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용한 생활(静かな生活),

발달장애인 오빠와 여대생 동생의 우애

￭ 개요

많은 분들이 얼마 전에 사망한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브로(大江健三郎)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영화 <조용한 생활>(静かな生活)은 오에 겐자브로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서, 1995년에 제작되었다. 여대생인 “나”의 눈으로 지적 장애인인 오빠 이요의 생활을 관찰한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이요는 자폐증 환자인 것 같다. 이 영화를 감상하기 며칠 전 더스틴 호프만이 출연한 영화 <레인맨>을 감상하였는데, 더스틴 호프만이 자폐증 환자 연기와 이 영화의 자폐증 환자 연기가 너무나 비교되었다. 

￭ 줄거리

대학의 프랑스 문학과에 다니고 있는 나는 별명이 “마짱”으로서 장차 그림책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우리는 작가인 아빠와 항상 상냥하게 가족들을 돌보는 엄마,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는 동생 오짱, 음악에 소질이 있지만 정신장애인인 오빠, 그리고 나 5인 가족이다.

나의 20세 생일날 가족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농담을 주고받는 자리에서 나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시집을 갈 때는 이요와 함께 갈 것이기 때문에 최소한 방 2개짜리 아파트를 얻을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할 거야. 거기서 조용히 살아갈 거야.” 아빠 엄마가 좀 충격을 받은 것 같다. 그날 밤 나는 이요를 옆에 세워두고 결혼식을 올리는 꿈을 꾼다. 

어느 날 집 안의 하수도를 고치려고 하다가 대실패 한 아빠는 가장으로서 위엄을 지킬 수 없다는 압박을 참지 못하고, 엄마와 함께 이전부터 초대를 받아오던 오스트레일리아의 대학에서 잠시 강사생활을 하겠다며 떠났다. 집을 지키게 된 나 마짱은 오빠 이요와 동생을 보살피며 지내게 되는데, 크고 작은 소동들이 그치지 않는다. 

이런 소동들 가운데서도 이요의 수영 레슨과 관련하여 일어난 사건은 잊혀지지 않는다. 아빠와 엄마가 출발한 후, 나는 이요를 데리고 수영장에 다니기로 하였는데, 그곳에서 아빠와 이전부터 알고 지냈다고 하는 아라이(新井) 군이 이요의 코치를 맡게 되었다. 아라이 군의 지도는 아주 좋아 이요의 수영 실력은 점점 늘었다. 더욱이 아라이 군은 이요에게 그가 아주 좋아하는 텔레비 기상예보 아나운서까지 소개해줘 이요는 완전히 푹 빠질 정도로 그를 믿게 되었다.

그러나 아빠와 아빠의 친구인 단도(団藤) 씨로부터 아리이 군의 어두운 과거를 들었으며, 아무도 없는 곳에서는 아라이 군을 만나지 말라는 충고를 들었다. 그러던 중 얼마 후 아라이 군의 기분을 거슬렸다고 하여 단도 씨가 그에게 맞아 크게 다쳤으며, 순진한 나마저도 폭행을 당할 위기에 처하였다. 그러나 나의 순결을 더럽히려고 하는 아라이 군에게 이요가 덤벼들어 아라이 군에게 이기지는 못했지만, 나를 지켜주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생활하는 동안 아빠도 정신적으로 안정되어 갈 때쯤, 그동안 있었던 여러 일들을 기록한 나의 그림일기에 이요는 “조용한 생활”이라는 제목을 붙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