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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ug 16. 2023

영화: 주리(jury)

영화상 심사위원단의 중구난방식 심사회의

며칠 전 여배우 강수연이 사망하였다는 보도를 접하였다. 아직 한창나이인데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영화 <주리>(jury)는 강수연이 출연한 영화로서 2012년에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상영시간이 24분에 불과한데, 어느 영화제에서 심사를 위해 모인 5명의 심사위원 사이에 벌어지는 해프닝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영화제의 심사를 위해 5명의 심사위원이 모였다. 심사위원장은 안성기이며 여기에 중견 감독인 정 감독, 베테랑 배우인 강수연에다가 영화 비평가인 독일인 토니, 그리고 일본 영화감독인 토미야마이다. 이들은 최종 심사에 오른 2편의 영화에 대해 어떤 영화를 최우수상으로 할 것인지 토론한다. 


그러나 이들이 토론을 한다고는 하지만 상대방의 말은 건성으로 듣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한다. 정 감독은 “영화는 마음이다.”라는 뜻 모를 말을 되네이며, 이에 대해 강수연은 정 감독의 생각은 잘못된 것으로 영화는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토니는 한국 영화를 싸잡아 비판한다. 그리고 토미야마는 영어가 짧아 자기 생각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른다. 

이들은 자기주장을 말하면서 상대방의 말은 들으려 하지도 않는다. 접점 없는 토론은 점차 뜨거워지고 마침내는 우리나라 토론에서 마지막으로 흔히 발견되는 말, “너 몇 살이야?”까지 나오게 된다. 강수연은 자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정 감독에 대해 “당신 영화계 밥을 얼마나 먹었어?”라며 경력으로 정 감독을 누르려한다. 


이런 토론의 경우 위원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위원장인 안성기는 도무지 줏대가 없다. 이 사람이 이런 말을 하면 이 말이 옳다, 다른 사람이 다른 말을 하면 그것도 옳다 식으로 갈팡질팡한다. 그러다 보니 토론은 완전히 산으로 올라간다. 토론은 폭발 일보직전까지 가다가도 위원장인 안성기가 중재하여 겨우 분위기를 가라앉히지만, 다시 뜨거워진다. 이러기를 반복하다가 심사위원회는 아무것도 결정 못하고 헤어진다. 


우리나라 토론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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