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춘도 2: 수라전장
난신(亂臣) 위충현의 음모에 맞서 싸우는 금의위의 젊은 무사
￭ 개요
영화 <수춘도 2: 수라전장>(繍春刀II: 修羅戦場)은 명나라 말기의 금의위에 속한 무사를 주인공으로 2014년의 영화 <수춘도>(繍春刀)의 속편으로서 2017년 중국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전작 <수춘도>의 속편이긴 하지만, 이야기의 시점은 오히려 전작을 거슬러 올라간다. 따라서 이 영화는 전작의 내용과는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
￭ 줄거리
참혹한 전쟁이 끝났다.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혼자 살아남은 심연(沈煉)은 적군에게 처형당하려는 자신의 군대 병사 두 명을 발견하고 그들을 구해준다. 그중 한 명의 이름은 육문소(陸文小)라 한다.
전쟁이 끝난 뒤 8년이 지났다. 금의위의 북진무사에 소속되어 매일매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심연은 기루에서 살해된 환관 곽진의 사건을 담당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같은 금위위 소속 무사인 위충현의 조카가 나타나 사건을 가로채려 한다. 그는 금의위에서 심연에 비해 서열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항상 심연에 대해 라이벌 의식을 드러내며, 귀찮게 해 왔다. 위충현의 조카는 심연의 친한 동료에게 억지로 역모의 죄를 씌워 체포하려 한다. 그러자 심연의 동료는 감옥에는 절대 들어갈 수 없다고 하면서 도주한다. 심연이 그를 따라가 설득하지만, 동료는 심연의 눈앞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옛날 전쟁에서 심연이 목숨을 구해주었던 육문소는 지금 금의위에서 심연의 직속 상사로서 근무하고 있다. 육문소가 개입하여 이 사건을 무마하고 심연에게도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 그 대신 곽진의 사건은 남진무사로 이첩하는데 동의했다. 심연과 위충현의 조카는 다른 새로운 밀명을 받게 되었다. 새로운 임무란 그림을 통해 위충현을 비난한 화가 북재(北斎)를 암살하라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심연은 이전부터 북재의 그림에 반하여 그의 그림을 수집하고 있었기 때문에, 혼자서 임무 수행을 위해 가겠다는 위충현의 조카를 따라간다. 그리고 비 오는 밤 북재의 집에 난입해 들어간다.
그러나 그곳에 있는 사람은 아름다운 한 사람의 여자였다. 심연은 며칠 전 강변에서 그 여자를 만난 적이 있었다. 심연은 비로소 그녀가 북재란 사실을 알고 놀라고 있을 때, 위충현의 조카는 북재를 강간하려 한다. 심연이 이를 말리자, 위충현의 조카가 공격을 해와 두 사람 사이에 격렬한 싸움이 벌어진다. 위충현의 조카가 위충현의 위세를 믿고 도발하자, 화가 치민 심연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를 죽여버린다. 그리고는 북재도 피신시킨다. 다음날 아침 심연은 육문소에게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에게 습격을 받았다고 보고한다. 이 사건은 남진무사에 소속된 배륜(裴綸)이라는 무사가 담당하게 되었다.
심연이 집에 돌아오자 편지가 꽂힌 화살이 날아온다. 그 안에는 심연을 만나자고 하면서 만날 시간과 장소가 적혀있다. 심연이 그곳을 찾아가니, 그곳에는 정백영(丁白纓)이라는 여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정백영은 심연에게 금의위의 공문서가 보관된 서고를 불태우라고 요구한다. 심연이 이를 거절하자 둘 사이에 결투가 벌어지는데, 심연이 패배한다. 정백영은 서고를 불태우면 북재를 돌려주겠다고 제안하고, 심연은 이를 수락한다.
다음날 심연이 사전조사를 위해 서고로 가자, 그곳에는 동창의 병사들이 도열해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얼마 전 황제가 탔던 유람선이 침몰되어 물에 빠진 황제가 병에 걸렸다고 한다. 이에 유람선 설계에 대해 조사하러 동창의 요원들이 설계도가 보관된 서고에 왔다는 것이다.
그날밤 심연은 서고에 침입하여 불을 지르기 위해 기름을 뿌린다. 그러다가 문득 동창이 조사한다던 유람선에 관한 기록이 떠올라 이를 찾아내 읽어본다. 그 속에는 얼마 전 기루에서 살해당한 곽진이 황궁 감찰관이었으며, 침몰한 유람선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심연이 유람선 기록을 읽고 있을 때 동창의 조사관이 서고로 들어온다.
심연과 동창의 조사관 사이에 결투가 벌어진다. 조사관의 무기에 불씨가 들어있어서, 싸우는 중 서고에 불이 붙는다. 더욱이 싸우는 중 심연의 복면이 벗겨져 조사관에게 얼굴이 노출되어 버리고 말았다. 어쩔 수 없이 심연은 조사관을 죽인다. 심연은 정백영을 찾아가 서고를 불태웠다고 보고한다. 심연은 그곳에서 그녀의 일당이 황제암살을 모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심연은 정백영에게 유람선 기록을 넘기는 대신 북재를 돌려달라고 한다.
심연이 집으로 돌아오자 배륜이 찾아왔다. 그런데 웬일인지 북재도 함께였다. 배륜은 심연에게 그동안의 일에 대해 알려준다. 북재가 곽진을 기루로 유인한 후, 정백영이 곽진의 입을 막기 위해 살해했다고 한다. 배륜은 자결한 심연의 동료의 친한 친구로서, 자신의 친구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심연을 원망하고 있었다.
육문소는 서고의 화재와 동창의 조사관 살해를 조사하면서 이 모든 일에 심연이 관계되었다는 사실을 눈치챈다. 배륜 도 육문소에게 심연이 비밀을 숨기고 있다고 보고한다. 그렇지만 육문소는 이 사실을 혼자만의 가슴에 간직한다. 이때 정백영과 그녀의 동료들이 나타나 배륜을 죽이려 한다. 배륜은 심한 부상을 입고 강에 몸을 던진다.
심연은 곽진과 육문소가 아는 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북재와 함께 강으로 나갔다가 떠내려오는 배륜을 발견하고 그를 구출해 준다. 늦은 밤 육문소가 심연을 찾아온다. 육문소는 심연에게 서고에 불을 지른 것, 동창의 조사관을 죽인 것, 그리고 위충현의 조카를 살해한 것이 모두 심연의 짓이란 사실을 알고 있지만 자신은 이를 묵살했다고 하면서, 그 이유는 심연이 자신의 생명의 은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육문소는 심연을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심연은 어쩐지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8년 전 심연이 구출해 준 육문소 외의 또 한 사람의 병사가 곽진이었다. 육문소는 황궁 감찰관이 된 그에게 유람선에 손을 쓰도록 하여 황제를 암살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 육문소는 그의 입을 막기 위해 북재를 이용하여 곽진을 암살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이 음모를 알고 있는 북재마저 살해하려 했으나, 심연으로 인해 그 계획이 어긋나 버렸다. 게다가 심연이 배륜마저 구출하였기 때문에 아무리 생명의 은인이라고는 하지만 그냥 둘 수는 없다는 것이다.
육문소는 병석에 누은 황제 대신에 권력을 제멋대로 휘두르는 위충현에 대해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위충현은 권력과 재산을 이용하여 나라를 제멋대로 주무르고 있으며, 나아가서 현 황제를 시해하고 새로운 황제를 내세울 속셈이다. 육문소는 이러한 난신 위충현을 죽이는 것이 자신의 목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심연은 이러한 큰 계획이 육문소 혼자서 계획한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심연과 육문소 사이의 의견이 틀어지자, 군사들이 심연을 습격해 온다. 심연은 북재와 배륜과 함께 비밀통로를 통해 몸을 피한다.
세 사람은 폐쇄된 기루에 숨어 들어간다. 북재는 자신이 배신당했다는 사실도 모르고, 심연이 가진 조선기록을 훔치려고 한다. 심연은 그녀의 마음을 알고 조선기록을 넘겨주고는 탈출시킨다. 그때쯤 위충현에게 불려 간 육문소는 심연, 배륜, 북재가 결탁하여 황제 암살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고한다. 이로 인해 세 사람은 지명수배된다.
북재는 마을에 붙여진 지명수배 방을 보고 다시 심연을 찾아간다. 그녀는 조선 기록을 우두머리에게 제출하겠다고 한다. 이 순간 심연은 이 모든 사건의 배후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심연은 그녀에게 자신이 조선 기록을 갖다 주겠다고 한다.
심연은 마침내 그 배후와 직접 대면한다. 모든 계획을 짜고, 이를 육문소, 정백영, 북재 등을 통해 실행한 사람은 바로 황제의 동생인 신왕(信王)이었다. 신왕의 진정한 노림은 황제 암살이 아니라, 위충현과 그를 지지하는 염당을 제거훈 후, 현 황제인 형을 폐하고 스스로 황제가 되겠다는 것이다. 심연은 그와 교섭하여 북재를 북경 밖으로 피신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신왕은 몰래 육문소와 정백영에게 북재를 암살하라는 명을 내린다.
심연과 배륜이 북재를 피신시키기 위하여 길을 떠날 무렵, 신왕은 위충현의 저택을 방문하고 있었다. 그는 위충현에게 비굴한 모습을 보이면서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자 위충현은 아주 기분이 좋은 듯 다음 황제로 신왕을 밀겠다고 약속한다.
심연과 배륜, 북재가 국경에 다다를 무렵 추격대가 그들을 쫓아온다. 그들은 힘을 합쳐 육문소의 습격을 피해 낡은 줄다리까지 도착한다. 심연은 배륜과 함께 남고 북재만을 도망치도록 한다. 추격대의 길을 막아선 두 사람 앞에 육문소와 정백영이 나타난다. 이들 사이에 격렬한 대결이 벌어지고, 육문소가 쓰러진다. 심연은 더 이상의 싸움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싸움을 그만두자고 하지만, 육문소와 정백영은 끝까지 싸우겠다고 한다. 이때 위충현이 이끄는 군대가 도착한다. 육문소와 정백영도 과감하게 이들과 맞선다. 심연과 배륜도 수많은 병사들과 싸움에 임한다.
보름이 지났다. 북경에서는 황제가 죽고 동생인 신왕이 황위를 계승한다. 위충현은 새로운 황제 등극에 일등공신이라 자처하며 황제의 옆에서 득의의 웃음을 짓는다. 그러나 새 황제는 속으로는 위충현을 혐오하고 있었다. 그는 위충현에게 모든 정사에서 손을 떼도록 명령한다. 그리고 3개월 후 위충현은 실각한 후 봉양으로 유배 가다가 도중에 사망한다.
다음 해 황제는 연호를 종정(宗禎)으로 변경하고, 그 기념으로 죄수들에게 특사를 내린다. 그 속에는 심연의 모습도 보였다. 그는 다시 금의위의 북진무사로 복직하고, 백호로서 새 출발을 한다.
￭ 약간의 감상
이 영화도 전작 이상의 괜찮은 영화이다. 박진감 넘치는 결투신도 좋지만, 미스터리적인 요소도 더욱 진해져 영화가 끝날 때까지 어떤 결말로 기다리고 있을지 예측할 수 없는 아주 흥미진진하다. 요즘 중국 무협영화는 SF적인 기법을 많이 도입하는데, 그런 어설픈 무협영화보다 현실감 넘치는 이 영화가 몇백 배 더 낫다. 후속 편이 또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