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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ug 28. 2023

영화: 정무문(精武門)

스승의 원수를 갚고 산화하는 이소룡

이소룡의 대표작이라면 뭐니 뭐니 해도 정무문((精武門)이라 할 것이다. 이 영화는 1972년에 제작되었는데, 워낙 인기가 있던 영화이다 보니 그 이후에 여러 차례 리메이크되었다. 


시대는 아마 1920-30년 무렵인 것 같다. 상하이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제국주의 열강들이 조계를 설치하고 있었다. 이곳 상하이에는 비종권(秘宗拳)의 고수인 곽원갑이 정무문이라는 이름의 도장을 열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정무문의 창시자인 곽원갑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의사는 곽원갑의 사인이 병이라고 하지만 어딘가 미심쩍다. 


곽원갑의 수제자인 진진(이소룡 분)은 스승의 죽음 소식을 듣고 급히 들려온다. 그는 스승의 주검 앞에서 오열하지만, 스승의 주검을 보고 독살의 의문을 갖는다. 진진은 곧 정무문의 주방장이 스승을 독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주방장은 상하이에 진출해 있는 일본 무술단체의 지령을 받고 곽원갑을 독살했던 것이다. 진진은 스승의 복수를 하려 하지만, 상하이는 이미 열강들이 진출해 있는 곳, 중국인인 정무문 제자들이 이 사건을 해결하려 해 봤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아무 곳에도 없다. 곽원갑이 죽은 후 정무문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대사형도 더 이상 사건을 캐지 말자고 진진을 말린다. 

그러나 진진은 혼자서 스승의 복수를 계획한다. 스승을 독살한 주방장을 질책하고 그와 격투를 한다. 다음날 아침 거리를 지나던 사람들이 깜짝 놀란다. 길가에 시체가 걸려 있어서이다. 지난밤 진진이 결투를 벌여 죽인 주방장의 시체였다. 주방장을 죽인 것이 누구인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정무문 제자의 소행이라고 짐작한 일본 무술단체인 홍구관은 정무문을 찾아와 오히려 주방장을 죽인 범인이 누구인가 찾아내라고 협박한다. 스승의 독살 배경에 홍구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진진은 단신으로 홍구관 도장에 쳐들어간다. 그리고 스승의 독살 지령자인 스즈키 관장과 러시아 마피아 출신의 보디가드를 결투 끝에 죽여버린다. 


스승의 복수를 마친 후 정무문으로 돌아오니 정무문은 홍구도장 패거리들의 습격을 받아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많은 제자들이 그들의 손에 살해당하였고, 일본 대사는 경찰을 동원하여 일본인을 죽인 진진을 내놓으라고 협박한다. 정무문을 지키기 위해서는 진진은 자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의 자존심은 악랄한 일본인에게 스스로 잡혀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는 자수 대신 자신을 향해 겨누고 있는 경찰의 총구를 향해 뛰어들고, 그를 포위한 경찰들은 진진을 향해 일제 사격을 하는 것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 영화를 보면 당시 상해에서 중국인들이 얼마나 박해를 받았는지 잘 알 수 있다.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공원에 진진이 들어가려 하자 공원을 지키는 경비병이 진진을 가로막으며 손가락으로 옆에 쓰인 경고문을 가리킨다. 그곳에는 

“개와 중국인은 출입금지”

라 쓰여있다. 약한 나라의 국민들이 겪는 수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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