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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스트 오브 에너미

소통을 통해 인종 갈등을 해결하는 두 남녀

by 이재형

■ 개요


영화 <베스트 오브 에너미>(원제: The Best of Enemies)는 실화를 바탕으로 미국의 인종 충돌과 대화로써 이것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2019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오샤 그레이 데이비슨(Osha Gray Davidson)이 쓴 논픽션 "The Best of Enemies: Race and Redemption in the New South"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1971년 미국 남부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을 배경으로, 인종 차별 철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흑인 민권 운동가와 KKK단 리더 사이의 갈등과, 대화를 통해 이를 풀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 KKK단에 대하여


KKK(Ku Klux Klan)단은 백인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미국의 폭력적인 비밀결사 단체로, 미국 역사에서 가장 악명 높은 증오 단체 중 하나이자 인종 차별과 폭력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들은 백인만이 우월하다고 믿으며, 다른 인종(특히 흑인), 유대인, 로마 가톨릭교회 신자, 이민자 등을 적대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념을 위해 테러, 폭력, 협박, 린치, 방화 등을 서슴지 않고 자행했다. 그들은 철저한 위계질서를 지키고 있으며 흰 두건과 몸 전체를 덮는 로브를 착용하여 신분을 숨긴다.


KKK단은 남북전쟁 직후 남부군 퇴역 군인들이 사교 클럽 형태로 시작했으나, 점차 흑인 해방에 대한 백인들의 반발심이 극단화되면서 폭력적인 테러 단체로 변모했다. 1870년대 연방법에 의해 이 단체는 형식적으로 해체되었으나, 지하 조직으로서 존속해 왔다. 그동안 성쇠를 거듭하다가 1960년대 이후 민권 운동의 확산과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세력이 약화되었지만, 현재까지도 소규모 분파들이 존재하며 산발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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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1971년 미국 남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더럼’이라는 작은 도시. 이곳에서는 백인들과 흑인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앤 애트워터는 흑인들의 평등한 권리와 더 나은 주거 환경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지역 사회 흑인 민권 운동의 리더이다. 그녀는 시의회에서 백인 집주인이 흑인들에게 과도하게 높은 월세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리도 제대로 해주지 않고 있다고 격렬히 항의하지만, 백인들로만 구성된 의회는 그녀의 말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한편 KKK단 더럼 지부장인 CP 엘리스는 KKK단 집회 연단에 올라 흑인으로부터 백인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는 데 KKK가 앞장서야 한다는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그는 마을에서 주유소를 경영하고 있으며, 아들 래리는 다운 증후군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


어느 날 앤의 딸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불이 나는 바람에 흑인 아이들은 학교에 갈 수 없게 되었다. 이 마을에 다른 초등학교라고는 백인들만이 다니는 더럼 초등학교뿐이다. 흑인 아이들이 수업을 받기 위해서는 더럼 초등학교로 갈 수밖에 없다. 이에 흑인들은 흑백 초등학교가 통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백인들은 아이들을 흑인들과 같이 수업받게 할 수 없다며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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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는 불에 탄 흑인 학교 건물에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고, 전미흑인지위향상교회(NAACP)는 시를 상대로 학교를 통합해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흑백 주민들로 이루어진 집중조정회의(Charrette)를 구성하고, 여기서 결정을 내리라는 판결을 내렸다. 샤레트의 중재자로는 이러한 일에 경험이 많은 흑인 빌 리딕을 초빙하였다.


빌은 샤레트의 공동 의장으로 흑인 측에서는 앤, 백인 측에서는 CP를 추천하였다. 두 사람은 모두 서로를 불신하여 공동 의장을 거절하지만, 제대로 싸우려면 적을 알아야 한다는 빌의 설득에 결국 두 사람 모두 공동 의장직을 수락한다. 빌은 학교 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주민들의 토론을 계속하되 2주 후 마지막 날에는 투표로써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하였다. 그리고 투표는 백인 및 흑인 각 측에서 추천하는 각각 6명, 모두 12인의 투표인단에 의한 공개투표로 이루어지도록 하되, 가결 정족수는 2/3로 한다고 하였다. 샤레트 회의장에서는 백인과 흑인이 앉는 장소가 구분되었다.


의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흑인 학생의 수업이 백인 학생들보다 1년 뒤처진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 이유는 흑인 아이들에게는 1년 늦은 교과서가 지급되었기 때문이었다. 논쟁은 점점 더 치열해진다. 하루는 회의가 끝난 후 흑인 목사가 흑인 백인 다 함께 찬송가 가스펠을 부르자는 제안을 한다. 그렇지만 백인들은 그 찬송가가 흑인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라면서 거절하고 퇴장한다. 백인 대표는 회의장 입구에 KKK단의 의상을 전시하자는 제안을 하며 도발한다. 그러나 중재자인 빌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인정하여, 회의장 입구에는 KKK단의 복장과 선전 책자를 전시하고, 회의가 끝난 후에는 가스펠 노래를 부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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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젊은 흑인 남성이 KKK단 의상과 소책자가 전시되어 있는 스탠드를 부수려고 했지만 앤이 그를 막는다. 그리고는 이것을 파괴하는 대신 전시된 KKK단의 소개 책자를 읽고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라고 설득한다. 빌은 흑인과 백인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식당의 자리를 지정하여 나란히 앉힌다. 앤과 CP는 얼굴을 맞대고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식사를 한다.


CP는 다운 증후군을 앓고 있어 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들 랠리가 발작을 일으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랠리가 입원해 있는 병실에 새로운 정신병자가 입원했는데, 그의 행동을 보고 랠리가 발작을 일으킨 것이었다. CP는 다른 병실로 옮겨 달라고 했지만 간호사로부터 규칙상 불가능하다는 대답을 듣는다. 그러면 1인실로 옮기겠다고 했지만, 1인실은 입원비가 너무 비싸 그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이때 앤이 나타나 아는 간호사와 협상하여 랠리를 다른 병실로 옮겨 준다. CP는 앤에게 고마움을 느꼈지만, 솔직히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내 일에 상관하지 마"라고 퉁명스러운 말을 던진다. 그러자 앤은 "난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야"라며 말을 받는다.


이제 투표를 해야 할 날이 다가왔다. 투표할 대표가 선출되었다. 흑인 측 6명의 대표는 당연히 학교 통합에 찬성할 것이다. 그러나 이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2/3의 가결 정족수를 넘기기 위해 백인 측에서 2명의 찬성표가 나와야 한다. 마을에서 철물점을 경영하는 리도 대의원으로 선정되었다. 그런데 그의 철물점은 종업원은 물론 지배인까지도 모두 흑인이다. CP는 리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리는 지배인은 베트남 전쟁에서의 전우였으며, 그는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믿는 사람이라고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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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들은 학교 통합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는 사람으로 리와 한 명의 여성을 지목한다. 그날 오후 리의 철물점에 경찰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리의 가게가 소방법을 위반했다고 하면서 즉시 가게를 폐쇄하라고 명령한다. 그러면서 내일 만약 리가 학교 통합안에 반대표를 던진다면 없었던 일로 하겠다고 한다. 여성 대의원이 자신의 집에 들어가자 흉악하게 생긴 두 사람이 집에 숨어 있다가 나타난다. 그들은 여성 대의원에게 내일 반대표를 던지라고 협박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만두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사라진다. CP는 이 사실을 알고 KKK단에 대해 매우 실망한다. 그날 밤 KKK단 회의가 열려 CP는 최고의 지부장으로 인정받는다.


투표 당일 세 가지 안건이 올라왔는데, 앞의 두 안건은 무난히 통과되고 마지막 안건인 학교 통합에 대한 투표가 시작되었다. 대의원들은 한 명씩 연단에 올라가 찬반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힌다. 백인과 흑인 대의원이 번갈아 가며 한 사람씩 올라가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 예상대로 흑인 대의원은 찬성, 백인 대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철물점 사장인 리는 연단으로 올라가 단호히 찬성표를 던진다. 그렇지만 협박을 받았던 여성 대의원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반대 입장을 밝힌다. 백인들은 환호성을 올린다. 이것으로 학교 통합 건은 반대로 결정되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CP 한 사람만 남았는데, KKK 지부장으로서 인종 통합에 가장 반대하는 그가 학교 통합에 반대표를 던질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연단에 오른 CP는 주민들을 향해 자신의 입장에 대해 연설한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가를 밝히며 KKK 회원증을 꺼내 찢어 버린다. 그런 뒤 그는 찬성표를 던진다. 학교 통합안이 찬성으로 가결되었고, 흑인들의 기쁨의 환성이 강당을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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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가 집에 돌아와 있으니 주유소에 불이 났다는 연락이 왔다. CP가 배신했다고 생각한 백인들이 불을 지른 것이었다. CP가 달려가서 큰 사고 없이 겨우 불을 껐다. 그러나 저장된 많은 양의 휘발유가 불타 버렸다. 얼마 뒤 도매상이 찾아와 휘발유를 보충할 것이냐고 묻는다. 그러나 CP는 이제 손님도 없을 것이라며 거절한다. 한 명뿐인 직원은 주유소 경영이 어려울 것 같으니 자신을 해고해도 좋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CP는 "걱정 말고 일이나 하라"며 격려한다. 그러나 주유소는 손님이 없어 멀지 않아 폐업해야 할 것 같다.


조금 있자니 앤이 찾아온다. CP는 곧 주유소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러자 앤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그 말과 동시에 흑인이 운전하는 차가 주유소로 들어온다. 놀란 CP가 주유소 밖을 나가 도로를 보니, 흑인들의 차가 끝도 보이지 않게 주유소를 향해 늘어서 있다. 앤은 웃으며 “난 참견꾼이야”라 말한다.


그 후, 앤과 CP는 미국 전역을 함께 다니며 강연했고, 두 사람은 CP가 죽을 때까지 가장 친한 친구로 남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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