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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Nov 09. 2023

영화: 욕망의 모호한 대상

매번 자신을 속이는 여자를 잊지 못하는 중년 남자

■ 개요


영화 <욕망의 모호한 대상>(The Obscure Object Of Desire, Cet obscur objet du désir)는 1977년 프랑스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에서는 여주인공 콘치타(Conchita) 역을 프랑스의 까롤 부케와 스페인의 안젤라 몰리나라는 두 배우가 2인 1역을 맡았다. 젊고 아름답고 콘치타는 그에게 빠진 중년의 프랑스 부호 마티유 파베르를 끝까지 속이고 희롱하는 이야기이다. 


■ 줄거리


스페인 남부의 세비야. 평화로워 보이는 이 거리에 테러 사건이 빈번히 발생한다. 5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프랑스 신사 마티유 파베르는 역으로 달려가 파리행 열차 티겟을 산다. 그의 자리가 있는 일등석 콤파트먼트는 4명이 마주 보는 좌석으로, 그를 포함하여 어린 딸을 데라고 탄 여성, 판사, 심리학 교수 이렇게 4명이 앉았다. 함께 앉은 4인은 가벼운 환담을 나누며 기차가 출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때 어떤 젊은 여성이 누군가를 찾는 듯 기차밖에서 뛰어다니며 기차 안을 살펴보고 있다. 그 모습을 본 파베르는 열차의 승강구 쪽으로 간다. 승강구에 있는 파베르를 발견한 젊은 여성은 그를 향해 뛰어와 그에게 말을 건네며 열차에 오르려 한다. 그 순간 파베르는 버켓에 가득한 물을 그녀에게 덮어 씌어 버린다. 이런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사람들이 말을 잃고 있을 때 파베르는 태연히 돌아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신의 자리에 앉는다. 함께 앉은 3명의 승객은 그에게 비난의 눈길을 보낸다.    


파베르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보겠느냐고 함께 앉은 승객들에게 말하며, 승객들도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 자신이 물을 덮어씌운 젊은 여성은 콘치타라고 하는데,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자신이 사촌형인 판사 에드뤌을 저녁 식사에 초대한 날이었다. 그날 처음으로 고용된 웨이트리스 콘치타의 청초한 모습에 완전히 반한 파베르는 밤에 콘치타를 불렀다. 그러나 콘치타는 그 방에서 빠져나가 다음날 파베르의 집을 나가버렸다. 

그녀를 잊지 못한 파베르는 로잔느의 레만 호반에서 우연히 그녀와 다시 만난다. 그녀는 연극을 하는 동료들과 함께 있었는데, 흥행주에게 속아 무일푼 상태라고 한다. 그 말을 들은 파베르는 그녀에게 돈을 준다. 그 일을 계기로 파베르는 파리에 돌아와서 콘치타의 낡은 아파트를 찾았다. 아파트에는 그녀의 어머니가 있었는데, 이곳에서 두 모녀가 어렵게 살고 있다고 한다. 


파베르는 콘치타의 어머니에게 큰돈을 주고는 그녀를 자신의 저택으로 데려가겠다고 했고, 그녀도 승낙하곤 콘치타를 파베르에게 보내겠다고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파베르의 집으로 찾아와야 할 콘치타가 오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파베르는 콘치타의 집을 다시 찾아가는데, 그들 모녀는 이미 이사가 버리고 아파트는 빈집이다. 파베르는 대신 콘치타의 편지를 전달받는데, 자신을 그런 식으로 취급한 파베르에게 몹시 화가 났다는 내용이다.   


파베르는 콘치타가 보고 싶어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이다. 그러던 중 우연히 술집에서 콘치타를 다시 만나고, 그녀를 설득하여 자신의 별장으로 데려간다. 콘치타도 기꺼이 파베르를 따라간다. 밤이 되자 파베르는 콘치타를 자신의 침실로 부른다. 그런데 침대 위에서 그녀의 옷을 벗기자 그녀는 정조대로 무장하고 있었다. 콘치타는 파베르의 욕망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는다. 게다가 그녀가 연극 동료라 소개해주었던 젊은 기타리스트는 알고 보니 그녀의 애인이었다. 그렇게 콘치타는 파베르의 돈만 뺏은 채 젊은 애인과 또 어디론가로 사라져 버렸다.  

파베르는 콘치타를 잃은 마음을 달래기 위해 여행을 하다가 세비야로 왔다. 그런데 그곳에서 우연히 다시 콘치타를 만난다. 콘치타는 어머니와 함께 외롭고 가난하게 지내며, 밤에는 술집에서 플라밍고를 추며 매춘까지 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 콘치타를 보고 마음이 아파 파베르는 그녀에게 집을 사주었다. 그리고 어제저녁 파베르는 콘치타의 집을 찾았다. 그런데 현관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파베르가 연신 초인종을 누르며 문을 흔드는데, 문 안쪽 마당 한 구석 나무 아래에서 콘치타가 보란 듯이 기타 연주자인 자신의 애인을 껴안고 있다. 


마침내 파베르의 분노는 폭발하였다. 날이 밝자마자 바로 파리로 돌아가는 열차표를 끊었다. 그러자 그녀가 그를 뒤쫓아 온 것이었다. 그것도 “저는 처녀예요!”라고 소리치면서. 화가 치민 파베르는 그녀에게 물을 끼얹어버렸고. 이것이 사건의 전말이다. 파베르가 이야기를 마치자 함께 앉은 승객들은 정말 잘했다고 박수를 친다. 


이야기가 끝나고 파베르는 기차에서 내렸다. 그런데 아주 친한 듯이 기다리고 있던 콘치타가 그에게 다가온다. 그리고는 한 바케츠의 물을 그의 머리 위로 뿌려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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