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낭인 무사의 이야기
이 블로그에서는 이전에 <포르노 시대극 망팔무사도>(ポルノ時代劇 忘八武士道)라는 영화를 소개한 바 있다.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모든 윤리 덕목을 버린 쓰레기 같은 검객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였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다음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https://blog.naver.com/weekend_farmer/222876531654
오늘 소개하는 영화 <망팔무사도 사부라이>(원제: 忘八武士道 さ無頼)는 <포르노 시대극 망팔무사도>의 속편에 해당하는 영화로서 1974년 일본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코이케 카즈오(小池一雄)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그의 만화를 토대로 영화화된 작품은 20편이 넘는다. 코이케 카즈오에 대해서는 다음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https://blog.naver.com/weekend_farmer/223801527919
망팔(忘八)이란 인간이라면 당연히 갖추어야 할 여덟 가지 덕목인 “인ㆍ의ㆍ예ㆍ지ㆍ충ㆍ신ㆍ효ㆍ제”(仁・義・礼・智・忠・信・孝・悌)를 모두 저버린 인간 말종을 의미하는 말이다.
때는 1662년, 포르투갈 상인 살바도르 빌헬라가 일본과의 무역 허가를 받기 위해 에도를 방문한다. 그들이 시나카와(品川) 숙소거리를 지나갈 무렵, 어느 낭인이 행렬을 습격한다. 그는 상인 일행을 모조리 죽인 후 상인의 아내를 납치하여 어느 숙소로 찾아가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자에게 그녀를 던져준다.
그 남자는 외국 여자를 안아보고 싶다고 낭인에게 부탁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 부탁을 받은 낭인이 포르투갈 상인 일행을 모조리 살해해 버리고 그의 아내를 납치해 온 행동에 질려버려 부탁을 한 남자는 꼬리를 빼기 시작한다. 그러자 낭인은 그 남자를 죽이고, 여자를 강간한 후 여자마저 죽여버린다. 초대형 살인사건에 관헌들이 들이닥쳐 낭인을 체포하려 한다. 그러나 낭인은 관헌들을 닥치는 대로 베어 죽인다. 한참을 그렇게 저항하던 낭인은 이 짓도 이제 싫증이 났다고 하면서 스스로 체포당한다. 그는 혼잣말로 “살아도 지옥, 죽어도 지옥”이라고 중얼거린다. 그 낭인의 이름은 사부라이(さ無頼)란 별명을 가진 규시잇쇼(九死一生)였다.
에도의 후카가와(深川) 지역의 메이와쿠 쵸(迷惑町)에 자리 잡고 있는 망팔(忘八)의 무리들이 규시잇쇼를 탐낸다. 잇쇼의 실력에 반한 망팔자의 두령 다나바시 사이베에(棚橋才兵衛)와 소두목 다르마는 큰돈을 주고 망나니를 매수하여 규시의 목을 베는 시늉만 하도록 했다. 그리고 그들은 가짜로 묘지에 묻힌 잇쇼를 파내어 자신들의 본거지로 데리고 온다.
잇쇼가 정신을 차리니 그곳은 후카가와의 메이와쿠 쵸에 있는 어느 저택이었다. 그는 발가벗은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다나바시는 잇쇼에게 자신들을 망팔의 무리라고 소개하면서 자신들에게 합류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면서 그는 잇쇼에게 “치스이노 켄”(血吸劍), 즉 “피를 빨은 검”을 선물한다. 그것은 대장장이가 자신의 아내를 죽여 그 피로 담금질을 하여 만든 칼이다.
망팔의 무리들은 여자들을 잡아와 요시와라(吉原), 시나카와(品川), 신주쿠(新宿) 등 에도 각지에 있는 유곽과 사창가에 팔아넘기는 일을 하고 있다. 잇쇼가 일단은 망팔의 무리와 함께 하겠지만 마음이 내키면 언제든지 사라지겠다고 하지만, 다나바시는 그건 절대 안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망팔의 무리 내에 있는 남녀 살수단을 소개하면서, 만약 잇쇼가 마음대로 이곳을 벗어나려 한다면 이들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한다. 그러면서 본보기로 발가벗긴 여자를 나무에 묶어 찢어 죽이는 광경을 보여준다.
다나바시는 잇쇼에게 몬쿠마츠(文句松)라는 여자 소두목을 소개해준다. 그녀는 망팔 무리들이 여자들을 잡아 이곳 메이와쿠쵸로 데려오면, 이곳에서 잡아온 여자들을 온갖 고문으로 성노예로 만든 후 경매에 부쳐 여러 유곽에 팔아넘기는 일을 하고 있다. 그날 저녁 메이와쿠 쵸에서는 경매가 성공적으로 끝나 성대한 축하연이 벌어지고 있었다. 다나바시는 잇쇼에게 마음껏 여자를 안아도 좋다고 하는데, 잇쇼는 몬쿠마츠 외의 다른 여자는 안기 싫다며 공언한다.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한 몬구마츠는 권총을 빼들고 한바탕 소란을 벌인다. 그날 저녁 잇쇼는 목욕을 하는 몬쿠마츠를 범한다. 평소 몬쿠마츠의 시중을 들면서 그녀를 사모해 온 사내는 그 광경을 보고 칼로 스스로의 눈을 찌른다.
에도 최대의 유곽인 요시와라(吉原) 측은 막부에 손을 써 요시와라와 시나카와 등 공인 유곽을 제외한 사창(私娼)을 강력히 단속해 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관청에서 사창을 단속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불법 영업을 계속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구로스케(九郞助)라는 조직을 동원하기로 한다. 요시와라의 두령 오몬 시로베는 구로스케 조직을 이용하여 더 많은 여자를 조달한다.
시노라는 여자가 팔려갈 위기에 처했다. 남편이 그녀를 팔아넘긴 것이었다. 시노의 아버지는 그런 사위를 보고 격분한다. 이때 몬쿠마츠가 잇쇼와 함께 나타나 시노의 남편을 내쫓고는 시노를 데려가려 한다. 시노가 왜 그러느냐고 묻자, 남편 대신 아버지가 더 비싼 돈으로 시노를 팔았다고 대답한다. 잇쇼가 시노를 데려 나오려고 하자 구로스케 졸개들이 그 앞을 막는다. 잇쇼는 그들을 모두 죽여 버린다. 시노의 남편과 아버지는 시노를 판 돈을 서로 차지하겠다고 싸운다. 이를 본 잇쇼는 그 둘을 모두 베어버린다. 그 광경을 본 시노는 미쳐버린다.
자신들이 데려와야 할 여자를 빼앗긴 요시와라 측은 격노하여 구로스케를 동원하여 메이와쿠 쵸의 망팔들을 죽이고 여자를 빼앗아 간다. 구로스케 졸개들이 길거리에서 몸을 파는 여자들을 만나 그녀들을 숲으로 데려간다. 그런데 그녀들은 여자 망팔들이었다. 그녀들은 구로스케 졸개들을 죽여버린다. 구로스케 조직은 배로 여자를 조달 중인 망팔의 소두목 다루마를 불태워 죽인다. 이로서 요시와라 측의 구로스케와 메이와쿠 쵸의 망팔들 간에 전면전이 벌어졌다.
망팔의 두령 다나바시는 잇쇼에게 요시와라의 두령 오몬 시로베를 죽여달라고 부탁한다. 잇쇼가 요시와라에 쳐들어갔지만, 오몬 시로베는 내분으로 인해 부하에게 살해당한다. 잇쇼는 요시와라에서 구로스케의 졸개들을 닥치는 대로 벤다. 그러자 구로스케의 두목 무묘엔조(無明炎藏)가 그의 앞을 가로막지만, 그 역시 잇쇼의 칼에 제물이 된다. 잇쇼는 구로스케 무리들을 닥치는 대로 베지만 차츰 위기를 맞기 시작한다. 이때 몬쿠마츠가 마차를 끌고 와 그를 구출해 준다.
메이와쿠 쵸의 두령 다나바시는 다른 속셈이 있다. 요시와라와 힘을 합쳐 에도의 유곽을 독점하여 막대한 부를 쌓으려는 것이다. 그는 몬쿠마츠에게 잇쇼를 왜 구했느냐며 질책하고는 그를 제거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한편 요시와라의 새로운 두령이 된 오미야는 관리를 매수하여 메이와쿠쵸를 쳐부수어 달라고 부탁한다.
다나바시는 잇쇼에게 여자들을 보내 마취약을 탄 술을 마시게 한다. 잇쇼가 술을 마시고 시노와 부둥켜안고 있을 때 총을 든 몬구마츠가 나타난다. 그녀는 잇쇼에게 총을 겨누지만 차마 방아쇠를 당기지는 못한다. 이때 중간 간부가 나타나 몬쿠마츠에게 빨리 쏘라고 재촉한다. 여전히 몬쿠마츠가 총을 쏘지 못하자, 중간 간부가 몬쿠마츠의 총을 빼앗아 몬쿠마츠를 쏘려 한다. 이때 몬쿠마츠를 사모하던 남자가 그 앞을 가로막고 대신 죽는다. 잇쇼가 반격에 나서 중간 간부와 자신에게 마취약을 탄 술을 권한 여자들을 모두 죽인다. 몬쿠마츠는 잇쇼에게 함께 도망가자고 한다. 그때 망팔의 무리들이 몰려오는데, 그 무렵 밖에서는 관헌들이 메이와쿠쵸를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잇쇼와 몬쿠마츠는 망팔의 무리들을 베고 도망친다. 한편 메이와쿠쵸로 쳐들어온 관헌들은 망팔의 무리와 메이와쿠 쵸의 직원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고 여자들을 약탈해 간다. 망팔의 무리는 모두 죽었다. 겨우 숨이 붙어있던 망팔의 두목 다나바시는 마지막 남은 힘으로 요시와라의 새 두령 오미야를 찔러 죽이고 자신도 그 부하들에 의해 난도질당한다.
한편 갈대숲으로 도망치는 잇쇼와 몬쿠마츠를 수십 명의 관헌들이 추격하고 있다. 잇쇼는 이들을 닥치는 대로 벤다. 몬쿠마츠 역시 권총으로 이들을 쏘아 죽인다. 얼마뒤 살아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가 죽은 것인가? 그때 쓰러져 있던 잇쇼가 눈을 뜨고 일어선다. 그리고는 “아직도 지옥에서 살아야 하나”라며 중얼거린다.
코이케 카즈오의 만화는 “폭력과 섹스”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 영화의 전편인 <포르노 시대극 망팔무사도>는 잔인하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잔인하기로는 전편 이상이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피와 살이 튀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스토리는 상당히 탄탄하며, 그래서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