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레지던트 이블, 어둠의 집단과 맞서 싸우는 여고생 전사(戰士)
어린 소녀가 정체불명의 조직에 끌려가 인간병기로서 훈련을 받다가 그곳을 탈출한 후 숨어 살다가 어떤 계기를 맞아 무시무시한 인간병기로서 종횡무진 활약을 한다는 설정은 외국 액션영화에서 종종 만나게 된다. <레지던트 이블>의 엘리스(밀라 요보비치 분)나 <솔트>의 에블린(앤젤리나 졸리 분), 중국영화 동방삼협의 아삼(양자경 분)이 그 대표적인 주인공들이다.
영화 <마녀> 역시 이러한 설정의 영화로서 2018년에 제작되었다. 어릴 적 어느 비밀조직에 끌려간 소녀가 인간병기로서 훈련을 받다가 극적으로 탈출한 후 평범한 가정에 입양되어 행복하게 살던 중 옛 조직이 찾아오자 그들을 상대로 대결에 나선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류의 영화에서는 주인공은 초인적인 여전사로서 수많은 강적들과 싸우면서 위기를 맞지만 결국은 승리를 거두는 것으로 끝난다. 이 영화의 특별한 점이라면, 주인공 자윤은 너무나 뛰어난 여전사이기 때문에 아주 무시무시해 보이는 적일지라도 막상 그녀와 싸우면 도무지 상대가 되지 않는다. 자윤은 싸우면서 고전을 하는 경우가 없다. 너무나 시원하게, 그리고 간단하게 적을 해치워 버린다.
자윤은 밝고 명랑한 여고생이지만, 어릴 때 기억이 전혀 없다. 어떤 시설에서 겨우 빠져나왔는데, 친절한 노부부가 그녀를 거두어 지금까지 그들 노부부를 부모로 알고 행복하게 살아왔다. 그런데 요즘 집안 사정이 좋지 않다. 엄마는 정신이 오락가락하며, 자윤도 정기적으로 머리가 빠개질 정도로 아프다. 그 때문에 치료비 등으로 집안의 경제적 형편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윤은 자신이 뭔가 도울 일이 없을까 생각하고 있는 참에 방송국에서 상금 5억 원을 걸고 오디션 프로그램을 개최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좀 푼수기가 있지만 밝고 명랑한 친구 명희의 적극적은 응원에 힘입어 자윤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자윤은 먼저 오디션 콘테스트의 지역 예선에 참가하였는데, 단박 1등을 차지하였다. 시상식에서 자윤은 명희로부터 개인기를 한번 해보이라는 종용을 받고 마이크를 공중에 띄우는 특기를 보여주는데, 그것이 또 금방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었다. 지역예선에서 아주 특출한 참가자가 있다는 소식은 금방 서울에도 알려졌고, 자윤이 본선을 위해 서울의 방송에 찾아가자 방송국 관계자들은 그녀에게 큰 관심을 보인다. 본선에서도 자윤은 우승을 차지한다. 그리고 시상식에서 또 개인기를 보여준다.
정체불명의 인간들이 암약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고 목표로 삼은 사람들을 제거한다. 대부분 20살 내외의 청년들로서 그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인간병기이다. 그 가운데서도 귀공자의 능력은 완전 발군이다. 어떤 강력한 전사들도 그의 손에 걸리면 순식간에 죽음의 길이다. 귀공자가 이끄는 암살단은 자윤을 노리고 접근한다.
그들은 바로 어릴 때 자윤과 함께 시설에 수용되어 인간병기로서 훈련을 받던 아이들이었다. 그 조직의 핵심간부인 백 박사(조민수 분)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고, 자윤이 옛날 시설을 탈출한 아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그녀를 다시 잡아들이기 위해 암살단을 보낸 것이었다. 귀공자와 3인의 동료들은 어느 곳에서 유전자 연구자를 살해한다. 한편 같은 조직의 미스터 최도 상부로부터 자윤을 데려오라는 지시를 별도로 받는다.
얼마뒤 무장을 한 미스터 최의 부하들이 자윤의 집에 들이닥쳐 명희를 인질로 삼아 자윤을 협박한다. 그러자 자윤은 뭔가에 각성한 듯한 상태가 되더니, 초인적인 힘과 스피드로 그들을 모두 처치한다. 그러나 그녀는 적들을 죽인 후 자신의 초인적 능력에 동요한다. 이때 귀공자 일당이 나타나 자신들과 함께 가자고 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가족과 친구들을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자윤은 승낙하고 그들을 따라 어느 연구시설로 가는데,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몸을 구속당한다.
연구시설에는 백 박사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자윤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그녀에게 주사를 놓는다. 그리고는 그동안의 일을 설명해 준다. 뇌의학의 일인자인 백 박사는 자신이 소속된 조직에서 납치해 온 아이들에 대해 유전자 조착을 하여 초인적 능력을 갖추도록 해왔다. 그 가운데서도 자윤은 완벽하다고 할 정도로 뛰어난 자질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만약 그녀가 제어불능 상태가 되면 오히려 조직을 위협할 수 있다고 두려워하여 조직의 상층부는 자윤을 처치하도록 명령하였는데, 이에 반항한 자윤은 시설을 닥치는 대로 파괴하고 탈출해 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사를 맞은 자윤의 태도가 갑자기 변한다. 그녀는 웃음을 터트리며, 지금까지 기억을 읽은 적은 없었으며, 자신이 누군지를 이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의 병을 고치기 방법은 혈연자의 골수이식밖에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자윤은 치료법을 찾기 위하여 스스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세상의 주목을 끌어 백 박사 등이 자신에게 접촉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혈청의 효과로 각성한 자윤은 스스로 구속을 풀고 경비원들을 순식간에 처치해 버린다. 그리고는 백 박사에게 총을 겨누고 혈청의 생산시설이 있는 곳을 묻는다.
그러자 그곳에 귀공자가 습격해 온다. 그뿐만 아니라 자윤을 쫓고 있던 미스터 최도 부하들을 이끌고 와 그곳에서 일대 격전이 벌어진다. 자윤은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여 미스터 최와 귀공자의 부하들을 죽이고 귀공자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는다. 그에게 혈청이 있다고 하는 본사의 위치를 묻지만 그는 끝까지 대답을 않자, 결국 자윤은 귀공자를 죽여버린다.
그 후 자윤은 몇 개의 혈청을 손에 넣은 후 시설을 불태우고 사라진다. 그 후 부모의 집에 돌아온 자윤은 엄마의 치매기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 아빠에게 혈청의 일부를 건네준다. 아빠는 자윤이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으며, 그렇게 알면서도 자윤을 키우자고 엄마와 함께 약속했다고 털어놓는다. 그리고 자윤은 부모와 친구 명희의 곁을 떠난다.
얼마우 자윤은 백 박사의 쌍둥이 동생의 집에 나타난다. 자윤은 이미 다수의 혈청을 손에 넣었지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겠다고 말을 꺼낸다. 그러자 얼굴에 상처가 있는 의문의 여성이 자윤에게 다가오지만, 자윤이 “손을 대면 죽일 거야”라며 경고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 스토리 상으로 다소 앞뒤가 맞지 않는 면이 보이긴 하지만, 아주 잘 만든 미스터리 액션 영화이다. <레지던트 이블>이 연상될 정도로 액션도 아주 그만이다. 전사로서의 자윤의 능력이 너무나 뛰어나 적들을 너무 쉽게 제압하여 조금 싱겁다는 느낌도 들지만, 그 나름대로 통쾌함이 있다.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