 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007 영화를 리뷰하기 전에 먼저 주인공인 007 제임스 본드에 대해 알아보자. 제임스 본드는 영국 해군 중령으로서 스코틀랜드 계의 아버지와 스위스 계의 어머니로부터 태어났다.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라는 캐릭터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스파이’라고 하면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모자를 눌러쓰고 망토를 걸친 무언가 음습한 분위기의 수상한 인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스파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단숨에 뒤집고 대중들에게 매력 있는 직업으로 각인시킨 캐릭터가 바로 제임스 본드이다. 제임스 본드는 당당하게 화려한 액션으로 악을 쳐부수며, 또 호색한으로서 많은 미녀들과 염문을 뿌린다.
제임스 본드의 코드명인 007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007은 영국 정보부 내의 요원분류로서 00으로 시작하는 코드명을 가진 사람은 임무 수행 중에 사람을 죽여도 책임을 묻지 않도록 영국 정부가 보장해 준다는 살인면허를 보장받는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소설이나 영화 속의 설정에 불과하다. 현실에서는 2차 대전 중에 영국 정보국이 첩보원에게 살인을 허가해 준 적은 있지만, 어디까지나 독일 스파이를 사살하는 경우에 한정하였다고 한다.
007 시리즈의 첫 영화 작품은 닥터 노(Dr. No)이다. 이 영화가 일본에서 상영될 때 <007은 살인의 번호>(007 は殺しの番号)라는 제목이 붙여졌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본떠 <007 살인번호>란 제목으로 상영되었다. 이 영화는 1962년 영국에서 제작되었는데,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 역은 숀 코넬리가 맡았다.
시대는 냉전 중, 미국의 요청으로 달 착륙 로켓발사를 방해하는 부정전파를 방지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던 자메이카 주재의 영국비밀정보부(M16)의 첩보요원 존과 그의 조수 메리의 소식이 두절되었다. 비밀정보부의 요원 007 제임스 본드(숀 코넬리 분)는 그 진상을 조사하러 자메이카의 킹스턴으로 향한다.
미국 달 착륙선 발사를 앞두고 본드와 같은 이유로 자메이카를 방문한 CIA의 필릭스를 알게 된 본드는 클럽 키의 소유자 닥터 노라는 인물이 수상하다는 것을 느낀다. 본드는 가짜 영사관 운전수, 미스 타로, 살인 청부업자 등 자신을 습격해 오는 인물들을 차례차례 처치한다. 보름달을 기다린 본드는 섬의 어부와 그곳에서 만난 미녀 하니와 함께 닥터 노가 소유하고 있는 클럽 키에 잠입한다. 그러나 닥터 노의 경비원들에 의해 어부는 살해되고 본드와 하니는 체포되어 닥터 노의 비밀기지로 끌려간다. 그곳에서 전신을 방사능 제거 조치를 받은 후 수면제가 섞인 커피를 마시고 잠이 든다.
잠이 깬 본드는 중국계 독일인 과학자로서 표면적으로는 광산업자인 닥터 노로부터 저녁 식사에 초대된다. 닥터 노는 이전에 중국의 범죄조직의 멤버로서 연구 중에 방사능 피폭을 당하여 금속제 의수를 하고 있으며, 현재는 거대 범죄조직인 스펙타를 위해 일하고 있다. 닥터 노는 달 착륙선을 발사하려는 미국의 머큐리 계획을 실패토록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닥터 노는 본드에게 스펙터의 멤버가 되라고 권유하지만 본드가 이를 거절하자 그를 고압선이 흐르는 독방에 감금한다.
본드는 독방의 환기구를 통해 탈출하여 원자로의 작업자로 변장하여 원자로 관리센터에 잠입한다. 미국의 로켓이 이륙하자 본드는 원자로에 과부하를 건다. 방해에 화가 난 닥터 노는 의수를 이용하여 본드를 공격하여 둘 간에 격투가 벌어지지만, 본드는 닥터 노를 원자로 속으로 떨어트리고 자신은 무사히 탈출한다. 그리고 하니도 구출한다. 본드와 하니는 보트를 이용하여 섬을 탈출하며, 닥터 노의 기지는 폭발한다.
본드와 하니가 탄 보트는 표류하다가 영국 해군의 함정에 구출되는데, 보트 안에서는 본드와 하니가 키스를 하고 있다. 007 시리즈의 영화는 이렇게 1편부터 임무를 완수한 본드가 미녀와 키스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