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전 30일의 숙려기간 동안 되찾은 사랑
영화 <30일>은 서로 죽고 못 산다며 결혼한 사랑하는 남녀가 결혼 후 이혼을 결정하지만, 30일 동안의 숙려기간을 통해 다시 사랑을 되찾는다는 내용의 로맨스 코미디물이다. 이 영화는 2023년에 제작되었다.
노정열(강하늘 분)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청년으로서 법대를 졸업하여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아주 우수한 청년이지만 시험 당일 꼭 무슨 문제가 생겨 시험을 망치곤 한다. 홍나라는 육군 장군을 아버지로 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영화 PD 일을 하고 있다. 그녀는 술을 좋아하는 아주 생기발랄한 아가씨로서 모든 행동에는 거침이 없다. 정열과 나라는 강남의 나이트클럽에서 부킹을 통해 처음 만난다. 그러나 그날 나라는 정열의 음흉한 눈길을 보고는 그대로 달아나 버린다.
TV로 야구중계를 보고 있던 정열은 문득 비치는 관중석의 모습에 눈길을 빼앗긴다. 화면 속에는 관중석에서 한 젊은 아가씨가 미친 듯이 춤을 추고 있었다. 그녀는 바로 나라였다. 나라는 며칠 전 그동안 사귀던 남자친구와 이별한 후 그 스트레스를 떨치려 야구장에서 술을 마시고 광란의 춤을 추고 있었던 것이다. 그 모습에 반한 정열은 바로 야구장으로 달려간다. 정열이 야구장에 도착하자 시합은 끝나 많은 관중들이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정열은 인파 사이에서 나라를 발견하고 우산을 씌워준다. 이렇게 정열의 적극적인 대시를 시작으로 둘은 사귀게 되어 6년의 세월이 흘렀다.
정열은 나라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말을 들었다. 나라가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것이다. 나라를 떠나보내게 된 정열은 선배 배기배의 술집에 앉아 술을 들이키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보다 못한 기배의 질책에 정열은 벌떡 일어나 나라의 결혼식장으로 달려간다. 한편 한창 결혼식을 올리고 있던 나라도 갑자기 결혼식장에서 도망쳐 나온다. 결혼식장 앞에서 만난 정열과 나라는 서로를 껴안으며 사랑을 확인한다.
나라와 정열은 결혼하기로 했다. 나라는 정열에게 먼저 자신의 엄마를 만나라고 한다. 정열은 어느 커피숍에서 나라의 엄마 도보배(조민수 분)를 만난다. 도보배는 정열을 보자마자 많은 돈이 들어있는 두둑한 봉투를 던진다. 정열은 놀라서 나라와 절대로 헤어질 수 없다고 말하자, 보배는 그 돈으로 결혼식 준비나 하라고 퉁명스럽게 말을 던진다.
정열은 이번에는 나라의 아버지를 만나러 나라의 집을 찾아갔다. 나라의 아버지인 홍 장군은 완전히 딸바보이다. 그는 정열이 나라와 결혼하겠다고 하자 눈이 뒤집혀 집에서 산탄총을 꺼내와 쏘려고 한다. 사랑하는 내 딸을 데려가겠다니, 이 녀석 죽여버리겠다는 것이다. 정열이 나라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자, 홍 장군은 내가 너보다 두 배는 더 딸을 사랑한다며 총을 휘두른다. 그렇지만 나라가 아빠보다 정열이를 더 사랑한다고 하자 결국 홍장군도 물러난다.
정열과 나라는 결혼식을 올렸다. 그런데 결혼생활이 생각처럼 순탄치 않다. 정열은 사법시험 전날이면 여전히 과민성대장염으로 고생한다. 그런 정열의 괴로움도 모르고 나라는 밤늦게 술에 취해 들어와서는 정열을 괴롭힌다. 그러던 어느 날 정열이 선배 여동생의 결혼식에 간다고 하면서 나라에게 축의금 10만 원을 달라고 하자, 나라는 백수가 무슨 결혼식 축의금까지 내느냐고 비아냥거린다. 이 말을 들은 정열은 머리가 획 돌아버린다.
그날부터 완전히 삐진 정열은 나라가 주는 용돈을 모두 거절한다. 눈 오는 날 차비가 없다며 쏟아지는 눈을 맞고 동태가 되다시피 해서 집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나라가 왜 그러느냐고 따지면 돈도 없는 백수 주제에 무슨 버스를 타냐며 비아냥거린다. 이렇게 서로가 비아냥거리고 깐죽대면서 둘의 사이는 점점 벌어지기 시작한다.
그런 가운데 정열은 마침내 대망의 사법시험을 패스하여 변호사가 되었다. 그리고 변호사 사무실에 취업하여 함께 일하는 후배와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나라도 정열의 변화에 눈치를 챈다. 이렇게 둘의 관계는 점차 악화되어 마침내 둘은 이혼하기로 합의한다. 이혼법정을 찾은 둘은 판사 앞에서도 서로 비아냥거리며 크게 다툰다.
판사는 이혼을 원하는 두 사람의 마음을 알겠다고 하면서 30일간의 숙려기간을 주겠다고 한다. 30일 동안 두 사람의 마음에 변화가 없다면 이혼이 성립하는 것이다. 법원에서 둘은 함께 차를 타고 온다. 차 안에서 둘은 서로 언쟁을 하는 중 갑자기 다른 차가 달려와 옆구리를 받는다. 큰 교통사고로 정열과 나라 모두 병원으로 실려간다.
병원에서 깨어난 둘은 모두 기억을 잃어버렸다. 둘은 잃어버린 자신들의 기억을 찾아 나선다. 정열의 엄마 주숙정, 도보배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두 사람의 기억을 되찾아주기 위해 노력한다. 주숙정이나 도보배 모두 자식들이 이혼을 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둘은 서로의 자식들을 간병하면서 자신들의 자식을 감싸고돈다. 정열과 나라도 이전에 좋았던 기억을 단편적으로나마 하나씩 찾아낸다. 아니 그들은 진짜 기억상실증이 아니라, 기억상실증에 걸린 척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둘은 아마 이혼을 택한 자신들의 결심을 후회하는 듯하다. 그러면서 옛날의 좋은 때를 생각하면서 서로가 다시 조금씩 가까워진다. 한편 주숙정이나 도보배 역시 자기 자식의 역정을 들면서도 두 사람의 재결합을 마음속으로 바라고 있다. 날이 지날수록 정열과 나라는 다시 서로 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함께 하기를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