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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Oct 28. 2023

영화: 진시황제와 만리장성

진시황의 폭정에 대항하여 싸우는 진승

■ 개요


1960년대에는 <달기>, <양귀비> 등 중국을 무대로 한 영화가 가끔 제작되었다. 영화 <진시황제와 만리장성>도 그런 영화 가운데 하나인데, 당시의 우리나라 톱스타들이 다수 출연하고, 수많은 엑스트러가 동원되는 등 당대에는 아주 대작 영화였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 영화는 1962년에 제작되었다. 


이 영화에서 진시황의 역은 배우 김승호가 맡았는데, 푸근한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 역에나 적합한 김승호가 맡기에는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 진시황의 카리스마를 내보일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맡아서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에서 진시황은 카리스마는 찾을 수 없고, 그저 색을 밝히는 좀 주책없는 중년 남자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제나라 재상의 아들인 진승(김진규 역)이다. 이 영화에서 진흥은 진시황이 죽고 난 후 진나라를 쳐 멸망시키는데, 이것은 실제 역사와는 다르다. 


진승은 제나라 재상의 아들이 아니라, 초나라의 아주 가난한 농부 출신이었으며, 반란을 일으킨 후에 진나라 장수에게 패해 죽는다. 고려시대에 발생한 천민의 난으로서 <만적의 난>이 있다. 만적은 부하들을 이끌면서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나”라고 외치면서 신분타파를 위한 사회개혁을 부르짖었다. 진승이 진나리에 대해 반란을 일으키면서 한 말이 바로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나”라는 말이었다. 이 말은 바로 도탄에 처한 백성들을 자극함으로써, 그를 중심으로 대규모 반란이 시작되었다. 


■  줄거리


진시황(김승호 분)은 50만 대군을 이끌고 마지막으로 제나라를 멸망시켜 중국을 통일한 후 개선길에 오른다. 그는 대군과 함께 제나라에서 잡은 수많은 포로들을 쇠사슬로 묶어 끌고 간다. 어느 마을에 이르자 진시황의 군대는 휴식을 취하게 되는데, 쇠사슬에 묶인 포로들은 거의 탈진 상태이다. 그때 어떤 아름다운 처녀가 나타나 포로 가운데 한 명인 진승(김진규 분)에게 물을 떠다 준다. 그러자 포로를 감시하던 진나라 병졸이 처녀의 물바가지를 내쳐버려 약간의 소란이 일어난다. 


진승에게 물은 용녀(김지미 분)라는 처녀는 이 마을 촌장의 딸이었다. 용녀의 아름다움에 마음이 끌린 진시황은 용녀에게 그날밤 자신의 수청을 들라고 한다. 다음날 진시황은 떠나면서 용녀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줄 테니까 말만 하라고 한다. 그러자 용녀는 어제 자신이 물을 주었던 진승이라는 포로를 자신의 노예로 달라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진시황은 진승을 그녀에게 준다. 


진승은 용녀의 집에서 노예로서 일을 하게 된다. 그런데 용녀의 마음은 점점 진승에게 기울게 된다. 어느 날 용녀가 산에서 독사에게 물리자, 진승이 그녀를 구해준다. 그 일로부터 진승과 용녀는 급속히 가까워진다. 그러나 용녀는 이미 자신이 진시황에게 순결을 잃었으므로 진승에게 함께 하자는 말은 못 하고 괴로워한다. 그러다가 그녀는 진승에게 자유를 준다. 

어느 날 진승과 용녀가 사는 마을에 마적이 들이닥쳤다. 진승은 마적들과 싸우는데, 알고 보니 마적의 대장은 자신과 절친한 친구였던 제나라의 잔금 장군(신영균 분)이었다. 잔금은 진승에게 자신과 함께 진나라와 싸우자고 제안하지만, 진승은 마적의 패거리에 들어갈 수는 없다며 거절한다. 


진시황이 천하를 평정하였다고 하지만, 북방의 오랑캐들이 수시로 침범하여 괴롭힌다. 그러자 진시황은 신하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만리장성을 쌓게 한다. 그런데 만리장성 공사가 지지부진하다. 진시황은 공사를 제대로 진행시킬 새로운 책임자를 선발할 생각을 한다. 


진시황의 학정이 점점 도를 더해간다. 진승은 잔금과 의논하여 진시황의 군대에 침투하여 진나라를 뒤엎을 계획을 꾸민다. 진시황은 군대를 강화하기 위해 뛰어난 무예를 가진 장군을 선발하기 위한 무술대회를 연다. 여기서 진승은 진시황의 최측근 장군(박노식 분)을 쓰러트리고 우승을 한다. 진승은 일약 진나라 군대의 장군이 되지만, 곧 그의 계략이 탄로 나 감옥에 갇히게 된다. 그러나 진승은 왕비의 도움으로 무사히 감옥을 탈출한다.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진시황은 노하여 제나라에 있는 진승의 노부를 만리장성 공사장으로 보낸다. 진나라의 궁궐을 빠져나와 자신의 옛집을 찾아간 진승은 아버지가 만리장성 일꾼으로 끌려갔다는 사실을 여동생으로부터 전해 듣고, 만리장성으로 달려간다. 그곳에는 잔금 장군도 끌려와 있었다. 진승은 아버지와 잔금 장군을 구해내려 하지만, 아버지는 자신이 아들의 방해물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진승은 잔금과 함께 잔금이 지휘하던 마적패 본부로 돌아온다. 그리고 병사들을 모아 본격적으로 진나라에 대항해 싸우기로 결심한다. 진시황은 폭정은 점점 더 심해져, 자신의 아들인 황태자마저 죽인다. 그리고 얼마 후 진시황도 사망하게 되는데, 진승과 잔금은 군사를 일으켜 진나라 군대와 싸워 대승한다. 


■ 약간의 평


역사적 사실과 다른 점이 더러 있지만, 영화를 재미있게 하려고 한다는 점에서는 그 정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60년 전에 제작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도 비교적 탄탄하며 스케일도 크다. 용녀를 가운데 두고 벌어지는 진시황과 진승의 사랑 이야기도 재미있다. 어릴 때 이 영화를 본 것으로 기억하는데, 막상 다시 보니 만리장성의 공사터만 기억난다. 위에서 스토리는 간략히 정리하였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상당히 아기자기하다. 지금 봐도 재미있는 괜찮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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