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독일로 밀항한 아프리카 난민의 삶

by 이재형

▪ 개요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Die Geschichte vom Franz Biberkopf)은 독일 작가 알프레드 되블린(Alfred Döblin)이 1929년에 발표한 소설로, 1920년대 베를린을 배경으로 한 그의 대표작이자 현대 독일 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작품은 1931년 처음 영화화되었고, 1980년에는 14부작 TV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이 고전을 현대 베를린을 배경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상영시간 183분의 장편 영화이며 2020년에 제작되었다. 제70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 줄거리


아프리카에서 배를 타고 유럽으로 밀입국하려던 프랜시스는 폭풍으로 배가 전복되며 혼자 살아남는다. 함께 떠났던 연인은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불법체류자인 프랜시스는 열악한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처우는 형편없지만, 그의 처지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 어느 날, 마약상 라인홀트가 노동자 숙소를 찾아와 함께 일할 사람을 찾는다. 그는 프랜시스를 처음 본 순간부터 마음에 들어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지만, 프랜시스는 이를 단호히 거절한다.

21.jpg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Berlin.Alexanderplatz.2020.1080p.BluRay.x264-UNVEiL.mkv_000245412.png

얼마 후 작업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프랜시스는 다친 동료를 감싸다 현장감독과 충돌한다. 결국 그는 해고되고, 갈 곳이 없어진 프랜시스는 어쩔 수 없이 라인홀트를 찾아간다.


라인홀트는 다양한 여성들과 관계를 맺고는 곧 혐오감을 느끼는 왜곡된 성향을 지닌 인물이다. 그는 자신이 만났던 여성을 프랜시스에게 넘기며 일종의 쾌감을 느끼는 사이코패스적 기질을 보인다. 라인홀트는 프랜시스에게 마약 판매를 제안하지만, 프랜시스는 범죄에 연루되기를 거부한다. 그러자 그는 프랜시스에게 알렉산더 광장의 마약상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일을 맡긴다. 이때 프랜시스는 "프란츠"라는 독일식 이름을 부여받는다.


프랜시스는 라인홀트를 따라간 나이트클럽에서 나이지리아 출신의 댄서 에바를 만난다. 라인홀트가 건넨 약에 취해 귀가하던 프랜시스는 길거리에서 의식을 잃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에바의 방이었다. 두 사람은 사랑을 나누고, 에바는 라인홀트가 위험한 인물이라며 경고한다.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Berlin.Alexanderplatz.2020.1080p.BluRay.x264-UNVEiL.mkv_003569191.png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Berlin.Alexanderplatz.2020.1080p.BluRay.x264-UNVEiL.mkv_003591296.png

라인홀트는 보석상 강탈을 계획한다. 무심코 동행한 프랜시스는 자신이 강도에 가담하게 되었음을 깨닫고 벗어나려 하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다. 강탈 후 도주하는 중, 라인홀트는 프랜시스를 터널 안에서 차 밖으로 밀어버린다. 도로 위에 떨어진 그는 지나가던 차량에 치여 왼팔을 잃는 중상을 입는다.


프랜시스는 에바의 도움을 받아 회복하나, 에바는 더 이상 그를 돌볼 수 없어 친구 미체에게 부탁한다. 매춘부인 미체는 처음엔 프랜시스를 냉대하지만 점차 마음을 열게 되고, 둘은 서로에게 의지하는 관계로 발전한다. 어느 날 마약에 취한 손님에게 폭행당한 미체를 위해 프랜시스가 보복을 하며,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깊어진다.


프랜시스는 여전히 밀항 당시 연인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며 악몽에 괴로워한다. 미체는 그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프랜시스는 자신의 무력함을 느끼며 자존감에 상처를 입는다. 그는 다시 라인홀트를 찾아가 격렬한 말다툼을 벌이지만 결국 화해하고, 본격적으로 마약 밀매에 가담하게 된다. 이후 라인홀트의 조직과 리비아 출신 난민 조직 간의 충돌에서 프랜시스는 망치를 휘둘러 상대 조직을 물리치며 두각을 나타낸다. 조직의 우두머리인 푸무스는 그의 능력을 인정하고 파격적으로 대우한다.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Berlin.Alexanderplatz.2020.1080p.BluRay.x264-UNVEiL.mkv_005729807.png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Berlin.Alexanderplatz.2020.1080p.BluRay.x264-UNVEiL.mkv_006051462.png

어느 날 강도 사건에 가담한 후 도주 중, 푸무스의 차가 전복된다. 평소 그에게 앙심을 품고 있던 라인홀트는 푸무스를 구하지 않고 오히려 그 위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질러 살해한다.


한편, 미체는 임신 사실을 프랜시스에게 알린다. 그는 라인홀트를 찾아가 푸무스 살해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여권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과거 라인홀트처럼 불법 체류자 숙소를 돌며 마약 밀매 인원을 모집한다. 이제 자신이 "성공했다"고 여긴 그는, 이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선언한다.

“나는 독일인이다!.”


임신한 미체는 매춘을 그만두고, 프랜시스에게 더 이상 라인홀트와 엮이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한다. 그러나 프랜시스는 그녀의 만류를 뿌리치고 라인홀트의 파티에 참석한다. 마침 그때 미체에게 손님을 소개하는 전화가 걸려오고, 프랜시스에 대한 반항심에 휩싸인 그녀는 다시 거리로 나선다. 그러나 그녀에게 소개된 손님은 바로 라인홀트였다. 그날 밤 프랜시스는 라인홀트를 집으로 초대한다. 라인홀트와 미체는 마주하게 되고,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된다. 미체는 프랜시스에게 라인홀트와 관계를 끊어달라고 눈물로 호소한다.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Berlin.Alexanderplatz.2020.1080p.BluRay.x264-UNVEiL.mkv_007549083.png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Berlin.Alexanderplatz.2020.1080p.BluRay.x264-UNVEiL.mkv_007759293.png

다음날, 라인홀트는 미체에게 전화를 걸어 프랜시스가 왜 왼팔을 잃었는지를 알려주겠다며 그녀를 숲으로 유인한다. 미체는 그곳에서 라인홀트에게 목 졸려 살해당한다. 이후 라인홀트는 프랜시스를 찾아와, 자유를 주겠다며 그의 곁을 떠나도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곧 경찰이 들이닥쳐, 프랜시스를 미체 살해 혐의로 체포한다. 라인홀트도 별건인 폭행 혐의로 함께 구속된다. 감옥에서 프랜시스는 매일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며 중얼거린다.

“나는 그저 착한 사람이 되고 싶었을 뿐이었다.”


몇 년 후, 프랜시스는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다. 교도소 정문 앞에는 에바가 기다리고 있었고, 그녀는 어린 소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 그 아이는 바로 미체의 아기였다. 미체는 세상을 떠났지만 아이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프랜시스는 아이를 끌어안는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