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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Nov 08. 2023

영화: 6번째 날(The 6th Day)

누가 진정한 나이고, 누가 나의 클론인가?

￭ 개요

신은 첫째 날에 빛을 만들었고, 둘째 날에는 하늘과 땅을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 날인 “여섯 번째 날”에는 신이 사람을 만든다. 유전공학을 통해 인간이 생명을 제멋대로 조작하다가 마침내는 인간을 창조하기에 이르렀다. 사람이 인간을 창조하는 날, 이것은 새로운 “여섯 번째 날”이다.

영화 <6번째 날>(The 6th Day)에는 유전공학을 통해 새로운 복제동물을 만드는 기술이 일반화된 가까운 미래에, 법률에서 금하는 인간복제를 하여 그로 인해 생기는 소동을 그린 작품이다.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그의 복제 클론 인간에 대해 적대감과 동질감을 동시에 느끼면서 악당들과 싸워 가족을 지키는 이야기이다. 스토리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역시 아널드 슈왈츠네거가 주연을 한 <토털 리콜>과 어쩐지 좀 비슷한 느낌을 갖게 한다. 이 영화는 2000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 줄거리

때는 근미래인 2010년의 미국. 클론법(통칭 “6D 법”)이 시행되어 민간기업이 생물의 클론을 복제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아담(아널드 슈워제네거 분)은 아주 가정적인 남자인데, 오늘은 그의 생일이다. 어린 딸 클라라는 아버지의 생일날임에도 불구하고 유기체형 장난감인 “심돌”을 사달라고 조른다. 반려견 올리버는 나이가 들어 죽음을 앞두고 있다. 아내 나탈리는 올리버를 복제하고 싶어 하는데, 아담은 클론을 싫어하여 아내의 말을 따르지 않는다.

아담이 운영하는 사설 헬리콥터 회사인 X 챕터에 드러커라는 억만장자가 극비로 예약을 해온다. 드러커는 조종사로서 아담을 지명하였지만, 아담은 생일날이라 가족과 함께 하려고 그 일을 동료인 행크에게 맡긴다. 행크는 아담 대신 헬리콥터를 조종하여 드러커의 가자고 하는 눈 덮인 산으로 가는데, 도착하자마자 드러커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들의 총탄 세례를 받는다.

아담은 딸이 원하는 심돌을 사가지고 집으로 가는 길에 술집에 들렀다. 그곳에서 행크를 만날 예정이 이었는데, 약속시간이 되어도 행크는 나타나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는다. 집에 돌아오니 이미 죽었어야 할 올리버가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다. 아담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정원 숲 속에서 집 안을 몰래 들어다 본다. 아담은 깜짝 놀랐다. 집 안에서는 생일파티가 열리고 있는데, 자신이 아닌 또 다른 아담이 사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는 것이다. 다른 아담은 아내와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몰라 멍해 있는 아담에게 정체불명의 남녀가 다가온다. 그들은 아담에게 인간복제를 금지하는 6D 법을 누군가가 위반하여 인간 클론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집 안에 있는 아담은 아담 자신의 클론이었던 것이다. 정체불명의 남녀는 아담을 기절시켜 어디론가 데려가려고 한다. 그러나 아담한 기절한 척하고 있다가 여자를 인질로 잡고 도망친다. 정체불명의 남녀가 아담을 추격해 온다. 그들은 아담이 자신의 클론의 존재를 알았기 때문에 아담들 죽이려 한다. 아담은 추격을 피하다가 그가 탄 차와 함께 절벽으로 떨어진다.

한편 도시 안에 있는 장기이식연구소에서는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그런데 단상 위에는 죽었어야 할 드러커가 서있다. 드러커는 클론 기술을 지지하여, 클론 기술 전문가인 위어 박사에게 많은 자금을 지원하고 있었다.

아담은 절벽에서 떨어졌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아담은 경찰서로 달려가 그동안에 있었던 일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지만, 오히려 정신병자 취급을 받아 경찰서에 구금된다. 아담은 겨우 경찰서 유치장을 탈출하는데, 그가 탈출하자 곧 그를 쫓던 남녀가 경찰서에 들이닥친다. 아담이 도망친 것을 안 그들은 다시 아담을 죽이려 그를 추격한다.

아담은 행크의 집을 찾아간다. 그런데 설산에서 총을 맞고 죽었던 행크가 살아있다. 아담은 행크와 함께 다시 자신의 집으로 가, 정원 한 구석에서 집 안을 들여다보면서 일의 전말을 행크에게 이야기해 준다. 집 안에서는 또 다른 아담이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 나탈리와 사랑을 나누고 있다. 아담은 분노를 억누를 길이 없어 그를 죽이려고 한다. 그렇지만 막상 죽이려고 하니 또 다른 자신을 도저히 죽일 수 없다. 이때 남녀 암살자들이 아담의 집으로 추격해 오며, 아담은 행크와 함께 행크의 집으로 돌아간다. 알고 보니 진짜 행크는 이미 죽었고, 그의 앞에 있는 행크는 클론이다. 클론 행크는 다시 암살자들의 손에 죽는다.

이대로 쫓기기만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아담은 적들의 본거지인 연구소로 쳐들어 가기로 한다. 직원을 가장하여 연구소 안으로 들어간 아담은 위어 박사를 찾아간다. 위어 박사는 지난번에 아담에게 시력 테스트를 하면서 아담의 신코드를 추출하여 그를 복제했다고 말해준다. 위어 박사를 통해 이번 일의 주모자는 드러커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데 진짜 드러커는 3년 전에 죽었고, 지금의 드러커는 클론이라고 한다.

아담은 가족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서둘러 클라라의 학교로 향한다. 오늘은 클라라의 학예회 날이라 클론 아담과 나탈리 모두 클라라의 공연을 보러 학교로 왔다. 그런데 아담보다 먼저 학교에 도착한 암살자들은 클론 아담의 눈을 피해 나탈리와 클라라를 납치해 간다. 뒤늦게 학교에 도착한 아담은 이미 아내와 딸이 납치당한 것을 알고 클론 아담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그렇지만 클론 아담은 자신이 진짜 아담이라고 고집을 꺾지 않는다. 이제 아담과 클론 아담이 공동 작전으로 납치당한 아내와 딸을 되찾으려 한다. 아담은 암살자와 연구소에서 가져온 드러커의 데이터와 모녀를 교환하자는 협상을 벌인다.

약속한 대로 암살자들은 아담의 사무실로 찾아왔다. 그러나 모녀는 데려오지 않고, 암살자들은 아담과 클론 아담이 탄 헬리콥터를 향해 총을 쏜다. 그러나 이를 예상하고 있던 아담과 클론 아담은 헬리콥터에 타고 있지 않았다. 클론 아담은 암살자들의 눈을 피해 나탈리와 클라라를 구출하기 위하여 다른 헬리콥터를 타고 도시로 향하고 있었다. 진짜 아담은 암살자들에게 잡혀 드러커에게 끌려간다. 진짜 아담은 드러커로부터 놀라운 말을 듣는다. 자신이 바로 클론이라는 것이다.

복제 인간은 눈꺼풀 뒤쪽에 마크가 찍혀있다. 아담도 눈꺼풀 뒤를 보니 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아담은 이제야 진상을 알게 되었다. 헬리콥터를 타고 아내와 딸을 구출해 간 자가 진짜 아담이었고, 자신은 그의 클론이었다. 곧 진짜 아담이 헬리콥터를 타고 이곳에 도착한다. 진짜 아담과 클론 아담은 힘을 합해 드러커 일당과 싸운다. 연구소에서는 일대 격전이 벌어져 두 아담은 드러커를 죽이고 연구소를 불바다로 만든다. 그리고 아내와 딸을 구해 무사히 탈출한다.

클론과 진짜 인간이라는 경계를 넘어 두 사람의 아담은 쌍둥이 같은 인연으로 연결되었다. 그러나 클론 아담은 집에 남아있을 수가 없었다. 클론 아담은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을 하고는 진실을 모르는 아내와 딸에게 이별을 고한다. 행크가 남긴 고양이와 함께 클론 아담은 헬리콥터를 타고 먼바다를 향해 떠난다.

￭ 약간의 평

영화를 감상하면서 이보다 앞서 제작된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토털 리콜>이 떠올랐다. 자신의 잊혀진 과거와 함께 또 다른 자신의 분신과 싸우는 스토리가 <토털 리콜>가 비슷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액션과 스케일 면에서는 이 영화가 <토털 리콜>을 따라갈 수가 없다. 그렇지만 진짜 아담과 클론 아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담을 추격하는 암살자들이 몇 번이나 아담에게 죽으면서도 다시 클론을 통해 부활하는 모습은 약간 짜증이 나기도 한다.

영화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누가 진짜 아담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영화의 거의 후반부에 이르기까지 스토리는 클론 아담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클론 아담이 진짜 아담이라고 믿게 한다. 그렇지만 이런 류의 영화는 언제나 반전이 있다. 이제 팬들도 그런 반전에 익숙해져 잘 속지 않는다. 영화의 반을 넘기면서 진짜 아담이 클론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는데, 결말에 가니 역시 그 예상이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