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형 Sep 26. 2023

영화: 돌이킬 수 없는

누가 사랑하는 내 딸을 죽였나? 눈먼 부정(父情)이 치달은 막다른 길

■ 개요


영화를 감상하다 보면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로 끔찍한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무것도 아니고 별로 숨길 일도 아닌데, 그걸 숨기는 바람에 오해로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한다. 또 어떤 경우는 사실을 사실대로 해명하려 하는데, 그것을 못하게 하는 바람에 또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한다. 영화이니까 이야기를 만들려고 그러려니 하긴 하지만, 현실에서도 그런 일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영화 <돌이킬 수 없는>는 어린 여자아이의 실종과 성범죄 경력이 있는 청년에 대한 오해, 그리고 그러한 오해에 대해 실제의 사실을 숨김으로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영화는 2010년에 제작되었다. 


■ 줄거리


어느 평화롭고 조용한 시골 마을 충식은 화원을 경영하며 7살 먹은 딸과 단 둘이 살고 있다. 어느 날 근처에 한 가족이 이사 온다. 3인 가족으로서 어머니와 남매인데, 여동생 유인희는 근처 도시의 직장에 다니고 있고, 오빠 유세진(이정진 분)은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는 산속에서 작은 자전거포를 운영하고 있다.


아무도 찾지 않는 자전거포에 어느 날 소녀가 찾아온다. 세진은 소녀에게 자전거를 태워주기도 하며 친해진다. 세진과 친해진 소녀는 그 후로도 하루가 멀다 하고 세진의 자전거포를 찾아와 놀다간다. 충식도 딸의 말을 듣고 세진에게 찾아와 고맙다고 하면서 작은 선물을 남기고 가기도 한다. 딸 덕택에 세진과 충식도 친해졌다. 


그런데 마을에 좋지 않은 소문이 퍼졌다. 바로 세진이 성범죄 경력이 있는 전과자라는 것이다. 이 소문을 들은 마을사람들,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은 모두들 세진을 멀리한다. 세진의 가족을 보는 동네사람들의 눈은 아주 차갑게 변했다. 그중에서는 세진의 가족이 다른 곳으로 이사 갔으면 좋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 소문을 충식도 들었다. 그는 충격을 받고 딸에게 세진의 가게에 절대 가지 말라고 이른다.  

세진의 가족은 지금까지 이런 이웃의 태도로 인해 몇 번이나 쫓기듯이 이사를 다녔다. 인희는 오빠 때문에 이곳에서도 살 수 없게 되었다고 원망이다. 그녀로서도 당연한 것이 이사를 가서 좀 안정이 될만하면 주위의 차가운 눈으로 그곳을 떠나게 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한 가운데 소녀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당연히 사람들은 이것이 세진의 짓이라고 의심을 한다. 경찰이 와서 조사를 하였지만, 세진에게 별다른 용의점은 발견되지 않는다. 충식은 사랑하는 딸이 실종되자 반광란 상태에 빠졌다. 그는 범인이 세진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세진을 찾아와 무자비한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마을 사람들도 거의 단정적으로 세진이 범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람들이 세진의 집을 찾아와 제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 달라고 호소한다. 


경찰은 수사와 수색을 동시에 진행하지만, 소녀는 좀처럼 발견되지 않는다. 경찰은 수사망을 점점 넓힌다. 그러던 중 소녀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부검결과 소녀는 익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식은 세진이 딸을 유괴하여 난행을 저지른 후 물에 빠트려 죽였다고 확신하고 세진을 찾아와 폭력을 휘두른다. 그는 딸의 복수를 위해 세진을 죽이겠다고 덤비고 경찰은 그를 겨우 뜯어말린다. 그러다가 아무도 없을 때 충식은 다시 세진을 찾아와 결국 세진을 죽이고 만다. 

경찰은 세진을 죽인 충식을 체포하고, 소녀 실종사건도 수사를 계속한다. 그러다가 어느 버스의 카메라에 세진의 동영상이 찍혔다는 정보를 입수한다. 버스 회사에 가서 확인해 보니 세진이 죽은 소녀의 시신을 안고 황급히 도로로 나오다가 버스에 부딪힌 것이었다. 세진은 버스에 받혀 쓰러진 후, 다시 일어나 산 쪽으로 사라져 버렸다. 버스 기사는 사람을 친 것이 두려운 데다 사고를 당한 사람이 사라져 버려 입을 닫은 것이었다.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소녀는 혼자서 호수 가에서 놀다가 실족하여 익사한 것이었다. 멀리서 이 광경을 본 세진이 달려가서 소녀를 건졌으나, 소녀는 이미 죽었다. 세진의 시신을 안고 급히 나오다가 도로에서 버스에 부딪혔던 것이었다. 세진은 소녀를 죽인 혐의가 자신에게 쏠릴 것을 두려워하여 소녀의 시신을 숨긴 것이었다. 


■ 약간의 느낌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만약 세진이 처음부터 사실을 사실대로 말했으면, 처음에는 자신에게 혐의가 두어졌을지 모르지만 이후의 더 큰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진실을 숨기면 더 큰 비극이 찾아온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 금의위(錦衣衛)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