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이언의 처녀(Ryan's Daughter)

주둔군 장교와 불륜의 관계를 갖는 아일랜드의 젊은 아내

by 이재형

■ 개요


영화 <라이언의 처녀>(Ryans Daughter)는 아일랜드 독립전쟁 시 아일랜드의 어느 한촌을 무대로 그곳에 주둔한 영국군 장교와 마을의 젊은 유부녀 로지의 불륜을 그린 작품으로서, 1970년 영국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197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과 촬영상을 수상하였다.


■ 줄거리


때는 1916년 아일랜드의 반영국 봉기가 실패로 끝났다. 아일랜드의 어느 바닷가 “키랄리”라는 한촌, 마을에는 제대로 일자리가 없어 젊은이들은 마을 이곳저곳에 몰려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마을에는 반영국 봉기의 재발을 막기 위하여 영국군 부대가 주둔하고 있었는데, 마을 주민들은 이들에게 적대감을 감추지 않는다.


마을 젊은이들이 마을에서 무리 지어 빈둥거리는 동안 로지는 홀로 해변을 산책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녀는 낡은 옷을 입은 다른 젊은이들과는 달리 예쁜 옷을 입고, 양산을 쓰고 책을 옆에 낀 우아한 자태를 하고 있다. 그러나 로지는 이러한 겉모습과는 달리 속으로는 다른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변화도 자극도 없는 이 따분한 시골생활에 싫증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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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인 찰스(로버트 미첨 분)는 더블린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해변에서 로지를 만난다. 찰스는 얼마 전 아내와 사별하였는데, 그는 이전부터 학생이었던 로지를 사랑하였다. 그러나 나이 차이와 홀아비라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여 그런 생각을 입밖에 꺼낼 수가 없었다. 그런데 로지가 적극적으로 찰스에게 접근해 오며, 자신과 결혼해 달라고 요구한다. 로지가 진심으로 찰스를 사랑해서였는지, 아니면 이 따분한 시골생활에서 뭔가 변화를 갖고 싶었는지 어느 쪽인지는 알 수 없다.


찰스는 그런 로지가 부담스러워 몸을 빼지만, 로지의 적극적인 구애에 결국 결혼을 승낙한다. 두 사람은 콜린스 신부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린다. 로지의 아버지 톰 라이언은 마을에서 선술집을 경영하고 있다. 톰의 선술집은 마을 남자들의 사랑방과도 같다. 톰은 딸의 결혼식날 마을 사람들을 불러 성대한 파티를 연다.


마을사람들의 축복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결혼은 첫날밤부터 비틀거리기 시작하였다. 찰스는 로지의 격렬한 사랑의 요구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다른 모든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남편이었으므로 로지의 슬픔은 커졌고, 찰스는 또한 이것을 극복하기 위하여 일에 열중하였다. 그러면서도 로지는 콜린스 신부에게 자신의 안타까움을 고백하고, 결국은 찰스와 정면으로 부딪히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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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마을 근처 영국군 수비대에 새로운 수비대장으로서 “랜돌프”가 부임해 온다. 랜돌프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전사로서, 다리에 부상을 입어 다리를 절고 있다. 콜린스 신부의 일을 거들어 주고 있는 마이클은 저능아로서, 다리마저 절고 있다. 마이클은 마을 사람들로부터 놀림감이 되고 있다. 그런 마이클은 자신처럼 다리를 저는 랜돌프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그에게 접근한다.


어느 날 랜돌프는 로지가 일하고 있는 그녀의 아버지의 선술집을 찾아온다. 술을 마시려던 랜돌프는 갑자기 전쟁후유증으로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진다. 로지는 쓰러진 그를 돌보다가 그에게 마음이 끌린다. 랜돌프 역시 그녀에게 마음이 끌린다. 다음날 로지는 아버지가 사준 말을 타고 랜돌프와 약속한 숲 속으로 가서 그와 사랑을 나눈다. 그런데 이 광경을 마이클이 목격하고 말았다. 찰스는 저녁에 돌아온 아내의 옷이 흐트러지고 흙이 묻어있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냐고 묻지만, 로지는 별일 아니라고 거짓말을 한다. 찰즈는 아내의 변화에 불신의 마음을 갖지만 그녀가 불륜을 저지르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어느 날 찰스는 학생들을 데리고 해변으로 간다. 그곳에서 찰스는 랜돌프와 로지의 발자국을 발견한다. 두 사람의 발자국은 바닷가 절벽 아래에 있는 동굴로 향하고 있었다. 그는 깊은 마음의 고통을 느끼며, 과연 자신이 로지에게 어울리는 남편일까 스스로 자문한다. 동굴에서 랜돌프의 단추를 발견한 마이클은 둘의 불륜을 떠들고 다닌다. 로지는 간통녀로서 마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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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폭풍우가 내려치는 밤, 아일랜드 독립운동의 지도자 팀은 동지들과 함께 톰의 술집을 찾아온다. 톰은 이전부터 독립운동 단체들과 연락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한 톰은 마을사람들 몰래 영국군의 정보원 역할도 하고 있었다. 팀 일행이 이 마을로 온 것은 독일이 아일랜드 독립군을 지원하기 위해 무기를 바다로 흘려보냈는데, 그 무기들이 이곳 키랄리 해변으로 밀려올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팀 일행은 밀려온 무기를 수습하여 돌아갈 계획이다.


다음날 새벽 팀 일행은 해안으로 나간다. 해안에는 폭풍으로 인해 큰 파도가 무섭게 치고 있었다. 팀 일행 몇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무기들을 수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들이 파도를 맞으며 힘겹게 무기를 찾아 수습하고 있을 때 언덕길로 수많은 마을사람들이 몰려온다. 톰으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들은 마을사람들이 독립군을 돕기 위해 모두 이곳으로 달려온 것이었다. 마을사람들은 힘을 합해 해변에 떠밀려온 무기상자들을 거두고, 상자가 부서져 해변에 흩어진 총알들을 줍는다.


마을사람들의 도움으로 드디어 팀 일행은 모든 무기를 무사히 수습하여 트럭에 적재하였다. 팀 일행은 마을사람들에게 감사하며 무기를 실은 트럭을 타고 본부로 돌아가려 한다. 그들이 해변의 언덕을 넘어서 비포장 도로로 들어서자 그곳에는 랜돌프가 이끄는 영국 수비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팀 일행을 모두 체포한다. 밀고자는 톰 라이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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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으로 랜돌프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증오는 불타올랐다. 랜돌프는 조용한 이 마을로 부임해 와 마음의 상처를 어느 정도 치유한 듯했으나, 그의 마음은 다시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중 찰스는 랜돌프와 로지의 정사 장면을 목격하고 만다. 그렇게도 인내심이 강했던 찰스였지만 결국은 참지 못하고 속을 끓이다가 이틀간이나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 작은 마을이라 이 소식은 금방 마을사람들에게 퍼졌다. 로지도 항상 온후했던 찰스를 생각하면 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마을사람들은 팀 일행을 영국군에게 팔아넘긴 것은 로지임이 틀림없다고 확신하고, 그녀를 마을 재판에 넘긴다. 로지는 밀고자는 바로 자신의 아버지란 사실을 눈치채었지만, 아버지의 죄를 스스로 덮어쓰기로 한다. 옷을 뜯기고 머리가 깎인 로지를 보고, 찰스가 몸으로 그녀를 보호하면서 스스로 마을사람들의 매질을 받는다. 그때 콜린스 신부가 나타나 만행을 중지하라고 마을사람들을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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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해변을 걷던 마이클은 혼자 바위 위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랜돌프를 발견한다. 그는 다시 로지를 알기 이전의 남자, 서부전선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던 남자로 되돌아가 있었다. 그는 마이클이 보는 앞에서 권총으로 자살하고 만다.


한편 찰스는 로지를 놓아주려고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그녀에 대한 사랑은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나 결국 파국의 날은 오고 만다. 두 사람은 차가운 마을사람들의 시선을 속이기 위해 사이좋은 부부로 가장하여 마을을 떠나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거짓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두 사람 스스로 잘 알고 있다.


■ 약간의 감상


이 영화의 원제목은 “Ryans Daughter”, 즉 라이언의 딸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라이언의 처녀”라고 제목을 바꾸었다. 이 영화의 전체 이야기는 주인공인 젊은 유부녀 로지의 불륜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차리리 “라이언의 유부녀”라고 했으면 맞을 것을 왜 그런 제목을 붙였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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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내가 고등학교 시절 우리나라에서 상영되어 특히 학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는데, 당시 나는 이 영화를 보지 못하고 지금에야 감상하게 되었다. 당시 영화 광고에서는 “순애보적인 사랑”을 그린 영화라고 선전하였고, 그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이 이 영화를 감상하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 그런데 막상 이 영화를 보니 그냥 불륜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이다. 당시 왜 그런 광고로 젊은이들을 유인했는지 모르겠다.


이 영화는 2개 부문에서 아카데미상을 수상하였고, 비평가들에 의한 평가도 좋은 편이었다. 나는 이 영화가 어떤 점에서 그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지 알기 어려워 자료를 찾아보았다. 이 영화에 대한 호평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아일랜드의 웅장한 자연을 뛰어난 촬영기법으로 잘 표현하였다고 한다. 이건 나도 동의한다. 영화 속에 나타난 아일랜드의 자연, 특히 해안의 풍경은 너무나 아름답다. 특히 폭풍우가 치는 날의 새벽 마을사람들이 무기를 수습하러 해변으로 갔을 때 격렬히 몰아치는 파도와 해변풍경은 정말 압권이었다.

둘째, 저능아이자 다리 장애인인 마이클의 연기가 너무나 훌륭했다고 한다. 이 역시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연기는 과연 아카데미 조연상을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을 정도로 훌륭했다.


이 두 가지를 제외하고 영화를 평가하라면 한다면, 글쎄... 내게는 그다지 큰 감동을 주는 영화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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