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야쿠자 절창(やくざ絶唱)
여동생에게 과도한 집착을 보이는 야쿠자의 밑바닥 삶
▪ 개요
영화 <야쿠자 절창>(원제: やくざ絶唱)은 야쿠자인 오빠가 여동생에 대해 이상할 정도로 품고 있는 애정을 그린 영화로서, 1970년에 제작되었다. 이 시기에 제작된 야쿠자 영화들이 대개 야쿠자들의 의리와 의협을 그렸지만, 이 영화는 야쿠자들의 밑바닥 삶을 실감 있게 그리고 있다.
▪ 줄거리
야쿠자 조직인 이시카와 구미(石川組)의 간부인 다테마쓰 미노루(立松実)는 거친 성격으로 싸움에는 이력이 났으나, 경찰만 보면 움츠러든다. 그는 애인인 카나에(可奈江)와 여동생인 아카네와 함께 살고 있다. 미노루와 아카네는 아버지가 다른 남매 사이인데, 그들의 어머니는 이미 사망하였다. 아카네는 여고 3학년이다. 미노루는 이상할 정도로 아카네에게 집착하여 그녀에게 다가오는 남자들은 모조리 때려눕힌다. 그들의 어머니는 어떤 남자의 첩으로서 항상 남자에게 의지해 살아오다가 사망하였다. 그녀는 항상 아카네에게 자신과 같은 여자가 되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남매는 같은 어머니이지만 아버지는 서로 다르다.
어느 날, 한 중년 남자가 젊은이를 데리고 미노루의 집에 찾아온다. 그는 바로 아카네의 친아버지인 다이마루로서, 함께 온 젊은이는 그의 양자인 유지(裕二)였다. 다이마루는 미노루에게 아카네를 만나게 해달라고 사정하지만, 미노루는 화를 내며 그를 쫓아버린다.
아카네는 학교에서 책을 읽다가 새로 부임한 교사인 카이즈카(貝塚)와 이야기를 나눈다. 둘은 서로 호감을 갖는다. 아카네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취직하겠다고 말하는데, 카이즈카는 아카네가 공부를 잘하니 대학에 가라고 권유한다. 그렇지만 아카네는 자신의 오빠가 야쿠자이므로 더 이상 그에게 신세를 질 수 없다고 하며 취직을 고집한다. 카이즈카가 집에 소설이 많다고 하자, 아카네는 소설을 빌리러 한 번 찾아가겠다고 말한다.
이시카와 구미의 두목은 미노루에게 또 다른 야쿠자 조직인 동풍회(東風会)의 두목 도노야마(殿山)가 부하들을 데리고 자신의 구역을 침범하고 있다며, 그를 죽이라고 명령한다. 그렇지만 미노루는 괜히 살인을 해서 아카네를 두고 감옥에 들어갈 수는 없다고 생각하여 즉답을 피한다. 카나에는 룸살롱에서 일하고 있다. 그녀는 미노루와 함께 살지만 미노루가 항상 여동생 아카네에게만 신경을 써서 늘 불만이다. 이날도 카나에는 집에 돌아와 미노루에게 자신은 생각하지 않고 여동생만 챙긴다고 소리 지르자, 화가 난 미노루는 카나에를 때린다. 그러자 아카네는 더 이상 함께 살 수 없다며 집을 나가버린다.
미노루는 도노야마가 자신의 구역 안에 있는 터키탕에 드나들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를 해칠 기회를 노리고 있다. 한편 아카네는 자신에게 과도하게 집착하는 오빠를 견딜 수 없어 그로부터 떠나려 한다. 아카네는 미노루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카이즈카의 아파트를 찾아가 처녀를 바친다. 그 후 아카네는 집으로 돌아와 그 사실을 말하고, 둘은 크게 싸운다. 자신이 그렇게 사랑하였던 여동생이 다른 남자에게 처녀를 잃었다는 사실을 안 미노루는 아카네에게 멋대로 하라고 소리치고는 카나에가 일하는 룸살롱에 가서 술을 마신다. 그때 동풍회의 졸개 몇이 카나에에게 행패를 부리는 것을 보고, 미노루는 그들을 때려눕힌다. 곧 경찰이 달려오자, 미노루는 경찰에게도 주먹을 휘두르다가 체포된다.
미노루의 징역형이 확정되었다. 아카네가 면회를 가자 미노루는 아카네에게 자신의 통장을 숨겨둔 곳을 알려주고, 그것은 아카네를 위해 저금해 둔 돈이라며 마음대로 쓰라고 한다. 미노루의 동생뻘인 혼다(本田)가 면회 와서 미노루가 도노야마를 죽이는 것이 겁나 일부러 감옥에 갔다고 모두들 비웃고 있다는 말을 전해준다. 이시카와 구미의 두목이 보석금을 내주어 미노루는 감옥에서 풀려났다. 그는 기다리고 있는 조직원들 앞에서 반드시 도노야마를 죽이겠다고 말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 무렵 유지가 아카네를 찾아와 그녀의 아버지인 다이마루가 사망했다고 알려준다. 그러면서 유지는 꼭 함께 문상을 가자고 설득한다. 아카네는 내키지 않았지만 유지의 간곡한 부탁에 그를 따라간다. 그러나 다이마루의 아내 리에(里枝)는 자신이 남편의 첩인 아카네의 어머니 때문에 얼마나 고통을 겪었는지를 말하며 아카네를 냉정하게 쫓아낸다.
사귀고 있던 아카네와 유지는 이날 밤 매듭을 짓는다. 한편, 미노루는 실제로 리에를 만나 다이마루의 유산을 아카네와 나누라고 위협한다. 리에가 거절하자 유지를 다치게 하겠다고 협박해 1,000만 엔을 빼앗는다. 아카네는 미노루의 무자비한 행동에 화가 나지만, 유지는 “결혼하면 결국 우리의 돈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아카네의 집을 찾아간다. 쫓겨난 아카네의 뒤를 유지는 따라나가 자신이 얼마나 아카네를 사랑하는지 고백한다. 그날 밤 두 사람은 하나가 된다.
유지는 리에에게 아카네에게도 상속권이 있다고 하며 유산을 나누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리에는 단호히 거절한다. 그 사실을 안 미노루는 리에를 찾아가 유산을 나누라고 말하지만 리에는 또다시 거절한다. 그러자 미노루는 그녀를 위협해 결국 1,000만 엔의 돈을 빼앗는다. 현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10억 원 정도 되는 금액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아카네가 화를 내지만, 유지는 우리가 결혼하면 결국 모두 우리 돈이 된다고 말하며 아카네를 달랜다. 유지가 아카네에게 결혼을 신청하지만, 아카네는 오빠의 승낙을 받아보라며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유지는 아카네와 함께 미노루를 찾아가 결혼을 허락해달라고 말한다. 그러나 미노루는 당장 아카네 곁에서 떠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그러자 유지는 죽어도 좋다며 애원한다. 그 모습을 본 아카네는 유지에게 “오빠를 죽이면 함께 살 수 있다”고 말하지만, 유지는 그럴 수는 없다고 말한다. 아카네는 유지에게 나가라고 소리치고, 유지는 힘없이 집을 나간다.
아카네는 칼을 집어들고 “오빠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라며 소리친다. 미노루는 그런 아카네를 진정시키고는 “네 마음대로 살라”며 집을 나온다. 그리고 유지를 찾아가 아카네를 부탁한다고 말하고는 홀로 어디론가 떠난다. 미노루는 도노야마가 있는 터키탕을 찾아가 도노야마의 방으로 난입한다. 놀란 도노야마를 보고 미노루는 권총을 뽑아 쏜다. 여러 발의 총을 맞은 도노야마는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진다. 옆방에서 대기 중이던 도노야마의 부하들이 총소리에 놀라 방으로 들이닥치고, 자신들의 두목을 죽인 미노루에게 총을 발사한다. 온몸에 총알을 맞은 미노루는 여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죽어간다.
▪ 약간의 감상
대개의 야쿠자 영화에서는 야쿠자들의 생활을 낭만적으로 그리고 있다. 그들이 의협심으로 살아가며 경제적으로도 어렵지 않은 생활을 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에 비해 이 영화에 나오는 야쿠자의 삶은 리얼하다. 그들이 얼마나 난폭하고 잔인한지, 그리고 얼마나 비참한 밑바닥 생활을 보내는지를 잘 보여준다.
거친 야쿠자 생활을 하고 있는 주인공 미노루에게 있어 여동생 아카네는 그야말로 여신이며, ‘피안의 꽃’이다. 그는 그런 여동생을 세속의 온갖 풍파로부터 지키려 하며, 그것이 애정으로까지 발전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오빠에 대해 아카네는 벗어날 수 없는 속박감을 느낀다. 그리고 거친 야쿠자 생활을 이어가는 오빠가 싫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에게 집착하는 오빠의 사랑을 느낀다. 남매 사이에 이루어질 수 없는 슬픈 사랑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